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booked.net

booked.net

newbeom.JPG

 

임시본부찾은 34부족 대표 7명 복속 서약
리오브라보의 거친 물살은 오늘도 흐느낌처럼 낮은 울음소리를 내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갔다. 강물에 젖은 주변 계곡은 언제고 풍요로와 옥수수며, 콩이며 호박은 늘 푸르렀고 싱그러웠다.
오나테는 벌거벗은 채 겁먹은 표정으로 지켜보는 케로산 부족을 지나 리오브라보 너른 계곡에 야영장을 마련했다.
아직도 뒤쳐진 이주대는 어디쯤 지나고 있을까,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나테는 인근 토착민들의 별다른 저항없이 서둘러 야영장을 마련했다. 이곳을 임시 이주대 본부로 삼기로 했다. 다행히 케로산 언어에 능한 토마스와 크리스토발의 도움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토착민과 쉽사리 소통할 수 있었다.
오나테는 뒤따르는 후속 이주대를 기다리며 살라자르와 마르티네즈 신부, 그리고 병사들과 함께 인근 부락을 찾았다. 번쩍이는 화승총과 창으로 무장하고 괴이한 짐승을 타고 나타난 이주대를 토착민들은 두려운 듯 조용히 맞았다. 오나테 일행 주위에 몰려든 토착민들에게 뉴스페인에서 가져온 유리구슬같은 장신구를 선물했다. 그리고 두 사제는 몰려든 토착민들에게 열심히 하느님 말씀을 전하면 토마스와 크리스토발은 케로산 말로 이를 통역했다. 사제의 영세를 받고 하느님의 백성이 되면 토착민은 이제 하느님의 대리자 필립 황제의 신민이 되어 황제의 대리자 이주대 총대장 오나테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했다. 오나테와 사제들은 계속해서 인근 부락을 방문하고 그들을 복속시켰다.
7월 7일 구이푸이 즉 임시본부가 마련된 산토도밍고에 인근 34개 부락을 대표한 7명의 추장이 오나테를 찾았다. 이들은 오나테에게 복종을 약속하는 서약식을 갖고 그의 부하가 되었다. 이들이 항복하기까지는 통역인 토마스와 크리스토발의 노고가 컸다.
서약식에 참석한 추장들은 또 한번 사제들이 전하는 영생을 얻는다는 하느님 말씀과 배반했을 때는 지옥불을 맞는다는 이야기를 머리를 조아리며 들어야 했다.
이틀 후인 9일 오나테는 이주대를 이끌고 산이들폰소(San Idlefonso)라고 이름지은 보비(Bove) 부락을 지나 리오브라보와 리오차마(Rio Chama)가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한 너른 계곡에 이르렀다. 일행은 다시 더 깊숙히 들어가 동쪽에 자리잡은 테와(Tewa) 부족들이 모여사는 케이파(Kaypa) 계곡에 도착했다. 오나테와 사제 일행이 도착하자 전 부락민들이 나와 낯선 이방인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몸짓을 보였다. 오나테와 사제는 이들의 환영에 감사를 표하고 사제는 테와부족들이 따뜻하고 예의가 바르다 하여 이곳을'신사'들의 부락이라는 의미로 산후앙디로스까바예로(San Juan de los Caballeros)라고 이름 지었다.
'신사들의 땅'에 뉴멕시코 최초 수도 건설
오나테는 땅이 기름지고 물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부족들도 예의바른 신사들의 땅에 식민지 뉴멕시코의 수도를 건설하기로 했다.
오나테는 대원들이 야영장을 마련하는동안 사제와 병사, 그리고 대포를 끌고 인근 부락을 찾아 복속을 약속받았다. 토착민들이 저항하면 무력으로 복속시키고 계속 저항하면 살해하겠다고 위협도 가했다.
오나테는 드디어 8월 11일 테와 토착민 부락근처 산주앙까바예로라고 이름지은 땅에 식민지 뉴멕시코의 수도를 건설하는 첫삽을 떴다. 기공식에는 인근 토착민 부락에서 모두 1500여 명의 하느님의 신민이 된 토착민들이 동원되었다. 살라자르 신부 등 사제단이 합동으로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가 끝나자 오나테와 사제단이 첫삽을 떴다. 이어 토착민들은 이주대원들의 지시를 받아가며 리오브라보의 물길을 내는 강제노역을 시작했다.
위대한 스페인제국 황제 필립 2세의 새로운 신민이 된 벌거벗은 토착민들은 8월의 따가운 햇볕에 몸을 구우면서 한 삽 한 삽 땅을 고르면서 이주대원의 감시를 받았다. 그리고 때가 되면 이주대원들의 신호에 따라 벌판에 주저앉아 흐르는땀을 씼어가며 가져온 옥수수밥을 씹었다.
마지막 오나테의 후발 이주대는 8월18일 산주앙까바예로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제 공사가 한창인 산후앙에는 500여명의 병사와 이주대원 그리고 7,000여 두의 젖소와 황소, 돼지, 염소, 노새같은 가축이 오랜만에 한 곳에 자리 잡았다.
까바예로로 이름 지어진 뉴멕시코 식민지 수도는 토착민 부락 산주잉의 너른 광장을 중심으로 리오브라보의 서쪽 제방인 옛 토착민 부락 반대편에 세워졌다. 또한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신도시 건설 방식대로 격자무늬로 도시를 설계했다. 광장을 중심으로 식민지 청사와 총독관저, 고위 공직자 저택, 성당과 공공기관과 상업용 건물이 가깝게 들어서게 설계했다. 또한 광장을 중심으로 사회 계급에 따라 상위계급 공직자와 재력가의 주택이 들어섰다. 그리고 일반 서민이나 신분이 낮은 이주민이나 토착민들은 광장 외곽에 자리잡도록 했다. 그리고 전 도시는 격자모양의 직사각형으로 들어서게 했다.
신축 성당 봉헌식에 170여 인근 추장이 참석
8월 23일 뉴멕시코 최초의 성당이 광장을 중심으로 가까운 곳에 세워지게 되었다. 이날 기공식에는 오나테를 비롯한 이주대 간부들과 10명의 사제들이 자리했다. 사제단 공동으로 거룩한 성당 기공식 축도를 갖고 오나테와 사제단을 대표한 마르티네즈 신부가 첫삽을 떴다. 그리고 토착민들은 땅을 고르고 흙벽돌을 말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자그마한 성당은 공사시작 보름만에 완공되어 9월 7일 성대한 봉헌예배를 겸한 축하행사를 가졌다. 황금보다는 토착민 선교가 우선이라는 오나테는 근방 170여 토착민 부락 추장을 봉헌식에 초대했다. 신축한 성당을 하느님께 바치는 봉헌예배가 10명의 사제단 공동으로 마르티네즈 신부의 집전으로 장엄하게 진행되었다. 이어 리오브라보에서 건져올린 갖가지 생선과 너른 초원에서 사냥한 사슴, 염소, 토끼같은 들짐승과 날짐승들이 봉헌식에 참석한 모든 이주민과 공사에 동원된 토착민들을 즐겁게했다.
성스런 기독교 기사들과 병사들이 사나운 무어족 무슬림들을 공격하고 전멸시킨다는 연극이 공연되었다. 무슬림 대장이 기독교 기사들에게 항복하는 장면이 나오면 관람객들은 박수를 치며 즐거워 했다. 연극 마지막 장면이 끝나면 이주단은 토착민에게 경고하는 대포를 쏘았다. 대포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불꽃과 초연이 피어나고 멀리 떨어진 벌판에는 날아간 대포알이 터지면서 땅은 깊게 패이고 하얀 먼지가 하늘을 덮었다. 봉헌식에 초대된 추장들과 공사장에 동원된 토착민들은 넋을 잃은 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또한 스페인 이주자들의 무력을 탐지하려고 추장과 함께 몰래 잠입했던 첩자들도 낯선 이방인이 지닌 엄청난 무기에 전의를 잃고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다음호에 계속>

 

 

 

new1.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240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마지막 정복자 '오나테' 뉴멕시코 총독되다(13)"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2-02
1239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요통(腰痛) 3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2-02
1238 [척추신경의 Dr. 박윤재] 척추건강은 왜 그리도 중요한가요? "척추와 면역력"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2-02
1237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마지막 정복자 '오나테' 뉴멕시코 총독되다(12)"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25
1236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요통(腰痛)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25
1235 [척추신경의 Dr. 박윤재] 척추건강을 지키는 기본생활지침 10가지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25
1234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마지막 정복자 '오나테' 뉴멕시코 총독되다(11)"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18
1233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요통(腰痛) 1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18
1232 [척추신경의 Dr. 박윤재] 독서의 계절 가을에 주의해야 할 자세 습관 2가지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18
»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마지막 정복자 '오나테' 뉴멕시코 총독되다(10)"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11
1230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관형찰색(觀形察色) 4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11
1229 [척추신경의 Dr. 박윤재] "여성과 척추질환"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11
1228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마지막 정복자 '오나테' 뉴멕시코 총독되다(9)"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04
1227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관형찰색(觀形察色) 3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04
1226 [척추신경의 Dr. 박윤재]"장(Gastrointestinal tract)"과 척추신경의 관계와 중요성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1-04
1225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마지막 정복자 '오나테' 뉴멕시코 총독되다(8)"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0-28
1224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관형찰색(觀形察色)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0-28
1223 [척추신경의 Dr. 박윤재] "운동"의 중요성 척추와 뇌를 보호하는 운동!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0-28
1222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마지막 정복자 '오나테' 뉴멕시코 총독되다(7)"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0-21
1221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관형찰색(觀形察色) 1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0-10-21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PC방, 학교,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