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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덩" 물소리에 숨은 전사들 일제히 공격
멕시카들은 몬테쥬마 2세 서거 후 몬테쥬마의 조카 쿠이틀라후악(Cuitlahuac)을 제10대 황제로 추대한 후 침입자에 대한  복수에 나섰다.
황제를 잃은 멕시카들은 본토로 향하는 방죽길 8개중 4개의 방죽길 중간을 허물어 아예 본토와 차단시켰다. 코르테스가 탈출에 나섰을 때 호수에 까맣게 모여있던 커누도 비바람 탓인지 보이지않았다. 코르테스와 병사들은 조용히 본토와 연결된 방죽길로 향했다. 욕심껏 약탈품을 꾸린 짐을 등에 지고 창이며 화승총을 든 병사들은 얼마후 걸음이 느려졌다. 억수처럼 내리는 비와 바람에 지치기 시작했다. 그래도 병사들은 화약이 바닥나서 이제는 더 이상 쓸모가 없는 대포와 화승총을 조심스레 운반했다.
앞서가던 코르테스와 기마병들이 뒤에서 따라오는 병사들을 돌아보며 잠시 멈추었다. 스페인병사 1,300여 명과 동맹군 4천여명이 긴 줄을 이루고 비바람 속을 묵묵히 걸어오고 있었다. 여전히 요괴의 웃음 소리같은 비바람은 점점 심해졌다.
코르테스가 탄 말이 '전쟁의 신'을 모시는 신전을 지나 막 방죽길로 들어설 무렵 갑자기 여인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비바람을 뚫었다. 이어 "풍덩!"하는 물소리와 함께 물보라가 일었다. 다시 물소리가 났다. 신전 지붕에 있던 사제가 소리치며 호수물로 뛰어들었다. 물소리를 신호삼아 멕시카 전사들의 함성이 호수 주변을 울렸다. 연이어 방죽길 양편과 호수주변에 몸을 숨기고 있던 전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다가오는 병사들을 공격했다.
빗소리와 바람소리뿐이던 호수에는 순간 커누들로 가득찼다. 멕시카 전사들은 무거운 짐을 진 채 어기적거리며 다가오는 병사들을 도륙내기 시작했다. 멕시카 전사들은 날카로운 흑요석 날이 달린 긴 창과 날카로운 날이 이처럼 박혀있는 기다란 '마쿠아후이틀'을 휘두르며 공격했다. 순간 스페인 병사들과 동맹군 트락스카란 전사들의 전열은 엉크러져 제대로 저항할 수도 없었다. 욕심껏 약탈품을 등에진 병사들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금은보화를 등에 진 채 호수 속으로 사라졌다.
금은보화 등에 지고 호수에 빠진 병사
멕시카들의 공격은 집요했다. 커누를 탄 채 공격하는 멕시카들은 긴 창을 이용하여 우왕좌왕하는 병사들을 공격하고 그리고 달아나는 병사들을 향해 돌을 던지고 활을 쏘았다. 이 소동에 코르테스도 안면에 두번이나 돌을 맞았다. 그리고 두 손가락도 부상을 입었다. 금은보화가 아까와 포기하지 못한 병사들은 제대로 대항도 하지 못하고 등에 진 금은보화를 지키려다 목숨을 내주었다. 그리고 멕시카들에게 제물용으로 생포되었다. 또한 멕시카들은 스페인 병사들을 제물용으로 생포하려다 스페인 병사들의 창에 찔려 죽었다. 양측에서 지르는 고함소리, 비명소리가 비가 개이고 날이 훤하도록 계속되었다. 정신없이 창을 휘두르며 전진하던 코르테스가 뒤돌아 보았다. 마침 페드로 디 알바라도가 말도 잃은 채 절둑거리며 부상당한 병사들 틈에서 밀려오고 있었다. 알바라도의 부상은 그리 심하지않았다. 멕시카들의 공격은 계속되었다. 호수에 떠있는 커누에서는 계속 돌과 투창이 날아오고 방죽길에서는 전사들이 창과 '마쿠아후이틀'을 휘두르며 병사들을 공격했다. 벌써 방죽길은 넘어진 병사들이 달리는 병사들의 발길을 방해할 정도였다.
이날의 비극을 '슬픔의 밤'으로 부르다
이동형 간이 다리를 든 동맹군 전사들이 코르테스를 따라 끊긴 방죽길에 이르렀다. 이곳을 탈출하지 못하면 죽음뿐이라는 것을 아는 병사와 전사들은 호수로 뛰어든 후 휴대용 사다리로 방죽길을 연결하는 다리를 완성했다. 병사와 전사들은 안전하게 방죽길을 건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끔직한 밤이었다. 훗날 이 비극의 밤을 기록한 역사가들은 "슬픔의 밤" (Noche Triste)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멕시코에서는 끈긴 방죽길을 이동형 임시다리로 연결했던 곳을 "알바라도의 다리"라고 부른다.
까스티요도 약탈품이 가득 든 짐 보따리를 메고 후퇴하는 알바라도의 석궁 사수 30여명과 함께 무작정 달렸다. 다행히 몰려드는 멕시카 전사들을 창과 칼로 베어가며 목숨을 지켰다. 까스티요와 함께 탈출하던 30명의 석궁 사수 중 까스티요를 포함한 5명만이 운좋게 목숨을 건졌다.
'슬픔의 밤'이라는 7월 1일 텍스코코 호수를 탈출하면서 코르테스는 근 900여명의 병사를 그리고 동맹군 전사 1,000여 명 이상을 잃었다. 코르테스는 특히 귀중한 약탈품과 함께 많은 병사들을 잃고 눈물을 흘렸다. 코르테스는 약탈한 금은보화와 병사 그리고 상륙때 가져온 10문의 대포와 화승총, 그리고 15필의 말을 포함해 나르바에즈가 가져온 말40여필, 철제 갑옷과 철모, 많은 무기를 잃었다. 그 외에 나르바에즈로부터 전리품으로 확보한 대포도 대부분 잃었다. 남은 것은 코르테스 등 일부 기사들이 타고있는 고작 23필의 말뿐이었다.
그러나 손실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인질로 삼았던 몬테쥬마 2세의 아들이며 황제 계승자였던 치말카포포카 그리고 고위 귀족이었던 키키마친과 그의 두 아들과 세 딸은 혼란 중 사망했다. 그러나 타바스쿱으로부터 진상받은 마린첸 도나 루이사, 그리고 마리아 에스트라다 등 20명의 소녀는  무사했다.
후퇴하다 오툼바 평원에서 수만명 멕시카 전사와 또 맞닥드리다
코르테스는 부대를 다시 추스린 후 동맹군 트락스카란 부족의 영토를 찾아가 부대를 다시 추스리기로 했다. 테노치티틀란에서부터 트락스카란까지는 약 46 마일 거리. 대부분 부상당했거나 허기지고 지친 병사들에게 45마일은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 허기진 몸으로 노숙하면서 코르테스와 병사들은 끝도 없이 펼쳐진 너른 평원을 걸었다. 떠난 지 7일 만에 일행은 오툼바(Otumba) 평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너른 지평선 끝에 한 무리의 화려한 깃발이 보였다. 그리고 "둥, 둥" 거리는 북소리가 평원을 달리는 바람을 타고 코르테스 일행에게 들려왔다. 거리가 좁혀지면서 코르테스는 멕시카 전사 수만 명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그러나 좀체 전투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치고 허기진데다 대부분 부상당한 코르테스의 병사들은 선제 공격하기에는 너무나 지쳐 있었다. 아즈텍 전사들인 멕시카들이 겁을 먹는 대포도 이제는 없었다. 화약이 바닥난 지금 몇 자루 남아있는 화승총도 이제는 쓸모가 없었다. 멕시카들도 서둘러 공격할 필요가 없었다. 멀리서 바라보아도 지치고 허기진 침략군 스페인 병사들은 바람만 불어도 넘어질만큼 허약하게 보였다. 새의 깃털로 머리를 장식하고 푸른 전투복으로 치장한 적장 '마틀라친카틀(Matlatzinctl)'은 부하들에게 혹시나 제물에 상처를 입힐까하여 서둘러 선제공격을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그는 공격대신 코르테스의 움직임을 조심스레 살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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