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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에서 존귀한 주술사로 신분상승
까스티요와 '디바카'는 토착민 사이에 영험있는 주술사가 되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토착민들에게 목숨을 구걸하던 그들은 더 이상 토착민들의 노예도 아니고 천덕꾸러기도 아니었다. 이제는 토착민들이 치유의 주술을 베풀어 달라고 애원하는 영험있는 존귀한 주술사가 되었다. 토착민 사회에서 주술사는 토착민 촌락 전체를 다스리는 지도자급 위치였다.
'디바카'의 주술행위는 갈베스톤섬에 표류했을 때 이미 시작되었다. 갈베스톤섬에 표류했을 때 '카포퀴' 부족과 '한' 부족은 얼굴과 온 몸이 하얗고 머리가 노란 표류자들은 자신들과 달리 초능력을 가진 별다른 인종이라고 생각했다. 토착민들은 자신들이 고치지 못하는 질병도 이들은 고칠 수 있다고 믿었다.
어느날 '카포퀴' 부족들이 '디바카' 앞에 환자를 데리고 왔다. 그들은 '디바카'에게 이 환자에게 주술을 베풀어 병을 치료해 달라고 애원했다. 의술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전혀없는 '디바카'가 거절하자 이들은 처음에는 사정하다 나중에는 강권했다. 그래도 '디바카'가 응하지 않자 끼니가 되어도 대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디바카'는 운명을 하늘에 맡기고 환자를 대했다. '디바카'가 그간 보아온 토착민 주술사들의 치료행위는 단순했다. 주술사는 환자 앞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을 읊조리면서 환자에게 숨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환부에 손을 대고 병소를 손으로 떨쳐내는 행동을 반복하는게 고작이었다.
치유의 은총으로 영험있는 주술사가 되다
심한 두통환자 앞에 끌려온 '디바카'는 우선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과 함께"를 되뇌었다. 그리고 정성을 다해 하느님께 고통받는 이 환자에게 치유의 은사를 베풀어 달라고 청원했다. 토착민 주술사처럼 '디바카'는 "오! 나의 주님"과 "아베마리아"를 읊조리면서 환자에게 숨을 불어댔다. 그리고 환부에 손을 대고 통증을 떨쳐내는 행동을 반복하며 '디바카'는 하느님께 간절히 치유의 은사를 청원했다. 얼마후 두통에 괴로워 하던 환자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두통이 씻은 듯 가셨다고 환성을 질렀다. '디바카'의 영험에 놀란 토착민들은 '디바카'를 둘러싸고 환호를 지르며 기쁨에 겨워 몸을 흔들고 껑충거리며 춤을 추었다. 그리고 보여주기만 했던 음식을 배고파하는 표류자들에게 내놓았다.
어느날 '디바카'는 상처로 괴로워하는환자를 수술로 치료했다. 상처에 염증이 번진 환자가 있었다. 이제 하느님의 자비에 모든 것을 의탁한 '디바카'는 정성스레 성호를 긋고 하느님께 치유의 은사를 청했다. 그의 주위에 둘러선 도란테스 등 대원들도 "오! 나의 주님"과 "아베마리아"를 외쳐대고 성호를 그었다. '디바카'는 토착민들이 즐겨마시는 알코홀 음료로 환부를 소독한 다음 날카로운 조개껍질로 환부를 절개하고 염증을 깨끗하게 제거했다. 그리고 수술부위를 불로 소작했다. 며칠 후 이 환자도 완치되어 많은 쇠뜨기 뿌리와 물고기를 사례로 바쳤다. '디바카' 일행은 혹독한 겨울 추위가 오기 전 양식을 구하기 용이할 때까지는 영험있는 주술사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양식을 구할 수 없어 토착민들이 들어눕고 표류한 조난자들이 굶어죽자 토착민들은 영험있는 주술사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구박하게 되었다.
주술사 행세하며 토착민 촌락을 유랑하는 탈주자들
갈베스톤섬에서 영험있는 주술사 행세를 했던 '디바카'는 낯설고 괴이한 토착민 촌락을 지나며 목숨을 부지하려면 주술사가 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디바카'는 또한 온갖 역경에서 자신들을 지켜주신 하느님께서 치유의 은총을 내려주시리라고 확신했다. 더구나 동행한까 스티요는 부친이 의과대학 교수이며 형제도 의사인 의료가문 출신이 아닌가. 주술사 행세를 하려는 '디바카'의 결심은 더욱 굳어졌다.
까스티요 대위가 몇 년간 두통으로 고생하던 부족을 치유했다는 소문은 밤새 온 촌락에 퍼졌다. 훤하게 동이 틀 무렵 토착민들이 환자 5명을 데리고 까스티요가 머물고 있는 초막 앞에 나타났다. 이들은 까스티요에게 활과 화살을 사례로 바치며 경의를 표했다. 까스티요는 이들이 바치는 사례를 기꺼이 받았다. 그리고 까스티요는 지금까지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리고 다시 한번 치유의 은총을 청원했다. 까스티요를 찾았던 환자 5명은 즐겁게 웃고 담소하며 자신들의 촌락으로 돌아갔다. 저녁무렵 이들은 더 많은 선인장 열매를 들고 까스티요를 찾았다.
이슬처럼 내리는 자비를 맞으며 목숨을 구하다
어느날 '디바카' 일행은 거처하고 있는아바바레스 토착민들과 함께 깊은 숲속으로 양식인 나무열매를 채취하러 떠났다. 벌써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 날씨는 무척 추웠다. 거의 벗다시피한 '디바카' 등 4인의 탈주자들은 추위에 몸을 떨며 토착민들의 뒤를 따랐다. 초겨울의 숲속에는 채취할 나무열매가 거의 없없었다. 일행은 나무열매를 찾아 점점 깊숙히 숲속으로 들어갔다. 깊게 들어가도 채취할 열매는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 모두들 흩어져 열매를 찾았다. 어느덧 숲속에도 저녁이 찾아왔다. 땅거미가 짙은 숲속은 금새 어두워졌다. 일행들의 후미에서 잠시 숲속을 뒤지던 '디바카'는 동료들을 잃어 버리고 외톨이가 되었다. 사방은 어둠뿐이고 보이는 것은 짐승처럼 늘어선 잎이진 나무들 뿐이었다. 전신에 소름이 돋는 공포가 '디바카'를 엄습했다. 정신없이 주위를 헤매는 동안 검은 하늘에는 모래를 뿌린 듯 별들만 총총했다. 벌써 먼 숲속에서는 승냥이 울움소리가 청승맞게 들려왔다. 근처 숲속에서는 부엉이를 비롯한 온갖 새들의 울음만이 가득했다. 
외톨이가 된 '디바카'는 점점 추워오는밤을 얼어 죽지않고 버텨야했다. 그는 어둠 속에서 나무가지를 주워모았다. 그리고 몸을 가릴 수 있을만한 구덩이를 팠다. 구덩이 속에 많은 나무가지와 덤풀을 넣었다. 지상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불쌍한 하느님의 자손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모닥불 주위 4군데에는 십자가 모양의 모닥불을 피웠다. 구덩이안에 웅크리고 추위를 피하면서 '디바카'는 잠시도 쉬지않고 하느님께 자비를 청했다. 그리고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 불쌍해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밤을 보내고 날이 밝으면 낮은 벌판을 향해 몸을 옮겼다. 그리고 이슬을 받아 목을 축이며 아직도 나무가지에 달려있는 몇알맹이의 열매로 체력을 버텼다. 밤이 되면 다시 구덩이를 파고 구덩이 주위에 십자가 모양의 모닥불을 피우면서 밤을 보냈다. 어느때는 구덩이 속에서 깜빡 잠이 든 새 바람에 날아든 불이붙은 검불에 머리카락을 턔우기도 했다. 그리고 서럽게 울면서 공포의 나날을 보냈다.
하느님의 인도로 수색대를 찾아가다
모두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저 하느님의 자비를 찬미하며 감사의"아멘"만 연발했다. '디바카'를 다시 만난 아바바레스 부족들은 12월의 추위에도 5일 간 숲속을 헤매다가 무사히 살아남은 '디바카'를 보고 이들은 분명 "태양의 아들"이라고 굳게 믿었다. '디바카'도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이슬같은 자비를 내려주며 강가로 자신을 인도했다고 굳게 믿었다.
아바바레스 부족이 모여사는 촌락부근에는 쿠탈추이체스 부족과 마리코네스부족이 살았다. 어느날 4인의 탈주자들은 아바바레스 부족을 따라 이리저리 잡목이 산재해 있는 황야로 먹이를 구하러 나갔다. 주위에는 마침 마리코네스 부족과 쿠탈추이체스 부족도 먹이를 찾고 있었다. 그 건너편에는 코아이에스 부족과 수소라스 부족도 있었다. 코아이에스 부족과 수소라스 부족은 오랫동안 화살을 주고받는 싸움을 벌이는 앙숙이었다. 토착민 부족들은 모두 자신들만의 말을 사용했다. 이들 부족에게도 "태양의 아들"에 대한 소문은 파다했다.
토착민 부족에게"태양의 아들"이 된 탈주자들
다음날 '디바카' 일행의 야영지로 몇 명의 수소라스 토착민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특별히 까스티요에게 먹잇감 나무열매 한 광주리를 바치고 화살을 맞고 죽어가는 전사를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까스티요는 '부상을 입고 다 죽어간다'는 전사를 살릴 자신이 없어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그러자 수소라스 토착민들은 대신 '디바카'의 발밑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디바카'가 이들의 촌락에 도착했을 때 촌락은 온통 울음바다였다. 그리고 거적데기에 덮힌 환자 주위에는 여인네와 어린아이 그리고 전사들이 둘러앉아 슬피울고 있었다.
거적을 들어낸 환자를 살펴본 '디바카'는 이미 환자는 사망했다고 단정했다. 환자의 눈동자는 정지되었고 맥박은 더이상 뛰지 않았다. 환자 앞에 다가선 '디바카'는 그래도 하느님께 의지하기로 마음을 먹고 정성스레 성호를 그어가며 불쌍한 환자에게 다시 생명을 주시던가 아니면 평안한 안식을 내려달라고 기원했다. 그와 동행한 도란테스와 에스테바니코도 '디바카'와 함께 정성껏 성호를 그어가며 "아베마리아"와 "오! 나의 주님"을 외쳤다. '디바카'는 주술사들처럼 환자에게 숨을 불어 넣어주고 환부에 손을 대고 병소를 떨쳐버리는 동작을 반복했다. 이후 수소라스 부족들은 '디바카' 일행에게 많은 환자를 데려왔다. 많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도란테스와 에스테바니코도 하느님께 치유를 간절히 청원했다.
다음날 새벽동이 트기 전 많은 수소라스 토착민들이 이들의 거처 앞에 모여들었다. 이들 중에는 전날 죽었다고 생각했던 전사도 토착민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환호의 영가를 불렀다. 이들은 정성스레 선인장 등 나무열매가 가득 담긴 광주리와 짐승고기를 '디바카' 일행에게 바쳤다. 이제 4인의 탈주자겸 유랑자 '디바카' 일행은 "태양의 아들"로 영험있는 주술사로 온 부족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같은 은총을 듬뿍 받은 "태양의 아들" '디바카' 일행이 머무는 초막 앞에는 언제고 나무열매같은 먹거리가 넉넉하게 놓여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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