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booked.net

booked.net

newbeom.JPG

 

천애의 고아, 산디에이고에 첫발을 딛다
1542년 6월 27일 월요일 오전 태평양 연안 나비다드 (Barra del Navidad) 항구는 불어오는 남동풍으로 바람소리가 가득했다. 해안가에 늘어선 야자수는 바람에 긴 몸을 흔들고 늘어진 잎들은 여인네 긴 머리결처럼 요란하게 춤을 추었다. 수평선 너머 잔물결은 남동풍이 거세지면서 붉어지는 동쪽 하늘을 따라 제법 큰 파랑을 이루었다. 오늘도 산살바도르 호와 빅토리아 호 그리고 소형선 산 미구엘 호는 잔 파도가 이는 항구에 정박한 채 달려오는 물살에 선체를 흔들면서 출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람이 점차 거세지자 태평양 연안 탐험대장 까브리요 (Juan Rodriguez Cabrillo)는 수석 항해사 겸 빅토리아 호 선장 터키 이스탄불 레벤트 마을 출신 페레르 (Bartolome Ferrer)를 대동한 채 부두에 서서 점차 큰 파랑을 이는 바다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이윽고 까브리요가 입을 굳게 닫은 채 바다만 바라보는 페레르에게 말을 건넸다.
"어떤가, 이만한 바람이면 출항하기 알맞지 않은가?"하고 물었다. 그러자 페레르가 "좋은 바람입니다"라고 투박하게 대답했다.
 

나비다드 항을 출항 - 연안따라 북상
남동풍은 점차 거세졌다. 출항하기 알맞은 바람이었다. 함선은 일제히 사각 돛이 부풀게 바람을 안고 출항을 기다렸다. 선원들은 재빨리 갑판을 오가며 함선의 곳곳을 살폈다. 정오가 되자 바람소리는 점차 쇳소리를 내며 부두를 때렸다. 드디어 산 살바도르 호 조타실에 들어선 까브리요는 출발의 뱃고동을 길게 울렸다. 그리고 조용히 긴 흰 물살을 가르며 북으로 향한 연안을 타고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를 향해 미끄러져 들어갔다. 200톤급 지휘선 산살바도르를 따라 100톤급 중형선 빅토리아 호, 그리고 노잡이 26명이 노를 졌는 산미구엘호가 각기 선주 안토니오 까레라와 레모가 승선한 가운데 뒤따랐다.
이처럼 탐험에 나선 3척의 함선은 출항 92일만인 1542년 9월 28일 오늘의 산디에이고 만에 유럽인 최초로 정박했다. 그리고 만의 이름을 산미구엘이라고 이름지었다. 유럽인 최초로 태평양 연안을 탐험한 후 되돌아오던 탐험대는 대장 까브리요가 사고로 사망하자 수석 항해사 페레르가 함대를 지휘했다. 선장 대행 페레르는 각기병과 영양실조로 초췌해진 선원과 대원을 이끌고 1543년 4월 14일 떠난 지 290만에 나비다드항에 돌아왔다.
나비다드 항구는 원래 아즈텍 정복자 헤르난 코르테스가 신임하는 그의 부하 올리드 (Christobal de Olid)에게 명령하여 세운 항구이다. 황실의 견제로 대륙 정복의 길이 막힌 코르테스는 태평양 연안과 중남미 정복을 목적으로 선박을 건조할 마땅한 항구를 세우기로 했다. 코르테스로부터 이같은 명령을 받은 올리드는1521년 태평양 연안 미초아칸 지역을 무력으로 점령했다.
다음해 위도 23도 23부에 위치한 코리엔트 (Corriente)에서 120마일 거리에 있는 나비다드에 조선창 및 항구를 건설했다. 그로부터 11년후 까브리요는 뉴 스페인 총독 안토니오 멘도자 총독의 제의로 태평양 연안을 탐험하고 전설속의 '아니안 해협'을 찾아 올리드가 세운 나비다드 항구를 떠나 탐험길에 들어섰다. 나비다드항구를 개발한 올리드는 이후 혼드라스를 정복하고 코르테스에 반기를 들었으나 진압군에 의해 참수되었다.

 

"황금도시와 대륙을 연결한 해협을 찾아라"
1524년 아즈텍 제국 정복자 헤르난 코르테스는 스페인 황실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코르테스는 북미대륙 중앙 어디엔가에는 7개의 황금도시 즉 시볼라 <Cibola>에 대한 전설이 오래전부터 전해진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황금도시가 있다는 지명도 떠돈다고 했다. 황금도시는 지붕도 황금으로 치장했고 귀족들은 황금으로 몸을 꾸민 노예의 시중을 받으며 황금으로 꾸민 배를 타고 호수에서 뱃놀이를 즐긴다고 했다. 또한 코르테스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해협이 존재한다고 했다. 코르테스는 1506년 독일에서 제작된 지도를 직접보고 해협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편지에 썼다. 이 해협은 멕시코 만과 면한 파누코 (Panuco)강과 플로리다 대륙 그리고 플로리다 대륙과 뉴 파운드랜드와 연결되고 해협은 남해쪽으로 빠진다고 했다. 코르테스는 이 해협만 발견하면 위험한 태평양 뱃길이 아닌 해협을 통해 태평양 바다에 있는 중국, 필립핀, 인도같은 나라와 직접 교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편지를 받은 황실은 즉각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스페인은 유럽의 여러나라들과 전쟁과 분쟁에 휘말려 있었다. 즉각 탐험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1530년 스페인 황실을 방문했던 코르테스의 부하 피터 알바라도가 과테말라 지사에 임명되었다. 황실은 알바라도에게 필립핀을 비롯한 중국, 일본같은 나라를  탐험한다는 조건으로 지사직에 임명했다. 그러나 1540년 필립핀 탐험에 나선 알바라도는 뉴 갈리시아 지방을 중심으로 일어난 토착민 반란을 진압해달라는 청을 받았다. 지역 토착민들은 마침 뉴 갈리시아 지사 바스퀘즈 코로나도가 정예병사를 이끌고 7개 황금도시 탐험에 나서자 일제히 반란에 동참했다.
임시 지사직을 대행하던 오나테는 자력으로 진압할 수 없자 마침 출항을 준비하던 알바라도에게 도움을 청했다. 심한 빗줄기 속에 진압현장에 뛰어든 알바라도는 엄청난 규모의 반란군과  교전중 후퇴했다. 후퇴하던 중 알바라도의 말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알바라도는 낙마하는 사고로 사망했다. 필립핀 탐험대장 알바라도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탐험은 자연 취소되었다.

 

까브리요, 함선 3척을 지휘 태평양 연안탐험
마침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에는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있었다. 필립핀 탐험대 부대장이었던 까브리요는 가족이 있는 지진현장으로 달려갔다.
2년후 멘도자는 까브리요에게 태평양 연안 탐험을 제의했다. 그리고 개인자격으로 필립핀 탐험에 참가하기로 한 빅토리아호와 산미구엘호를 까브리요의 태평양 연안탐험대에 배속시켰다. 이렇게 해서 코로나도의 육상탐험대는 1,600여명의 대원을 이끌고 7개의 황금도시와 '아니안 해협'을 찾아, 까브리요는 산살바도르 호등 3 척의 함선을 지휘하여 태평양 연안을 탐험하고 '아니안 해협'을 찾아 바다로 나섰다.
사각 돛에 한껏  남동풍을 품은 까브리요의 함선은 태평양 해변에 이은 멕시코 연안을 따라 북으로 향했다. 밤낮 쉬지않고 달린 함선은 120마일 뱃길을 따라 28일 화요일 늦은 밤 위도 20도23부에 위치한 코린트에 닻을 내렸다. 다음날 105마일 캘리포니아 만 건너에 있는  바하 캘리포니아를 향해 기수를 돌렸다.
29일 하루내내 바다는 조용했다. 마침 30일 기다리던 바람이 불었다. 30일 목요일 까브리요와 3척의 함선은 바다 건너 바하 캘리포니아 (Baja California)를 향해 뱃길에 나섰다. '바하'는 '아래쪽, 하부'를  의미하는 말. 즉 아래편에 위치한 캘리포니아를 뜻하는 지명이다.
그러나 잠시 일었던 바람은 다시 잦아들어 함선을 밀어줄 수 없었다. 바다물길을 따라 조타수는 키를 이용하여 조금씩 캘리포니아 만을 건너갔다.
선원들의 선상생활은 척박했다. 단조로운 생활의 연속이었다. 바다에서 선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선장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험한 바다에서 선원들은 선장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항해중 선원들은 짜여진 조에 따라 바다를 감시하는 망을 보았다. 후미와 선미에는 망원경을 든 망지기가 상주하여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이상한 기미가 보이면 즉시 조장에게 보고했다. 보초임무는 보통 4시간 간격으로 교대했다. 키잡이는 수평선과 태양과 북극선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위치를 관측했다. 그리고 조장은 임무 교대를 마치면 그날의 날씨, 그리고 풍속, 위도등 세세한 것을 기록했다. 또한 속도측정기인 <Log>를 통해 배의 속도와 항해거리를 확인했다.
                        

<다음호에 계속>

 

 

N1.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404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샌프란시스코 언덕에 황제의 기를 꽂다"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2-09
1403 [바쿨라 변호사의 법률 칼럼]위험한 도시, 죽음의 도로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2-09
1402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의이인(薏苡仁) 1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2-09
1401 [정선심 요리사의 건강요리] 만두피 없는 굴림만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2-09
1400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샌프란시스코 언덕에 황제의 기를 꽂다"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2-02
1399 [바쿨라 변호사의 법률 칼럼]교통사고 변호사 만날 때 어떤 서류를 챙겨가야 하나요?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2-02
1398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육종용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2-02
1397 [정선심 요리사의 건강요리] 나막 물김치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2-02
»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샌프란시스코 언덕에 황제의 기를 꽂다"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26
1395 [정선심 요리사의 건강요리] 두부 무 조림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26
1394 [바쿨라 변호사의 법률 칼럼] 새해가 되면 업데이트하세요!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26
1393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익모초(益母草)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26
1392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샌프란시스코 언덕에 황제의 기를 꽂다"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19
1391 [바쿨라 변호사의 법률 칼럼] 내 보험을 사용해야 하나요?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19
1390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익모초(益母草) 1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19
1389 [정선심 요리사의 건강요리] 아스파라거스 들깨가루 볶음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19
1388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아리조나]"샌프란시스코 언덕에 황제의 기를 꽂다" 이범용(시인, 전 여성지 '여원' 기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12
1387 [바쿨라 변호사의 법률 칼럼] 세입자 보험 (Renters Insurance)은 어떤 것인가요?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12
1386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결명자(決明子)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12
1385 [정선심 요리사의 건강요리] 고구마 찰전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22-01-12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PC방, 학교,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