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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만에 치와와를 건너 리오브라보에 도착
이주대가 벌레처럼 꾸물대며 다가오는 것을 멀리서 바라본 빈센트와 정찰대원들이 갖가지 용기에 담은 물을 들고 말을 타고 달려와 대원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4월 21일 멕시코 측으로는 오늘의 엘파소(El Paso)에서 15마일 지점인 치와와 시우다드후아레즈(Ciudad Juarez)의 산엘리자리오(San Elizario)근방 리오브라보 제방에 도착했다.
대원과 가축들은 흐르는 리오브라보 강물에 뛰어들어 강물이 마르도록 마시고 또 마셨다. 어느 불행한 말은 물을 너무 많이 마시고 배가 터져 죽었다. 어느 말은 깊숙히 강중심으로 나갔다가 물살에 떠밀려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제방에 누워 잠시 지친 몸을 가다듬은 대원들은 이내 먹거리 준비에 나섰다. 일부 대원들은 물고기를 잡고 일부 대원들은 화승총으로 강물에 유유히 떠도는 물오리나 거위를 잡았다. 또한 일부 대원은 치와와 황무지로 달려가 들토끼나사슴, 그리고 긴뿔염소를 잡았다. 500여 명이 넘는 대원들이 제방에 불을 피우고잡아 온 물고기와 들짐승을 구워먹는 동안 오나테는 빈센트에게 리오브라보를 건널 알맞은 건널목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빈센트는 그간 휴식을 취한 정찰대원을 이끌고 리오브라보 제방의 동쪽으로 향했다. 대략 10여마일을 달려 전 대원과 짐마차 그리고 많은 가축이 무사히건널 수 있는 수심이 비교적 얕고 물살이 약한 오늘의 산엘리자리오 근방 남쪽 엘파소 부근 야트막한 로키(Rockey) 산부근에 있는 여울목을 찾아냈다.
오랜 여행 끝에 탈진한 이주자들은 허기를 달랜 후 리오브라보 제방에 누워 한동안 일어날 줄을 몰랐다. 그리고 저녁 어스름 제방근방에 야영장을 세우고 대원들은 오랜 휴식에 들어갔다. 이주대원들은 하루내내 먹고 잠을 자며 근 4개월여 탈진한 체력을 보강했다.
4월 30일 예수승천 축일을 맞아 오나테를 비롯한 간부들과 병사 그리고 500여명의 대원들은 조금 너른 자리로 이동했다. 그리고 나뭇가지로 만든 차양아래 모두 자리를 함께했다. 그리고 뉴스페인 최북단 산타바아바라를 떠나 험준한 황야와 사막이 잇단 치와와 끝자락 리오브라보까지 700마일을 아무런 재앙없이 무사히 지켜준 하느님께 감사의 미사를 올리고 감사축제를 가졌다.
감사예배 후 먹고 춤추며 노래하는 북미주 최초 감사축제
오나테는 리오브라보 강물이 젖어드는 일체의 땅은 하느님의 대리인 스페인 황제 소유라는 것을 온 세상에 선포했다.
말을 타고 갑옷과 투구로 완전무장한 병사들은 닦고 또 닦아 햇살에 번쩍이는 화승총이나 칼, 창 같은 무기를 들고 질서 정연하게 늘어섰다. 옆에는 치와와를 힘겹게 건너온 대포도 몇 문 늘어섰다.
이어 황실의 깃발과 오나테 총독의 장군기를 든 기수가 등장하자 우렁찬 나팔소리가 강변에 울렸다.
오나테는 "성삼위일체의 이름으로 4월 30일 예수승천일을 맞아 우리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리오브라보의 강물이 젖어드는 일체의 땅은 하느님의 소유이고 또한 하느님의 대리인 스페인 황제 필립 2세의 것임을 선언한다"라고 우렁찬 목소리로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어 팡파르가 울리고 소총수들의 예포소리가 리오브라보 계곡에 퍼졌다.
천년의 고독처럼 숨을 죽이며 침묵 속에 세월을 보내던 젖과 꿀이 흐르는 계곡은 순간 천년의 잠에서 서서히 깨어났다.
오나테는 자랑스레 선언문에 서명하고 서명한 문서를 봉인했다. 그리고 기수들은 금실로 화려하게 장식한 황실기치와 백색 비단의 오나테 총독겸 장군기를 하늘 높이 쳐들자 늘어선 대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감사미사와 선언식 이후 이주대는 성대한 만찬을 가졌다. 이주대원들이 잡은 물고기 요리가 넉넉하게 준비되었다. 근처 황무지에서 잡은 긴뿔 염소와 사슴, 토끼, 다람쥐 요리도 준비했다. 물오리나 거위, 백조요리도 등장했다. 모든 대원들은 식탁에 둘러앉아 배를 두드리며 살아있어 맛있는 음식을 즐기게해 준 주님께 감사했다.
근 640 리이그의 길고 긴 장강 리오브라보 강물이 흐르는 땅은 황제의 영토라고 세계 만방에 선언한 이주대는 식사 후 곧 모든 대원이 참가하는 체육대회를 가졌다. 어린이들은 어린이대로 달리기 시합을 하고 어른들은 어른끼리 리오브라보의 거친 물소리가 들리는 너른 계곡을 뛰고 달렸다. 그리고 일부 이주대는 멀리던지기, 팔씨름같은 경기를 즐기며 웃고 노래하며 오후 한 때를 보냈다. 해가 기울자 임시 마련한 무대 주변에는 군데군데 봉화불을 피우고 연극을 공연했다. 오나테의 참모이며 귀족가문 출신인 마르코스 파르팡이 대본을 쓰고 연출도 맡았다. 이주대원이 사제와 토착민과 이주민 배역을 맡았다.
"이주대원들이 신천지를 탐험하고 토착민과 어울려 생활한다. 이주대를 따라 프란시스코 교단 사제들이 동행한다. 토착민들은 사제들이 전하는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이후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인다. 하느님의 어린 양이 된 토착민들은 사제들의 발 앞에 꿇어앉아 열렬히 영세와 성체를 원한다"는 내용의 연극을 공연했다. 토착민들이 사제의 발 앞에 꿇어앉아 성체를 간청하는 장면이 나오자 감격한 이주단원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1595년 4월 30일 오나테의 이주대가 리오브라보 강변에서 가진 감사축제는 북미주 땅에서 열린 두번째 감사축제로 알려졌다. 아직도 텍사스주 일부 주민들은 4월 30일 감사축제를 지낸다.
북미주 최초의 감사축제는 1565년 9월 8일 플로리다의 성어거스틴 마을에서 열렸다. 스페인 탐험가 메넨데즈(Don Pedro Menendez  de Alvis)는 800여명의 이주대를 이끌고 플로리다로 향했다. 1565년 8월 28일 성어거스틴 축일날 플로리다 해변을 지나던 메넨데즈 플로리다 초대총독은 알맞은 상륙지점을 찾아 해변가를 지났다. 9월 8일 목표한 해변에 닻을 내린 메넨데즈 총독은 이곳을 성어거스틴이라고 지었다. 무사히 상륙한 것을 하느님께 감사드리기 위해 근처에사는 티무쿠아(Timucua) 토착민을 초대하고 감사미사를 올렸다.
이 부족은 4,000여년전부터 이 지역에 정착한 부족이다. 메넨데즈는 본국에서 가져온 소금에 저린 돼지고기와 콩 요리같은 각종 음식과 토착민이 가져온 물고기와 사냥한 들짐승 고기와 옥수수, 호박 등을 함께 즐긴 후 토착민과 어울려 감사축제를 가졌다. 일부 플로리다 주민은 지금도 1565년 9월 8일을 북미주 최초의 감사축제일로 기억하고 감사축제를 갖는다.
감사축제 후 오나테는 리오브라보를 건너갈 마땅한 지점을 찾아나섰다. 빈센트 일행이 낙점한 임시 야영장에서  25마일 북쪽에 있는 끄리스토레이(Cristo Rey)산 아랫자락 로키(Rocky ) 여울 목을 직접 답사하고 물살이 비교적 약하고 수심이 얕은 이 곳을 도강지점으로 잡았다. 오나테는 전 이주대를 비롯한 가축을 둘로 나누고 제1진은 오나테 자신이 직접 지휘했다.
힘겹게 거친 강을 어렵사리 건너는 이방인 무리를 먼 곳에서 토착민 부족들이 근심스런 표정으로 숨은 채 지켜 보았다. 오나테는 이주대가 강을 건넌 일대를 "북쪽으로 향한 곳"이라 하여 엘파소 델노르트(El Paso del Norte) 즉 '엘파소'라고 이름지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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