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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을 만난 증표를 요구하는 주교
다음날 12월 10일 일요일 디에고는 주일 미사가 끝난 후 10시경 다시 주교관을 찾았다. 예상했던 대로 주교관 하인들은 디에고에게 주교와의 면담을 거절했다. 디에고는 한동안 하인들과 입씨름을 벌이다가 어렵사리 주교를 대면할 수 있었다. 주교와 대면하게 되자 디에고는 그간의 설움이 복받쳐 주교앞에 엎드려 울먹이며 다시 한번 성모님의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이번에도 주교님은 초라한 농부의 말을 믿지 못하고"다시 나를 찾을 때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물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디에고는 주교님에게 "주교님이 원하는 표적을 말씀해 주십시오. 말씀하시면 저를 보내신 하늘의 여왕에게 청하겠습니다."라고 말했으나 주교가 별다른 말이 없자 디에고는 주교관을 물러났다. 주교는 하인들을 불러 이상한 말만하는 농부 디에고를 미행하여 "그가 어디로 가고 누구를 만나는 지 알아보라"고 명령했다.
주교관을 나선 디에고는 높다란 테페이악 산으로 향했다. 주교관 하인들이 미행하는 것을 모르는 디에고는 산자락 주변에 이르렀다. 그 곳에는 작은 여울을 건너는 다리가 있었다. 디에고를 뒤따르는 하인들은 디에고가 다리에 이른 것까지 보았으나 그 이후 디에고는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놀란 하인들은 주위를 샅샅이 살폈으나 사라진 디에고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인들은 사라진 디에고가 협잡꾼이거나 사기꾼이라고 단정하고 주교관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주교에게는 "그 초라한 농부는 사기꾼이니 다시 나타나면 벌을 주십시요"라고 권했다.

 

인디안 보호관을 겸한 초대주교 주마라가
뉴스페인 초대 주교 주마라가(Don Juan de Zumarraga: 1468-1548.6.3)는 1468년 이베리아 반도 듀랑고(Durrango)의 유수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프란시스코 수도회에 입회한 주마라가는 이후 마녀들을 다루는 종교 재판소의 마녀감별 판사로 활동했다. 주마라가는 그의 저서에서 마녀에게는 특별한 환영이 나타난다고 기술했다.
그는 1527년 12월 20일 당시 찰스 5세에 의해 뉴스페인의 초대주교로 추천되었다. 주마라가 주교는 1528년 8월 인디안 보호관직까지 겸임한 채 올마스 (Andres de Olmas)와 행정관료 파라다, 말로나도와 함께 12월 6일 뉴스페인 땅을 밟았다.
13일 후 오늘의 뉴멕시코시티에 도착하여 당시 최고 실권자 헤르난 코르테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주마라가는 뉴스페인에 도착할 때 까지 주교로서 정식 임명과 서품을 받지 못했다. 주마라가는 1529년 8월 20일 주교직에 임명되고 그후 3년후인 1533년 4월 27일 주교직 서품식을 가졌다.
당시 스페인 황실은 뉴스페인을 비롯한 히스파뇨라에서 정착민에 의한 현지인 인디안에 대한 노예거래 같은 잔학행위를 금했다. 일부 정착민들은 부족한 노동력을 아프리카 지역에서 흑인들을 노예로 수입하여 대체했다.
스페인 황실의 칙령이 바다 건너 신천지에 제대로 미치지 않는 점을 이용하여 일부 악덕 정착민들은 현지인을 공공연하게 노예로 거래했다. 황실은 인디안 보호관제도까지 신설하여 인디안 보호에 노력했다. 인디안 보호관직 겸한 주마라가 주교는 현지인 노예거래로 악명을 떨친 누에보 갈리시아 지사 누노디구즈만을 체포한 후 쇠사슬로 결박한 채 본국 스페인으로 송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악덕 정착민들은 자신들의 만행이 본국에 알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본국과의 교신을 철저히 검열했다. 일부 정착민의 악행을 고발한 주마라가 주교의 편지를 선원 비즈카이노는 과자에 숨긴 후 과자 주위를 왁스로 둘러 단속을 피한 채 본국으로 보낼 수 있었다. 이처럼 인디안 편에서 활동하는 주교에 대해 현지 정착민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정착민들의 꾸준한 모함으로 주마라가 주교는 주교직 제청, 임명 , 서품까지 근 3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한겨울 예쁜 장미꽃으로 자신을 증거한 성모님
다시 테페이악 산에 오른 디에고는 증거물을 가져오라는 주교의 뜻을 성모님에게 전했다. 디에고의 말을 조용히 들은 성모님은 "주교의 뜻이 그렇다면 주교가 원하는 증거물을 보여줄 터이니 내일 다시 이곳에 오너라. 네가 이것을 가지고 가서 보여준다면 주교는 너를 의심하지 않고 너의 참된 믿음을 인정할 것이다. 돌아가거라. 나는 내일 이곳에서 너를기다리겠다."하고 말씀하셨다.
디에고는 성모님께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린 후 마을로 내려왔다.
마침 디에고의 숙부 베르나르디노는 심한 열병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디에고는 숙부의 집에 가서 숙부의 병 간호로 밤을 샜다. 숙부의 병 간호로 디에고는 12월 11일 성모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12월 12일 화요일 디에고는 숙부에게 병자성사를 받도록 신부님을 모시러 첫 새벽 틀라테꼴꼬에 있는 프란치스코 수도원으로 향했다. 수도원으로 가자면 테페이악 산을 넘어야 했다. 디에고는 혹시 성모님을 만나면 지체될까 하여 평소 다니던 길을 피해 다른 길을 택했다. 그러나 산 언저리를 돌아 열심히 가던 디에고는 자신을 기다리는 성모님과 마주했다.
성모님은 당황해 하는 디에고에게 부드러운 어조로 "네게 무슨 일이 있느냐, 그리고 지금 어디로 가는 중이냐"하고 물었다. 디에고는 성모님과 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와 지금 위독한 숙부님의 병자성사를 위해 급하게 신부님을 모시러 가는 길이라고 말씀드렸다. 이 말을 들은 성모님은 부드러운 어조로 "잘 들어라, 나의 후안디에고야. 이제 네가 걱정할 일은 없다. 내가 네 옆에 있지않느냐. 너의 숙부의 병도 그리고 네게 일어나는 모든 일도 두려워하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의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이 있단말이냐. 이제 너를 괴롭히고 불안하게 하는 일은 더 이상 없다. 이제 너의 숙부의 병은 완쾌되었음을 믿어라"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을 들으면서 후안디에고는 마음에 평화를 찾고 또 숙부님의 병도 완쾌되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어 성모님은 단호한 어조로 "가거라, 후안디에고야. 네가 나를 처음 만나서 나의 요청을 받던 산 위로 가거라. 그 곳에는 형형색색 장미꽃들이 피어 있을 것이다. 꽃들을 주워모아 이곳으로 가져오너라"라고 말씀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셨다.

 

틸마에 예쁜 장미를 담은 후 성모님께 돌아오다
디에고는 곧장 높은 산을 다시 올랐다. 후안디에고가 처음 성모님을 뵈었던 곳에는 믿을 수 없이 많은 아름다운 이베리아 반도 카스티안 지방의 장미꽃들이 다투어 만발해 있었다. 지금까지 엉겅퀴며, 가시덤풀, 시든 갈대들이 늘어선 12월 한 겨울의 산등성이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주위에는 싱그러운 장미향이 바람을 타고 주위를 감쌌다.
장미꽃과 장미향에 취한 후안디에고는 주교에게 이처럼 아름다운 장미꽃을보여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걸치고 있던 틸마를 들어 장미꽃을 부지런히 주워담았다. (*틸마: 인디안들이 용설란 선인장에서 추출한 섬유질을 직조한 거친 천으로 만든 겉옷처럼 몸에 걸친 망토같은 겉옷.) 그리고 곧장 산을 내려와 성모님을 만나뵈었던 곳으로 왔다. 성모님은 디에고가 가져온 장미꽃들을 디에고의 틸마에 가즈런하게 놓아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후안디에고야, 이 장미꽃이 네가 주교에게 보여줄 나의 증표이다. 너는 주교에게 이 꽃을 보여주고 네가 보고들은 사실만 말하여라. 내가 너를 산으로 보냈다는 말만하고 너는 그곳에서 장미꽃을 보고 놀랬다는 사실만 말하여라.  그러면 주교는 너를 믿게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성당이 세워질 때까지 그의 도움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한 후 성모님의 환영은 사라졌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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