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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민 촌락에 얹혀 겨울을 나는 4인의 유랑자
'디바카'와 3인의 유랑자들은 아바바레스 토착민들에게 얹혀 혹독하게 추운 겨울을 별다른 탈없이 보낼 수 있었다. 토착민과 함께 생활하며 4인의 주술사들은 이슬처럼 내리는 하느님의 치유의 은총을 받으며 인근 토착민들에게 치유의 기적을 베풀었다.
아바바레스 토착민들은 시간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 이들은 선인장 열매가 익어가는 계절이나 개울의 물고기가 잡히는 시기, 그리고 익어가는 나무열매를 보고 지나는 세월을 짐작했다. 그리고 끝없는 지평선에 매달린 지는 태양의 위치나 별자리를 보고 시간을 가늠했다. 아바바레스 토착민들은 또한 양식을 구할 수 없을 때는 체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누워서 지냈다. 그래서인지 스스로 양식을 구할 수 없는 12살 가량의 어린이도 어머니 곁에 누워 젖을 빨았다.
영험한 주술사 4인의 유랑자들은 스스로 양식도 마련하고 땔감도 구했다. 이들은 숲속을 뒤져가며 다람쥐처럼 도토리도 줍고 새처럼 나무덩쿨에 매달린 열매를 찾았다. 그래도 한 겨울 양식은 넉넉하지 않아 이들은 늘 배가 고팠다. 그리고 부러진 나무 구루터기나 가지를 꺾어다 화목으로 썼다.
'디바카'는 덩치가 큰 구루터기 나무를 등에 지고 날랐다. 상처투성이의 그의 등에서는 언제고 피가 흘렀다. 그는 십자가를 지셨던 예수님의 고통을 스스로 체험하려고 구루터기 나무를 땅에 끌지않고 언제나 등에 지고 날랐다.
8개월 만에 토착민 촌락을 떠나다
1535년 6월경 선인장 열매가 어느정도 익어갈 무렵 아바바레스 토착민과 생활한 지도 벌써 8개월이나 되었다.
무작정 이 곳에 머물 수 없는 '디바카'는 에스테 바니코를 데리고 파누코로 가는 길을 찾아나섰다. 근 3일을 인적이 전혀 없는 황무지를 낮에는 해를 보고 밤에는 별을 보며서 남쪽을 향해 걸었다. 선인장 열매는 먹으려면 10여일은 더 기다려야 했다. 두 유랑자는 수풀에 매달린 열매를 따먹고 갈증은 선인장 즙으로 달래며 황무지를 걸었다.
그때 두사람은 열매를 찾아 수풀을 뒤지는 마리아콘 부족을 만났다. 마리아콘 부족은 노란 수염이 가슴을 덮고 머리는 허리까지 기른 '디바카'와 방울뱀을 목에 걸친 에스테 바니코를 영험있는 주술사로 맞았다. '디바카'와 에스테 바니코는 나무가지를 엮어 만든 십자가를 들고 마리아콘 부족이 데려온 토착민 환자에게 치유의 은사를 베풀었다. 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선인장 열매가 익기를 기다리던 '디바카'는 3일간 거리의 아바바레스 토착민 촌락에 있는 도란테스와 까스티요를 데려오도록 에스테 바니코를 보냈다.
마리아콘 부족과 어울려 지내면서 '디바카' 일행은 마리아콘 부족에게 그물을 짜는 법을 가르쳤다. 이들 부족은 스스로 만든 그물로 토끼도 잡고 들개도 잡아 허기를 달랬다. 한편 유랑자들은 토착민들로 부터 모피 다루는 법을 배워 잡은 들개의 모피로 추위를 달래기도 했다.
토착민들의 사냥 방법은 우직스러웠다. 들토끼를 보면 모두 달려들어 토끼를 둘러싼 다음 모두 몽둥이를 집어던져 토끼를 잡곤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물로 사냥하게 되었다고 모두들 기뻐헀다.
사나운 해변가 토착민 피해 내륙으로 가다
'디바카' 일행은 사나운 해변가 토착민을 피해 내륙으로 길을 잡았다. 허기져 서있지도 못하는 조난자들을 무차별 살해한 해변가 토차민들의 잔혹함에 질린 4인의 유랑자들은 벌거벗은 채나무 십자가를 든 괴이한 모습으로 다시 길을 나섰다. 이들은 베이핀만에서 리오 그란데강 하류의 거대한 삼각주의 서남쪽 변두리에 위치한 황무지를 지났다. 언제나 허기진 4인의 유랑자들은 나무열매로 연명하며 가시에 찔려 피가 흐르는 다리를 서쪽으로 옮겼다. 그리고 어둠이 오면 멀리서 들려오는 들개들의 울음소리에 몸을 웅크린 채 별을 바라보며 추위에 몸을 떨었다.
얼마 후 일행은 리오 그란데의 상류지점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120마일 거리에 있는 팰콘리저봐르 베이슨을 지나 이들은 멕시코만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다시 산 로렌조강과 산 콘초스강의 합류지점에서 다시 서쪽으로 향했다. 이들이 지나는 길목에서 마주친 토착민들은 영가를 부르고 춤을 추어가며 4인의 유랑자를 영험있는 주술사로 극진히 모셨다. 이때마다 4인의 주술사들은 정성을 다해 하느님께 치유의 은총을 청하여 토착민 환자들에게 치유의 은총을 베풀었다. 심지어 토착민 여인들은 주술사들의 기를 직접 받기위해 주술사들을 유혹하기도 하고 이들이 길을 나서면 다음 행선지까지 따라오기도 했다.
유랑자 주술사의 기를 받으려 유혹하는 토착민 여인
4인의 유랑자들은 시에라 디 파모라네스를 끼고 서쪽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베라크루즈 북쪽에 자리잡은 파누코까지는 대략 120마일 거리.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는 유랑자들은 톱날같은 바위 투성이뿐인 산길을 걸어서 북쪽으로 향했다. 이들의 발이나 다리는 가시에 찔리고 바위에 긁혀 언제고 피가 마르지 않고 흘렀다.
1535년 늦은 여름, 4인의 유랑자들은 거대한 리오 그란데 강의 물줄기를 멀리서 바라보며 동서쪽으로 향했다. 마른 텀블위드가 바람에 구르고 방울뱀이 소리없이 스쳐가는 너른 황무지를 4인의 유랑자들은 입이 타들어 가는 갈증을 선인장 즙으로 달래며 한없이 걸었다. 그래도 어스름 저녁 무렵이면 끝없이 펼쳐진 사막의 끝자락에는 불타는 저녁놀이 황홀하게 빛났다. 언제부터인가 이들은거친 텍사스를 벗어나 동서쪽으로 향했다. 그 아래로는 타마리파스 지역이 었다. 이곳에는 서남권 토착민들과 교역하는 통행로가 그런대로 형성되어 있었다. 이곳은 지금까지 지나온 곳과 전혀 다른 풍요로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4인의 유랑자들은 파누코로 가는 해안가를 벗어나 반대방향으로 향했다. 마침 짐을 지고가는 토착민 여인네 두 명과 엇갈리게 되었다. 두명의 여인네는 짐을 내려놓고 물끄럼이 괴이한 모습의 유랑자들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짐 속에서 옥수수 가루인 메이지를 꺼내 넉넉히 내놓았다. 그리고 이 길을 따라 한동안 걸으면 초옥이 나오고 그곳에서 많은 선인장 열매와 옥수수를 거둘 수 있다고 친절하게 몸짓으로 설명했다. 이때 4인의 유랑자들은 처음으로 옥수수 가루를 보았다. 이들은 난파된 이후 처음보는 옥수수 가루에서 문명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근방 어느 곳에 스페인의 기독교 문화가 전파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토착민 촌락에서 한차례 치유의 은총을 베풀고 다시 먼 길을 떠났다.
옥수수와콩을재배하는서남권세계로들어서다
이들은 이제 선인장 열매와 나무 뿌리, 그리고 열매를 따먹고 목숨을 유지하는 토착민 세계를 벗어나 옥수수와 호박, 콩을 기르며 사는 토착민 세계로 들어섰다. 서쪽으로 한없이 걸으며 이제는 분명 하느님이 자신들의 목숨을 지켜준다는 확신을 갖고 밤이면 바위틈에 웅크린 채 별을 헤며 잠을 자고 아침이면 이슬을 털고 일어나 다시 걸었다.
어느날 서쪽을 향해 한없이 걷던 유랑자들은 한무리의 토착민을 만났다. 근100여 명 규모였다. 이들은 토착민 촌락을 떠도는 상인들이었다. 토착민 상인들은 벌거벗은 괴이한 모습의 유랑자들에게 이곳에서 조금 가면 100여명의 토착민이 사는 40여개의 초옥을 만날 수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무명에 싼 작은 구리종을 선물했다. 구리종 표면을 부식해서 문양을 새긴 아름다운 종이었다. 상인들은 이 구리종을 이 곳에서 먼 북쪽지방에서 구했다고 말했다. 전혀 가공한 쇠붙이를 볼 수 없던 4인의 유랑자들은 구리를 제련해 만든 진기한 선물을 받고 놀랬다. 분명 어디엔가에 금광은 아닐 지라도 구리광산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제 4인의 유랑자들은 조난당한 유랑자에서 광산 탐험가로 변신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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