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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마 전사에 쫓긴 비사그라 황야를 헤매다
비사그라는 오나테에게 보고할 문건을들고 말을 달렸다. 비사그라는 병사도 대동하지 않은 채 아코마로 향했다. 뉴스페인에서부터 잠시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애견이 뒤따랐다. 비사그라가 아코마를 방문했을 때 통로입구를 지키던 아코마 전사는 오나테 일행은 2일전 주니를 향해 떠났다고 했다.
비사그라는 아코마 전사에게 약간의 양식과 물을 구하자고 청했다. 그러나 전사들의 태도는 매우 거칠고 사나웠다.
비사그라가 아코마를 찾았을 무렵 주투카판을 비롯한 아코마 부족들은 자신들이 오나테와 맺은 서약이 얼마나 굴욕적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원로들의 뜻에 따라 화평을 주장하던 아코마의 분위기는 순간 결사항전으로 바뀌었다. 통로를 지키던 전사는 비사그라에게 말에서 내릴 것을 명했다. 순간 위험을 느낀 비사그라는 그대로 너른 황무지를 향해 말을 달렸다. 아코마 전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뒤쫓고 정상에서는 달아나는 비사그라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비사그라를 뒤쫓는 함성은 잦아들지 않고 한동안 계속되었다. 더 이상 함성소리가 들리지 않자 비사그라는 뒤를 돌아보았다. 뒤쫓는 아코마 전사는 보이지 않고 충견만이 숨을 헐떡이며 비사그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무작정 말을 달려 도망친 비사그라는 방향을 잃었다. 사방을 둘러 보아도 보이는 것은 선인장과 시든 텀블링위드가 눈에 띄는 너른 황무지뿐, 하늘에 걸린 태양은 중천에 있었다.
비사그라는 좀처럼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어림짐작하고 말을 몰았다. 몇 달째 물을 모르는 황무지에서는 바람결에 먼지만 일었다. 하얀 먼지 사이로 충견은 지칠 줄 모르고 따랐다. 비사그라와 충견은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공복인 채로 황무지를 헤매었다. 어느새 해가 지고 황무지의 어둠은 빨랐다. 비사그라는 잎이 시든 관목을 뒤로 하고 잠시 몸을 쉬었다.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입은 타들어 갔다. 먼데서 승냥이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밤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기진한 몸을 말 안장에 기대고 밤하늘에 총총한 별을 바라보다 비사그라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비사그라가 눈을 떴을 때 희미한 새벽 어스름 속에 자신의 주위를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는 충견이 보였다. 비사그라는 충견을 살풋이 안아주었다. 충견도 갈증에 허덕이며 혀를 내민 채 물끄러미 비사그라를 바라보았다.
충견 피를 마시고 살아남자 수색대가 구조
아침이 밝았다. 황무지에서 바라본 태양은 유난히 컸다. 비사그라는 해가 떠오르는 동쪽 그 반대편으로 말을 몰았다. 그러나 그가 찾아가는 주니부락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너른 황무지에는 이따 금하늘을 나는 독수리나 잽싸게 달아나는 들토끼뿐. 물어볼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비사그라는 새벽부터 황무지를 맴돌았다. 허기와 갈증에 지친 말도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서있지도 못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났다. 새벽이 오자 비사그라는 다시 말에 올랐다. 그러나 탈진한 비사그라는 더 이상 말을 몰고 달릴 기력이 없었다. 다시 주저않은 비사그라는 자신에게 최후의 순간만이 남아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의 곁에서 충견이 걱정스런 모습으로 비사그라를 빤히 바라보았다. 갈증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비사그라는 허리에서 단도를 꺼냈다. 그리고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충견의 목을 그었다. 목에서 솟구치는 충견의 피를 미친 듯 마셔가며 온통 피범벅이 된 괴물스런 모습이 된 비사그라는 눈물을 흘려가며 자신대신 죽어간 충견을 정성스레 매장했다.
갈증를 해소한 비사그라는 다시 말을 몰았다. 그리고 어디인지도 모르는 구릉 사이에 주저앉아 잠시 눈을 감았다. 감은 그의 눈에는 어릴 적 뛰놀던 뉴스페인 북쪽 변방마을이 보이고 환하게 웃는 부모의 얼굴이 스쳤다. 그리고 잠시 후 비사그라는 꿈꾸듯 정신을 잃었다. 그 후 황야에서 사경을 헤매던 비사그라는 행방불명이 된 비사그라를 수색하던 오나테의 병사에 의해 극적으로 발견되었다. 들짐승의 먹이가 되기 직전 비사그라는 그의 충견의 피를 마시고 생명을 구했다.
임시본부 찾은 34부족 대표 7명 복속서약
리오브라보의 거친 물살은 오늘도 흐느낌처럼 낮은 울음소리를 내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갔다. 강물에 젖은 주변 계곡은 언제고 풍요로와 옥수수며, 콩이며 호박은 늘 푸르렀고 싱그러웠다.
오나테는 벌거벗은 채 겁먹은 표정으로 지켜보는 케로산 부족을 지나 리오브라보 너른 계곡에 야영장을 마련했다. 아직도 뒤쳐진 이주대는 어디쯤 지나고 있을까,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나테는 인근 토착민들의 별다른 저항없이 서둘러 야영장을 마련했다. 이곳을 임시 이주대 본부로 삼기로 했다. 다행히 케로산 언어에 능한 토마스와 크리스토발의 도움으로 별다른 어려움없이 토착민과 쉽사리 소통할 수 있었다.
오나테는 뒤따르는 후속 이주대를 기다리며 살라자르와 마르티네즈 신부, 그리고 병사들과 함께 인근 부락을 찾았다.
번쩍이는 화승총과 창으로 무장하고 괴이한 짐승을 타고 나타난 이주대를 토착민들은 두려운 듯 조용히 맞았다. 오나테 일행 주위에 몰려든 토착민들에게 뉴스페인에서 가져온 유리구슬 같은 장신구를 선물했다. 그리고 두 사제는 몰려든 토착민들에게 열심히 하느님 말씀을 전하면 토마스와 크리스토발은 케로산 말로 이를 통역했다. 사제의 영세를 받고 하느님의 백성이 되면 토착민은 이제 하느님의 대리자 필립 황제의 신민이 되어 황제의 대리자 이주대 총대장 오나테에게 무조건 복종해야 했다. 오나테와 사제들은 계속해서 인근 부락을 방문하고 그들을 복속시켰다.
7월 7일 구이푸이 즉 임시본부가 마련된 산토도밍고에 인근 34개 부락을 대표한 7명의 추장이 오나테를 찾았다. 이들은 오나테에게 복종을 약속하는 서약식을 갖고 그의 부하가 되었다. 이들이 항복하기까지는 통역인 토마스와 크리스토발의 노고가 컸다. 서약식에 참석한 추장들은 또 한번 사제들이 전하는 영생을 얻는다는 하느님 말씀과 배반했을 때는 지옥 불을 맞는다는 이야기를 머리를 조아리며 들어야 했다.
이틀 후인 9일 오나테는 이주대를 이끌고 산이들폰소(San Idlefonso)라고 이름지은 보비(Bove) 부락을 지나 리오브라보와 리오차마(Rio Chama)가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한 너른 계곡에 이르렀다.
일행은 다시 더 깊숙히 들어가 동쪽에 자리잡은 테와(Tewa) 부족들이 모여사는 케이파(Kaypa)계곡에 도착했다. 오나테와 사제일행이 도착하자 전 부락민들이 나와 낯선 이방인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몸짓을 보였다. 오나테와 사제는 이들의 환영에 감사를 표하고 사제는 테와부족들이 따뜻하고 예의가 바르다하여 이곳을 '신사들의 부락'이라는 의미로 '산후앙디로스까바예로(San Juan de los Caballeros)라고 이름지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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