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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까지 1.5 마일 수로를 파다
코르테스는 건조한 범선을 분해했다. 그리고 텍스코코 호수 순찰선의 눈을 피해 호수주변 후미진 곳으로 옮긴 후 다시 조립했다. 까브리요는 조립한 범선의 이음새에 물이 새어들지 않게 역청을 골고루 칠했다. 조립한 범선을 텍스코코 호수로 진수하기 위한 수로작업이 시작되었다. 범선 조립현장에서 호수까지는대략 1.5마일 거리. 하루 8,000여 명의 전사들이 7주간 수로작업에 매달렸다. 깊이 12피트, 폭 12피트의 수로가 완성되자 텍스코코 호수에 이르는 1.5마일은 호수와 연결하는 물길이 생겨나고 코르테스의 지휘선을 비롯한 13척의 범선은 일제히 돛을 올리고 호수로 진격해 들어갔다.
1521년 4월 28일 날이 훤하게 밝아오며 13척의 범선이 텍스코코 호수로 진격해 나아가면서 테노치티틀란의 최후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코르테스는 통역과 안내를 맡은 라마린첸과 함께 지휘선을 탔다. 동맹군 전사들과 몇몇 지휘관들이 동승했다.
범선이 텍스코코 호수로 떠나기 앞서 코르테스의 육상 지휘부는 범선에 승선한 병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병력과 동맹군을 지휘하여 방죽길 건너 테노치티틀란이 훤하게 보이는 곳으로 진격해 갔다.
호수 가득히 13척의 범선이 다가오자 멕시카 함선들도 까맣게 몰려왔다. 멕시카 함선들은 요란한 북소리를 울리며 함성을 지르고 응전했다. 범선에서 대포알이 날아들자 달려오던 멕시카 선단에서 불길이 솟으며 배들이 침몰했다.
한편 육상으로 진격한 코르테스의 병사들은 테노치티틀란의 전략적 요충지를 대포로 집중공격했다. 코르테스는 12척의 범선을 양분하여 반은 멕시카 적선을 공격하고 반은 육상에서 혈투 중인 병사들을 지원하라고 했다. 그러나 호수에서 혈투 중인 범선은 지상군을 지원할 수가 없었다. 호수를 가득 채운 멕시카 해상병력은 코르테스의 범선에 결사적으로 저항했다.
도시봉쇄 85일 만에 손을 든 '아즈텍' 제국
범선 가까이 달려든 적들은 긴 창과 투창, 그리고 지팡이같은 '마쿠아후이트'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코르테스의 지상군은 대포와 화승총으로 차츰 요충지를 점령해 나갔다. 막강한 기마병이 돌진할 때마다 멕시카들은 풍비박산하여 달아나기 바빴다.
점차 화려한 테노치티틀란은 무너져 갔다. 이곳저곳에서 불길이 치솟자 미처 피난하지 못한 주민들은 부모자식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면서 우왕좌왕하는 등 온 도시가 아비규환에 빠졌다. 이미 지난 해부터 천연두가 창궐하면서 많은 고급 지휘관을 잃어버린 황실은 점차 전의를 상실하기 시작했다. 호수의 적들이 주춤하자 코르테스는 끊어진 방죽길을 범선을 이용하여 연결하도록 했다. 그리고 코르테스는 테노치티틀란 도시를 육상과 해상으로 완전봉쇄시켰다. 미처 피난하지 못한 주민들은 이제 양식조차 조달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삼각동맹으로 세운 제국은 동맹국인 텍스코코 부족, 타부카 (Tabuca) 부족이 이탈, 코르테스편에 줄을 대자 전임 황제 쿠이틀라후악이 천연두로 사망하고 11대 황제가 된 '쿠아우후테목' 황제는 탈출을 결심했다. 5월 22일 밤 황실은 작은 배를 비밀리에 호수에 띄웠다. 그러나 갑작스런 돌풍으로 배가 침몰 되었다. 그래도 과감하게 탈출을 시도하던 쿠아우후테목 황제는 코르테스의 범선에 발각되면서 체포되고 도시가 온통 봉쇄되어도 근 85일간 버티던 황실은 8월 13일 코르테스에게 정식으로 항복했다. 이후 18세기 유럽의 사학자들은 사라진 이 제국을 '아즈텍' 제국이라고 이름지었다.
코르테스는 가급적이면 아름다운 이 도시를 파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멕시카 전사들은 궁성이나 신전을 요새삼아 죽기 아니면 살기로 저항했다. 아름답던 호수 위의 도시 테노치티틀란은 파괴되어 황량한 페허가 되었다. 코르테스는 탈출하려다 체포된 11번째 황제를 교수형에 처하고 나머지 황족은 엄하게 구금했다. 대신 지도자급 귀족들의 탈출은 묵인했다. 이후 코르테스는 주저앉은 텍스코코 호수를 메워 오늘의 멕시코시티를 건설했다.
인신공양으로 음산했던 아름다운 신전은 다시 사랑과 자비를 구하는 하느님의 제단이 차려진 성당으로 바뀌고 깃털 달린 뱀의 신 '케찰코아틀'이 인신공양을 받던 제단에는 자비의 성모님과 예수님 그리고 십자가 상이 자리했다.
코르테스는 또한 현지인의 단백질 공급원이던 인신공양을 금하는 대신 신천지에 소, 돼지, 양, 염소같은 가축을 키울 수 있는 목장을 세우도록 황실에 청했다.
코르테스의 연인 겸 통역 라 마린첸(c1500~1529년 2월)의 기구한 일생
코르테스가 멕시카 테노치티틀란 제국을 정복하고 뉴스페인 식민지를 건설하는데 도움을 준 마린첸(La Malinche)은멕시코만 해안 근방의 나후아티 언어를사용하는 부족의 추장 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출생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부 학자들과 그녀의 후손은 알테페티(Altepeti)또는 오루틀라(Olutla), 또는 큰 강이 합류하는 지점이라고 주장하나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아마도 유카탄 반도와 가까운 연안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녀는 어렸을 때 마리나리 (Mallinalli) 즉 나후아티 말로 '풀'이라고 불리웠다 한다. 그러나 그녀가 아주 어렸을 때 부유한 추장이던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기구한 그녀의 일생이 시작되었다. 어머니는 재혼한 남편사이에서 아들을 두었다. 그리고 가문의 세습권을 아들에게 넘기기 위해 10살 정도의 어린 마린첸을 노예상인에게 팔아버렸다. 그리고 이웃들에게는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마린첸의 거짓 장례식도 치루었다 한다. (*일부 역사가는 노예상에게 팔린 것이 아니고 이웃 부족에게 납치되었다고 주장한다.)
노예상인에게 팔려 떠도는 어린 마린첸
노예상을 따라 어린 마린첸은 해안지역 히칼랑고(Xicalango)로 팔려가고 다시 다른 노예상인의 손을 거쳐 촌탈 마야언어를 사용하는 오늘의 타바스코 부족에 팔려와 험하고 고된 노예생활을 하며 자랐다. 어린 소녀 마린첸은 이곳에서 유카탄 방언인 타바스코 언어인 촌탈부족의 말을  익혔다.
이 무렵 마린첸과 함께 통역으로 활동하며 코르테스의 뉴스페인 식민지 건설에 도움을 준 아귈라 신부는 촌탈 부족들 틈에서 노예생활을 하고 있었다.
1489년 스페인 에치야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프란치스코 교단 신부가 된 아귈라(Geronimo de Aguilar: 1489 ~1531) 신부는 신천지에서 이교도에 대한 전교를 열망하고 어린 나이인 1510년 신천지 히스파뇨라에 도착했다.
1511년 파나마에 파송된 아귈라 신부는 파나마 거주 정착민 간에 황금노다지를 둘러싸고 벌이는 분쟁에 휘말렸다. 이 사실을 증명하는 법적 서류를 아귈라 신부가 산토 도밍고의 총독부에 전달하게 되었다. 아귈라 신부는 산타 마리아 섬에서 산토 도밍고로 떠나는 범선을 탔다. 이 범선에는 선원을 포함하여 16명의 남성과 본국 스페인 여인 2명 등 모두 18명이 탑승했다.
돛을 맘껏올린  범선은 순풍에 파도를 가르며 산토 도밍고로 향했다. 그러나 비극은 얼마후 벌어졌다.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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