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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누코로 가는 길을 버리고 서쪽으로 향하다
파누코와 서쪽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4인의 유랑자는 서쪽으로 향하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토착민들은 강줄기를 따라 서쪽으로 가는 길은 무척 거칠고 멀다고 머리를 저었다. 실제 이곳 토착민들도 지난 2년간 심한 가뭄으로 흉작을 겪었다. 모자란 식량은 서쪽지역 토착민들에게 구했다고 했다. 그곳에 가려면 17일 내지 20여일을 강줄기를 타고 가야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행도중 먹을 양식이나 마실 물을 구할 수가 없다고 했다. 먹을 것이라고는 마사로네스라는 나무열매가 있는데 이 열매는 맛이 없어 들짐승도 외면한다고 했다. 4인의 유랑자들은 며칠간 곰곰히 생각하고 강줄기를 타고 서쪽으로 가기로 했다. 토착민들의 말대로 길은 험하고 거칠었다. (그로부터 50여년 후 또 다른 스페인의 탐험가 안토니오 디에스페호는 라훈타 촌락을 들렸다. 그때 토착민들은 조상들로부터 얼굴과 몸이 하얀 기독교인과 얼굴이 검은 사람 모두 4명이 이곳에 잠시 머물다 서쪽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에스페호에게 말했다고 한다.)
말린 사슴고기를 씹어가며 서쪽으로 향한 유랑자들
유랑자들은 토착민들이 정성스레 건네준 말린 사슴고기를 씹어가며 걷고 또 걸었다. 어느 때는 주민들이 모두 들소사냥을 나가 몇사람만이 집을 지키는 촌락에서 주인이 건네는 들소가죽을 덮고자기도 했다.
17일째 되는 날, 4인의 유랑자들은 강변에 서서 넓게 트인 서쪽 황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친절하게 묻는 토착민들과 함께 다시 20여일을 서쪽을 향해 걸었다. 며칠을 걸어 4인의 유랑자들은 작은 소나무가 늘어선 산마루에 이르렀다. 그리고 일행은 근 200여년전 파퀴메 왕국이 다스리며 세웠다는 커다란 규모의 집들이 폐허처럼 늘어선 까사그란데스 촌락을 지났다. 한겨울 이곳은 무척 추웠다. 일행은 계속해서 눈발이 날리는 길을 묵묵히 걸어서 남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토착민 촌락을 만나면 아파 신음하는 토착민에게 치유의 은사를 베풀었다.
일행은 다시 300여 마일을 걸어 시에라 마드레 옥시덴탈에 연이은 패시픽 산등성이를 타고 북부 소노라를 지났다. 그리고 야퀴이 강 아래에 있는 거처가 반듯한 규모가 큰 촌락에 이르렀다. 촌락은 반듯했다. 토착민들도 모두 신발을 신고 여인네들은 무릅까지 내려오는 무명셔츠를 입었다. 또 사슴가죽으로 땅 바닥까지 스치는 긴치마를 입고 있었다.
'태양의 아들'이라고 주술사를 추앙하는 토착민들
4인의 주술사를 맞은 이들은 주술사를 '태양의 아들'이라고 부르며 극진히 모시면서 치유의 은사를 청했다. 그리고 은사를 받은 환자나 그 가족은 스페인에서도 보기 힘든 세련된 면으로 만든 망토를 선물하고 어느 환자는 태평양 바다에서 나는 산호나 예쁜 조개껍질을 선물했다. 4인의 주술사들이 정처없이 길을 떠날 때는 온 촌락의 토착민들이 말린 사슴의 심장 600개가 든 뭉치를 선물했다. 4인의 주술사들은 말린 사슴의 심장을 씹으며 이곳을 코라존 즉 '심장'이라고 이름지었다.
4인의 '태양의 아들' 주술사에 대한 소문은 인근 토착민 촌락에 퍼졌다. 이들이 길을 나서면 토착민들은 구름처럼 모여들어 이들을 뒤따르며 환호하고 치유의 은사를 청했다. 새벽무렵 어느 촌락을 지날 때였다. 해가 뜨기를 기다리던 토착민은 마침 주술사 일행이 지나가자 집에서 튀어나와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두팔을 벌리고 환호한 다음 주술사들에게 달려가 치유를 청했다. 에스테바니코가 항상 앞장서서 걸었다. 그리고 방문할 토착민 촌락과 거처할 곳 같은 일은 그가 처리했다. 주술사들은 6개 부족의 토착민 언어에 불편함이 없었다. 그래도 에스테바니코가 토착민들과 교감하는데는 제일 능했다.
기독교 세계의 물건을 처음 접한 유랑자들
1535년 크리스마스 절기 무렵 4인의 유랑자는 어느 토착민 촌락에 이르렀다. 차가운 겨울바람 결에 간간이 바다내음이 뭍혀왔다. 근처에 바다가 있음이 분명했다. 주술사를 맞은 토착민들은 열렬히 '태양의 아들' 주술사를 환영했다. 주술사들은 정성껏 토착민들에게 치유의 은사를 베풀었다. 어느날 까스티요는 기독교 세계의 물건을 장신구처럼 목에 걸친 토착민을 보았다. 토착민은 말발굽의 못과 금속제 혁대고리를 끈에 달아 목거리처럼 목에 걸고 있었다. 이것을 본 순간 놀란 까스티요는 토착민에게 목에 건 물건을 어디에서 구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토착민은 이 물건은 "당신들처럼 수염을 기른 사람들로부터 구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들은 얼마전 건너편 강가에 커다란 개같은 짐승을 타고 칼과 창을 들고왔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같은 사람들은 멀리 떨어진 해변에 많이 왔었다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디바카'는 겁에 질려 떨고있는 머물고 있는 집주인에게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보호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토착민 촌락에 출몰하는 스페인 노예 사냥꾼
스페인의 신대륙 정복자들은 대부분 검은 수염을 턱에 달고 멕시코 시티를 떠나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남과 북으로 향했다. 대표적인 노예 사냥꾼 구즈만(Nuno de Guzman)은 일찌기 코르테스가 베라크루즈 북단에 세운 정착촌 파누코의 촌장을 지냈다. 촌장으로 있으면서 그는 근방 토착민을 무차별적으로 노획하여 카리비안 해변의 스페인 정착자에게 팔아 막대한 부를 쌓았다. 황제는 그를 코르테스의 상대역으로 임명하여 그를 견제했다.
1528년 뉴 스페인의 총독다음 2인자 격인 최고 재판소의 판사가 된 구즈만은 계속되는 그의 잔악한 토착민 노예거래로 주교에 의해 파문된다.
1529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그는 400여명의 스페인 출신 병사와 12,000여명의 토착민을 짐꾼으로 삼아 태평양 연안을 끼고 북서쪽으로 향했다. 아직 뉴 스페인의 손길이 닿지않은 지역이었다. 그는 이곳을 정벌하여 뉴 멕시코 시티보다 더 큰 왕국을 세우려했다. 구즈만은 지금의 갈라시아 일대에서 번영을 누리던 니초아칸 왕국을 점령하고 막대한 금과 은을 약탈했다. 그리고 잔학한 구즈만은 당시 니코아칸왕 카존치가 더 많은 금과 은을 바치지 않는다는 죄목으로 말에 매달아 끌고와 기둥에 묶어 교살한 후 불태워 죽이는 잔악함을 토착민에게 보였다. 그리고 토착민 8,000여명을 징발하여 목과 발목에 사슬을 맨 채 북쪽으로 끌고갔다.
금, 은이 적다고 토착민 왕을 교살하고 화형시켜
1530년 뉴 스페인 일대의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그리고 비도 많았다. 구즈만의 행열은 태평양 연안 북서쪽 산티아고강과 쿠리아칸강 사이 아즈타트란 사이에 이르렀다. 일대에 엄청난 비가 내리자 구즈만은 행진을 멈추었다. 그러나 비는 계속 쏟아져 홍수를 이루었다. 움막에서 튀어나온 토착민들은 물살을 피해 나무에 올라가고 움막에선 두꺼비가 뛰어다녔다. 많은 토착민들이 달아나고 남아있는 토착민도 허기와 병으로서 있을 만한 토착민들은 겨우 200여명 뿐이었다. 달아났던 토착민들은 말을 타고 추격하는 스페인 병사들에게 다시 끌려왔다. 끌려온 토착민들은 남아있던 토착민과 함께 목과 발목에 사슬이 채여졌고 성인여자들은 10명씩, 그리고 어린이들은 5명씩 굴비처럼 묶은 후 짐승 우리에 가두었다. 그리고 구즈만은 일대에 누에바 갈리시아라는 영지를 세웠다. 이같은 보고를 받은 스페인의 여왕은 구즈만의 노고를 치하하고 그를 누에바 갈리시아의 총독으로 임명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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