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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요새 아코마 점령에 나선 오나테 (2)
뉴멕시코 알부퀘키에서 20 리이그 즉 60마일 거리에 있는 아코마는 황량한 황무지에 높이 365피트로 우뚝 서 있는 너른 암반위에 자리잡은 부락이다.
아코마라는 이름 '흰바위 위에 사는 사람들'. 11세기 경부터 4개 부족이 모여 부락을 이루었다. 최근에는 주위에 사는 사나운 아파치족이나 나바호족을 피해 모여든 부족들 근 6,000여 명이 모여살았다. 천혜의 요새에 세워진 아코마 부락에 이르려면 양옆 벼랑사이에 있는 가파른 외길을 따라 365피트를 올라야 너른 평지에 이른다. 평지에 이르는 통로는 암반을 쪼아만든 200여개의 계단을 지나 다시 더 좁아진 100여개의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다시 성인의 키 3배쯤 되는 커다란 바위 가운데에 있는 손을 잡고 지날 수 있는 크기의 원형의 공간을 지나 다시 좁은 통로를 지나야 마침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또한 정상주변에는 몸을 노출시키지 않고 침입하는 적을 방어할 수 있게 돌을 저장해 놓았다. 흐르는 내가 없는 아코마 들판은 정상에 많은 저수조를 갖추고 눈이나 물을 저장하여 식수를 해결했다. 또한 600여 스퀘어 마일즈의 너른 들판에는 언제고 옥수수나 콩같은 작물이 싱그러운 바람에 물결처럼 파도쳐 전 부족은 배를 두드려 가며 여유롭게 살아왔다.
유럽인이 아코마 부족을 처음 찾은 것은 1539년 근 10년간 뉴스페인을 찾아 북미 대륙을 떠돈 디바카의 일행이었던 노예출신 모로코인 에스타바니코. 그는 양식을 구하기 위해 어렵사리 아코마 정상에 올랐다. 이후 황금도시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주니부락을 찾아나선 마르코스 디니자 신부는 아코마 부락을 방문하고 멘도자 뉴스페인 총독에게 아코마 부락을 '하쿠스(Hacus)왕국'이라고 보고했다. 그 이후 탐험가 코로나도, 사제 로드리게즈와 차무스카도, 에스페호도 중부 대륙탐험 길에는 빠지지 않고 아코마를 방문하고 모자라는 양식도 구하고 식수도 구했다.
아코마 부족 오나테에게 항복 문서 바치다
오나테의 무장병력은 산가브리엘을 떠난 지 4일 만인 10월 27일 황무지에 우뚝 서 있는 아코마에 도착했다. 당시 아코마를 지배하던 전사대장 주투카판(Zutucapan)은 완전무장한 전사들을 대동하고 암반 정상에서 다가오는 오나테의 병사들을 내려다 보았다. 오나테와 병사들은 말밥굽소리도 요란하게 서서히 높다란 바위가 하늘 높이 치솟은 천혜의 요새라는 아코마에 이르렀다. 오나테가 아코마에 이르렀을 무렵 아코마에는 이상한 소문이 토착민과 전사들 사이에 퍼졌다. 전사대장 주투카판의 아들 주탄칼포스(Zutancalpos)는 누구한테서인가 이방인 병사들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말을 퍼뜨렸다. 죽지 않는 신과 같은 이방인과 전쟁을 한다면 아코마 부족만 전멸하게 된다는 말은 순식간에 전 부족에게 퍼졌다. 전쟁을 앞두고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수석원로 춤포도 전멸을 피하려면 화평뿐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을 두려워하는 전사와 토착민을 데리고 싸울 수 없는 주투카판도 드디어 이방인이 아코마를 찾아온 이유를 들어보기로 한 발 물러섰다.
"전쟁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을 전하러 왔다"
오나테 일행은 아코마 전사들의 안내를 받아 정상에 올랐다. 오나테는 아코마는 과연 천혜의 요새에 자리했다고 감탄했다. 수석원로를 비롯한 원로들과 전사대장 등 지도자들이 오나테 일행을 정중히 맞았다. 오나테의 전속 통역이 된 토마스가 오나테의 말을 받아 아코마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오나테는 아코마 토착민들에게 "자신은 하느님을 모르는 아코마 주민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여 영생의 행복을 누리게 하려는 평화의 사도로 찾았다"라고 인사했다. 이어서 오나테는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여 영생을 얻은 아코마 백성은 하느님이 창조한 땅에서 살기 때문에 하느님의 대리자 스페인 황제 필립 2세의 신하가 되어 복종하여야 한다"고 했다.
아코마측과 오나테측에서는 각각 4명의 대표가 나서서 긴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코마측에서는 하느님 말씀과 황제의 백성이라는 의미를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코마 토착민들과 원로 그리고 전사들은 처음 보는 햇빛에 번쩍이는 무기와 오나테 병사들의 기개에 풀이 죽었다. 이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머리만 조아렸다.
10월 27일 협상은 길지 않은 시간에 끝나고 아코마는 하느님의 대리인 스페인 황제의 땅이 되고 아코마 토착민은 스페인 황제의 신민으로서 절대 복종하게 되었다. 협상이 매듭짓자 주투카판은 서약과 맹세를 약속하는 서명식은 아코마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성스러운 키바(Kiva: * 필자주: 키바는 북미주 토착민들의 성스러운 종교의식을 갖는 지하에 자리잡은 공동모임 장소)에서 갖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나테는 키바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음침한 지하에 있고 이들의 습관을 이해하지 못하여 정중하게 거절했다. 큼지막하고 평평한 바위에 오나테가 자리잡고 그 주위에 오나테의 10살 난 아들 크리스토발과 그레고리 오세자르 등 7명의 증인이 엄숙한 표정으로 앉았다. 아코마 측에서는 쿠우모(Coomo), 안쿠아(Ancua), 차아모(Chaamo) 등 3명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오나테 측이 지시하는 대로 조약문서에 문자대신 증인이었음을 표시했다.
서명식이 끝나자 도열해 있던 오나테의 130명 병사들이 하늘을 향해 화승총을 발사했다. 아코마 토착민들은 난생처음 보는 화승총에서 시퍼런 연기가 불꽃과 함께 뿜어져 나오고 하늘과 땅이 울리는 총소리에 놀랐다. 주위에 둘러섰던 토착민과 기세 등등하던 전사들도 넋이 달아난 채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아코마 하늘이 유난히 청명한 날,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하늘아래 천혜의 요새를 포기한 아코마 부족들은 스페인 황제의 신민이 되어 오나테 일행을 위해 날짐승, 들짐승을 요리한 성대한 잔치를 마련하고 함께 여흥을 즐겼다. 서명식 후 오나테 일행은 아코마에서 22 리이그 거리에 있는 황금도시라고 알려진 주니(Zuni) 부락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옮겼다. 그리고 5일 후인 11월 9일에는 주니 부락을 복속하고 6일 후인 11월 15일에는 모호퀴(Mohoqui) 부락도 복속시켰다.
한편, 산가브리엘에 있던 오나테의 조카이며 이주단 사령관 조앙잘디바르(Juan Zaldivar)는 오나테에게 급히 보고할 일이 생겼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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