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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농부 디에고에게 나타난 성모님
텍스코코 호수의 조용한 물살을 지나온 12월의 찬바람이 테페이악(Tepeyac)  산허리를 감돌았다. 바람이 허연 먼지를 날리며 하늘을 오를 때마다 몸을 잔뜩 웅크린 후 안디에고는 늘어진 틸마로 여윈 몸을 감쌌다.
산 등성이에는 용암으로 굳어진 후 긴 세월이 흐르면서 잔 돌로 바스러진 융희암이며 현무암이 조각이 되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나이 57세의 가난한 농부 후안디에고의 구멍난 샌들때문에 그의 발가락은 잔돌에 채여 벌겋게 피멍이 나 있었다.
후안디에고는 1531년 12월 9일 토요일 아침미사에 참례하러 새벽 일찍 톨레페틀락(Tolepetlac)에 있는 작은 초막을 나섰다. 집에서 성당까지는 9마일 거리. 성당에 가려면 해발 7,448 피트의 테페이악 산을 넘어야 했다. 미사 시간에 대기위해 후안디에고는 부지런히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자락을 돌고 있었다.
후안디에고는 1474년 텍스코코 호수 주변 아나후악(Anahuac) 유역의 쿠아우티틀란에서 순박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리고 쿠아우흐틀라토아친(Cuauhtlatoatzin) 즉 '독수리같이 말하는 사람'이라고 불리우며 자랐다.
그의 나이 50세때인 1524년 지금은 사별한 아내와 함께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그는 작은 형제회의 디갠드(Peter de Gan) 신부로부터 영세를 받고 후안디에고, 그리고 부인은 마리아루치아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디에고라는 이름은 스페인 지역에서 소년들에게 가장 흔히 불리우는 이름. 히브리어로는 야곱, 영어로는제임스였다.
가난한 두 부부는 이후 집에서 성당까지 14마일을 걸어 미사에 참례했다. 얼마후 부인 마리아 루치아가 열병으로 사망하자 후안디에고는 숙부가 사는 토레페트라(Tolepetla)로 이사했다. 이사한 집에서 숙부집까지는 5분거리, 그리고 성당까지도 5마일이 줄어든 9마일 거리가 되었다.
후안디에고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걷는 잔돌투성이 산길은 새벽 이슬이 흥건했다. 초겨울 햇살에 누렇게 탈색한 엉겅퀴 나무며 길게 자란 잡풀, 그리고 선인장 줄기에도 새벽 달빛이 가라앉은 이슬이 영롱했다. 앞만 보고달리듯 걷던 후안디에고는 갑작스레 들려오는 신비스런 새의 울음소리같은 황홀한 음향에 놀라 발길을 멈추었다. 산자락을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물러나기 시작한 옅은 어둠뿐이었다.
새벽빛 사이로 신비한 음향은 계속되었다. 10년 전 테노치티틀란제국 멸망 후 폐허가 되어버린 토난트친( Tonantzin *현지인이 숭배하는 여신의 어머니) 신전이 서 있던 산자락 주위가 환해졌다. 푸른색 망토를 두른 귀부인이 밝은 태양빛에 둘러싸인 채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다. 현지인처럼 검은색조의 약간 황갈색 얼굴을 한 귀부인은 놀란 모습으로 서있는 후안디에고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머리색깔은 검었다. 키가 1.45미터 쯤의 귀부인은 가까이 다가서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있는 디에고에게 현지인 언어인 나후아틀(Nahuatle) 말로 "두려워하지 말고 잘들어라." 하고 차분한 말투로 속삭이듯 말을 이었다.
"나는 하늘과 땅을 창조한 참된 창조주인 하느님의 영원한 모후 성모 마리아다. 나는 너희가 나의 사랑과 자비, 그리고 나의 구원과 보호를 증거하기 위해 이곳에 나를 받드는 기도소 즉 성당을 세우기를 원한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나를 믿으며 나의 도움을 청하는 지상의 모든 사람들의 자비의 어머니로서 이곳에서 너희들의 탄원을 들으며 너희들의 불안과 고통과 슬픔을 위로하겠다. 너는 즉시 주교관에 가서 나의 간절한 소망을 주교에게 전하라. 그리고 지금까지 보고 들은 것을 모두 전하라"  고 말했다.
겁에 질린 디에고가 엎드려 "나의 주인이시여, 분부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일어나자 벌써 광채나던 귀부인의 모습은 그 자리에 없었다.

 

디에고의 전언을 믿지 못하는 주마라가 주교
디에고는 황망한 모습으로 주교관을 향해 길 섶에 맺힌 이슬을 털며 발길을 옮겼다. 디에고는 어렵사리 뉴스페인의 초대주교 후안디주마라가 (Don Fray Juan De Zumarraga: 1468-1548.6.3) 사제가 머무는 주교관에 도착했다.
초라한 모습의 57세 초로의 농부 디에고는 문지기들과 입씨름을 벌인 후 근엄한 주교와 마주했다. 주마라가 주교는 첫 새벽에 주교관을 찾아와 티페이악 산에서 성모님을 만나 성모님으로부터 그 곳에 성당을 지으라는 말을 전하라고 당부했다는 디에고의 말을 듣고 그를 정신이상자로 대했다. 디에고가 다시한번 지금까지 테페이악 산에서 성모님과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을 자세히 설명하자 아무리 신심이 두터운 주마라가 주교도 디에고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주마라가 주교는 성모님의 요청이라는 디에고의 말을 함부로 무시할 수 없어 디에고에게 "지금은 내가 바쁘니 언젠가 시간이 나면 당신의 말을 자세히 들을테니 다시 한번 찾아오시오"하고 돌려보냈다.
주교관을 나선 디에고는 다시한번 성모님이 처음 발현했던 테페이악 산에 올랐다. 처음 발현하던 모습 그대로 성모님은 디에고를 기다리고 계셨다. 디에고는 공손하게 하층민 이웃사람에게 인사하는 말인 "니나미아(Ninamia)"라고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 주교가 신분이 낮은 자신의 말을 믿지않으니 신분이 높은 사람을 보내어 믿게하라고 성모님께 말씀드렸다.
그러나 성모님은 온화하나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나에게는 이 일을 수행할 많은 사자와 천사가 있다. 그러나 내가 너를 택한 것은 네가 나의 청을 받아들여 너의 중재와 도움으로 나의 뜻이 이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내일 다시 주교에게 가서 나의 진정한 뜻을 전해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너를 보낸이가 하늘의 여왕이 신천주의 모친성모 마리아가 바로 나임을 밝히도록하라."고 당부했다.
디에고는 성모님에게 "그러나 주교님이 나를 귀찮게 여겨 나의 말을 듣지않고 또 듣더라도 나를 믿지않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성모님께 "내일 오후 해지기 전 이 곳에 와서 주교님의 답을 전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물러났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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