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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땅' 치와와 종단에 도전한 이주대
작은 여울 사크라멘토 주변에는 새벽 안개가 자욱했다. 오나테의 명을 받은 빈센트는 연대기 작가겸 참모 비싸그라와 자재 검수관 주비아 그리고 6명의 정찰병과 함께 치와와로 말을 몰았다. 이주대가 지날 길을 찾기 위해서다.
새벽 일찍 잠자리를 털고 일어난 대원들이 아침 준비차 피운 연기가 안개와 뒤섞여 주위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몇몇 대원들은 부지런히 짐을 챙기며 떠날 준비를 서둘렀다. 이제 동쪽에서 붉은 해가 대지를 밝히면 이주대원들은 그간 말로 만듣던 10마일 거리에 있는 치와와 황무지로 향할 예정이다.
아침 식사를 끝내자 전 대원들은 구령에 맞추어 너른 계곡에 늘어섰다. 병사와 아이들 그리고 아녀자를 비롯한 이주대원 539명과 83대의 소가 끄는 짐수레 그리고 24대의 짐마차가 늘어섰다. 이주대원들은 스페인을 비롯하여 인근 포르투칼, 그리스, 이탈리아, 그리고 멕시코 출신이고 여인과 아이들은 대부분 현지인의 혼혈이었다.
잠시 후 출발을 알리는 팡파레가 너른 계곡을 울렸다. 화려한 황실의 깃발을 치켜 든 기수를 따라 백색 비단 한 면에는 자비의 성모상과 성인 세례자 요한의 모습이 그려지고 그 뒷면에는 칼을 뽑아든 성 야곱의 초상이 그려진 오나테의 깃발을 든 기수가 뒤따랐다. 대원과 병사들 후미에는 무거운 짐수레와 짐마차를 끄는 황소와 말들이 가쁜 숨소리를 냈다. 그 뒤로 젖소나 말, 노새, 양, 염소, 돼지 등 근 7,000여 마리나 되는 가축을 모는 몰이꾼의 고함소리가 긴 줄을 이루었다. 장장 3마일에 이르는 오나테의 이주대는 태초이래 그 누구도 감히 시도하지 않은 '죽음의 땅' 치와와로 느리게 흘러 들었다.
치와와는 리오사크라멘토에서 근 10마일 거리에 었었다. 3월 21일 땅거미가 질 무렵 목초지와 물 웅덩이가 보이는 지점에서 이주대는 치와와에서 첫 야영을 했다. 다음날 아침 이주대는 빈센트 일행이 남긴 자취를 따라 다시 북으로 향했다. 그리고 저녁 어스름, 알맞은 목초지와 물 웅덩이가 보이고 작은 냇가에 참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에 야영장을 마련했다. 부활전야를 맞아 일행은이곳을 '부활의 참나무'(Encinar de la Resurreccion)라고 이름지었다. 3월 22일 아침 이주대는 작은 경당을 짓고 10명의 사제단 공동으로 부활절 일요 미사를 모셨다. 미사 후 일행은 다시 빈센트 일행의 흔적을 따라 태초이래 인간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던 미지의 땅으로 한 발짝씩 발걸음을 내디뎠다. 어린이와 아녀자를 포함한 대원들과 많은 가축으로 전진은 그 만큼 더디었다.
이들은 25일에는 늪지대인 산베니또(Laguna de San Benito), 28일은 페놀(Bocas del Penol), 31일에는 포울라(Fuente de San del Paula)에 도착했다.
물없는 황무지에 기적의 비가 내리다
부활절 미사 후 이주대는 8일간 북쪽으로 향하면서 거의 물 웅덩이를 만나지못했다. 건조한 황무지만 계속 걸었다. 대원들은 갈증과 넉넉하지 않은 양식때문에 모두 허기졌다. 주저 앉으면 끝이라는 공포심 때문에 어린이며 아녀자 모두 끝이 없는 건조한 황무지를 걷고 또 걸었다.
 거친 황야에도 기적은 찾아왔다. 4월 1일 일행이 갈증에 허덕일 때 파랗던 하늘에 점점 검은 구름이 몰려왔다. 그리고 번개가 번쩍이며 땅을 내려치는 천둥이 울렸다. 갑작스런 천둥과 번개에 놀란 이주대원들은 키 작은 관목과 황무지에 늘어선 선인장 사이로 몸을 가렸다. 주위는 점점 어두워졌다. 검은 하늘이 갈라지듯 번개와 천둥은 계속 되었다. 그리고 억수같은 비가 쏟아졌다. 대원들은 환성을 지르며 관목이며 선인장 사이에서 튀어나와 양손을 하늘로 향한 채'아멘'을 외쳤다. 그리고 벌린 입에 물을 받았다. 가축들도 덩달아 콧소리를 내며 황무지 바닥에 머리를 박고 흥건하게 고인 물로 입술을 적셨다. 대원들은 이어 각종 용기에 물을 가득 담았다. 하늘이 내리는 기적같은 물로 갈증을 면한 대원들은 이곳을 '기적의 물'(El Agua del Milagro)라고 불렀다.
물, 양식없이 5일간 사막을 지나다
일행은 다시 빈센트가 남긴 흔적을 따라 북으로 향했다. 갈증을 면하고 생기를 찾은 대원들은 다시 북으로 향했다. 황무지 깊숙한 곳에 맑은 물이 고여있는 늪지대를 지나고 이어 건조한 황무지를 지났다. 태양은 서서히 달아 오르고 더운 바람이 먼지를 일며 대원들의 눈을 가렸다. 4월 8일 빙하기 때 호수가 사라지면서 생긴 770 스퀘어 마일즈의 모래구릉 사마레이유카(Los Medanosde Samalayuca)가 대원들의 길을 막았다. 물결처럼 움직이는 모래밭은 바다처럼 끝이 없었다. 이주대를 위해 길을 찾아나선 빈센트 일행의 발자욱이 어지럽게 남아 있었다. 일행은 희미한 발자욱을 따라 전진했다. 모래톱에 바퀴가 빠진 황소가 힘겹게 모래구릉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갔다. 뜨거운 모래밭을 걷는 대원들의 발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주대는 빈센트 일행이 남긴 발자욱을 따라 계속 전진했다. 높은 구릉 언저리에는 길을 찾아 헤멘 빈센트 일행의 발자욱이 희미하게 나마 눈에 띄었다. 며칠 앞서 길을 찾아 구릉 주변을 헤맨 것이 분명했다. 오나테는 빈센트의 발자욱을 따라 가는 대신 과감하게 무척 험하게 보이는 구릉사이로 일행을 이끌었다. 오나테는 이주대를 둘로 나누었다. 그리고 짐수레를 끌고 가는 말이나 황소를 추가로 보강했다. 힘겹게 모래밭을 지나던 짐수레는 마소가 보강되자 그만큼 힘을 얻고 용이하게 모래톱을 지났다. 이주대는 다시 근 일주일가량 계속 북으로 향했다.
생명체라고는 전혀 없는 사막을 다시 2일 가량 북상하자 양식이며 마실 물이 바닥났다. 아직 갈 길은 멀었다. 아직도 거친 장강 리오브라보(Rio Bravo)의 물냄새는 바람결에라도 실려오지 않았다. 허기진 대원들은 시든 관목 사이에 붙어있는 열매를 따서 입에 넣었다. 어느 대원은 풀뿌리나 나무 뿌리를 씹었다. 갈증과 더위로 혀는 입속에서 말아 올라 입천정을 가렸다. 신발은 낡아버려 사막의 열기로 발가락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아이들은 배고픔과 갈증에 비명을 지르고 가축들도 배고픔과 갈증으로 미친듯 소리내었다. 이주대는 지옥과 같은 죽음의 땅을 습관처럼 걸었다. 황제의 기치와 오나테의 백색 비단 기치를 든 병사와 함께 선두에선 오나테는 "그리스도의 영광된 병사들아! 그대들의 용기와 기개를 주님께 들어낼 기회가 왔다"라고 외치면서 대원들을 독려했다.
한 달만에 치와와를 건너 리오브라보에 도착
4월 21일 갈증에 허덕이던 가축들이 갑자기 코를 벌름거렸다. 멀리서 바람에 실려온 물내음을 맡은 가축들이 머리를흔들며 내닫기 시작했다. 대원들도 싱그러운 물샘새를 맡았다. 얼마 후 대원들은 하늘을 나는 물새떼와 희미하게 들려오는 물살이 흐르는 소리를 바람결에 들었다. 멀리 사막의 끝에는 한 줄로 늘어선 백양나무와 버드나무가 보일 듯 말 듯 했다. 대원들은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환성을 질렀다. 뉴멕시코 초대총독 오나테도 "드디어 해냈구나"하고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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