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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타나 호 보급품 조달차 본토로 출항
토착민 자녀를 만나면 기지로 불러 어린이에게는 스페인 말을 가르치고 대신 어른들한테는 구아이쿠라스부족 말을 배울까해서 였다. 알마테리아 호의 선장 페드로와 간부급 대원과 소총수 25명 그리고 잡역부로 뉴스페인 현지인 몇명이 뒤따랐다. 일행은 한적한 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멀리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잔잔한 파도소리가 뭍혀왔다. 비릿한 바다 내음과 함께 소금기 냄새도 났다. 그러나 새소리만 시끄러울 뿐 가도가도 주위는 고요했다. 일행은 구아이쿠라스 부족이 요새를 방문할 때 오가던 길을 따라 서쪽으로 향했다. 희미한 발자욱을 따라 활시위처럼 둥글게 돌아 약 20마일정도 걸었다. 마침 너른 평원 한편에 마른 풀로 엮은 초막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이 보였다. 낯선 외지인이 나타나자 벌거벗은 토착민들은 가슴아래만 가린 여인들과 아이들을 숨기느라 부산했다. 젊은 전사들은 무기를 들고나와 여인네와 어린아이를 숨길 시간과 방어할 틈을 벌기위해 대담하게 맞섰다. 전사들은 일행이 물을 구하러 온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물은 저편에 있다고 손짓 몸짓으로 말했다. 충분히 방비할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했는지 정식으로 원로가 나타나 아톤도와 키노 신부 등 간부급 인사를 마을 안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물을 권했다.
마을 안에는 아래만 가린 벌거벗은 남성 200여명이 활과 창, 몽둥이로 무장한 채 일행을 사납게 노려보고 있었다. 여인네와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아톤도 대장은 원로를 비롯한 토착민들에게 자신은 싸우러 오지않고 친구가 되기위해 왔다고 몸과 손으로 설명했다. 그래도 주위를 둘러싼 토착민 전사들은 무기를 바닥에 내려놓지 않았다. 이들은 잠시 머리를 맞대고 심각하게 입씨름을 시작헸다. 화전 양론을 벌리는게 분명했다. 그사이 원로는 전사 12명을 마을 밖에서 기다리는 아톤도의 부하들을 살피고 돌아왔다는 것을 후에  알았다. 이날 밤  아톤도와 키노 신부 등 일행은 마을 밖 들판에서 야영하면서 주위에 보초를 세우는 등 토착민들의 공격에 대비했다.

 

토착민 마을 밖에서 야영하다
다음날 아침 일행은 선물로 준비해간 유리구슬과 옥수수빵, 색색의 머리띠, 작은 칼 등을  토착민에게 전달하고 마을을 떠나 더 깊숙히 들어갔다. 그러나 식수를 구하기 어려워 얼마후 요새로 향했다.
며칠 후 아톤도 대장은 고니 신부와 몇몇 대원과 함께 이번에는 구아이쿠라스 부족이 사는 방향과 반대 방향인 동쪽으로 탐험에 나섰다. 주위는 척박하고 거칠었다. 아톤도 대장에 앞서 정찰을 나섰던 대원들이 돌아왔다. 대원들은 "고지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니 매우 아름다운 계곡이 보인다"라고 아톤도 대장에게 보고했다. 일행은 거친 숨을 뿜으며 정찰대가 말한 아름다운 계곡을 향했다. 그러나 아름답다고 보았던 계곡은 막상 도착해보니 거친 협곡이었다.
탈진한 일행은 더 이상 탐험을 포기하고 서둘러 요새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 탐험에서 일행은 코라스(Coras) 라고 불리우는 부족을 만날 수 있었다. 구아이쿠라스 부족과 달리 코라스 부족은 비교적 유순할 뿐 아니라 외지인에 대해 적의가 적어보였다. 아톤도 대장은 요새로 귀환하기 전 이들을 요새로 초대했다. 옥수수 빵이나 단 옥수수 과자에 맛을 들인 코라스 토착민들은 수시로 요새를 드나들었다. 고니 신부는 이들을 접대하며 코라스 부족 언어를 배웠다. 대신 키노 신부는 구아이쿠라스 말을 배웠다. 

 

요새를 찾아 온 유순한 코라스 부족
유순한 코라스 토착민들은 날이 저물면 아예 요새에서 밤을 보냈다. 대원들 틈에서 아무렇지 않게 잠을 자고 어울려 밥까지 먹었다. 키노 신부와 고니 신부는 전교의 대상으로 코라스 부족을 대했으나 대원들은 이들을 기피했다.
1683년 6월 키노 신부는 본국 마르티네즈 신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대원들 입장에서 그들을 보면 희고 나의 입장에서 보면 검습니다. 대원들이 보기에 그들은 나쁘게 보여도 나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 모두 하느님의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구아이크라스 부족들과도 대원들은 원만하게 지냈다. 그들은 수시로 과일이나 메스칼레스를 들고 요새를 찾았다. 어느때는 대원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진주를 들고 왔다. 이들이 요새를 찾을 때마다 대원들은 그들이 즐기는 단 옥수수 과자나 빵, 머리띠, 작은 칼같은 것을 선물했다. 특히 이들은 소형 칼을 아주 좋아했다. 키노 신부는 1683년 7월 27일자 마르티네즈 신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토착민들에 대해 자세히 기록했다.
"토착민들은 우리에게 항상 쾌활하고 붙임성있게 대했다. 이들은 근육질 체격에 키도 크고 몸매는 단단해보였다. 그리고 항상 잘 웃고 쾌활했다. 남자들은 아래만 가린 벗은 몸에 머리는 예쁜 새털로 장식했고 여자들은 가슴 주위부터 짐승 가죽으로 몸을 가렸다. 그리고 피부는 본토 스페인 사람보다 희였다. 며칠전 요새를 방문한 어느 소년은 얼굴이 완전 핑크색이었다. 또한 구아이쿠라스 부족들은 주식이 생선이지만 가끔 들에나가 사슴이나 토끼, 새들을 사냥했다. 어느 병사는 대장의 허락을 받고 들에 나가 잠깐 사이 들비들기 3마리를 잡을 정도로 근방에는 새를 비롯한 짐승이 많았다. 이들의 주된 무기는 활과 화살로 화살은 날카로운 돌을 끼웠다. 대신 이들에게 독화살에 대한 지식은 없었다. 추장은 항상 갈대로 만든 피리를 목에 걸고 다녔으나 적과 전쟁을 벌일 때 이외에는 불지않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정착 대원들의 하프나 플루트, 그리고 기타소리를 매우 싫어했다. 구아이쿠라스 부족언어에 S나 F 발음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들 언어는 배우기가 그리 어렵지않았다. 이들도 우리 말에 관심이 많아 물건을 가리키며 '이것은 무엇이라고 말하는가'하고 묻기도했다. 실제 양측 말을 하는 통역이 있다면 전교는 실제 빨리 이루어질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님의 뜻을 따를 수밖에"라고 편지를 끝냈다.

 

통역없이 몸짓으로 의사소통
낮과 밤이 지나면서  정착민과 코라스 토착민 사이에는 통역이 없어도 그럭저럭 지날 수 있었다. 양측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손짓과 몸짓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다.
어느 날 키노 신부는 마음씨 착한 노인을 만났다. 그는 다섯 아들을 두었다. 그러나 그 노인은 사고로 막내를 잃었다. 이 노인은 키노 신부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고 키노 신부를 아들의 무덤까지 안내했다. 그리고 노인은 막대기로 아들의 무덤을 파는 시늉을 하다 나중에는 직접  시신을 꺼내 키노 신부에게 보였다. 이렇게해서 노인은 아들의 사망 사실을 키노 신부에게 알렸다. 어느날 정착민 중 한 사람이 토착민에게 "강은 어디쯤 있는가"하고 물었다. 그러자 토착민은 창을 들고 일어나 서쪽 방향을 가리켰다. 독특한 걸음 거리로 자신의 종족이 모여있는 곳을 지나 요새를 반쯤 돌아 다시 해를 가리켰다. 그리고 해가 지고 다시 해가 반쯤 지는 모습을 보였다. 대원들은 이같은 행동을 보고 서쪽으로 하루 반 거리에 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대원들은 소금을 한웅큼 들고 토착민을 찾았다. 그리고 맛을 보게했다.  토착민들은 이제껏 이처럼  짠맛이 나는  소금은 맛본 적이 없었다. 입맛 돋구는 소금 맛에 반한 토착민들은 이 소금을 어디로 가면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대원들은 이들이 지금까지 소금을 모르고있다는 것을 알았다. 키노 신부와 대원들은 라파즈 만 입구 해변에 소금으로 이루어진 소금 둔덕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이들은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마침 해는 기울어 서쪽 하늘에는 화려한 노을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자 이들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두손을 뺨에 대고 눈을 살그머니 감았다. 그리고 일어나서 토착민 말로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말하고 근처 나무 숲속으로 사라졌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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