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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아래로 말을 몰아 죽이는 이보추장 부족
대원들이 잘린 말의 귀 2개를 아톤도에게 보여주었다. 아톤도는  이보 추장의 부족 몇명이 말을 벼랑끝으로 몰아죽였다는 것을 알았다.
2월 24일 마을을 떠나면서 아톤도는 이보 추장에게 데리고 간 개를 선사했으나 이보 추장은 다시 돌려주었다. 3일후 아톤도는 푸른 바닷물이 넘실대는 해안가에 이르렀다. 그때 대열의 후미에서 총소리가 났다. 총소리에 놀란 말이 날뛰다가 수렁에 빠졌다.
아톤도 대장과 고니 신부와 일부 병사와 대원들이 비옥한 정착지를 찾아 내륙을 떠돌때 키노 신부는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토착민에게 다가갔다. 특히 키노 신부는 벌거벗고 생활하는 토착민들에게 옷입기를 권했다. 그리고 옷이 얼마나  추위를 가려주는가를 몸소 옷을 입어보며 알려주었다. 옷을 입어본 토착민들은 이후 자진해서 옷입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고집스러운 일부 토착민들은  입었던 옷을 아무데나 벗어던지기도 했다. 이들은 키노 신부가 사용하는 불을 피우는 렌즈에 무척 호기심을 보이며 문명의 이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황제 폐하가 토착민들에게 보낸 6천달러어치의 각종 과자나 작은 손칼, 머리 띠같은 선물은 이들의 마음을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같은 키노 신부의 진정에 마을의 작은 소녀가 응답했다. 기도하는 방법을 이해한 이 소녀는 언제부터인가 성당의 성모님 성화앞에서 무릎을 꿇고 "그리스도의 자녀'가 되게 해 달라고 즐겨 기도했다. 이 작은 소녀는 성당의 축일에는 성당을 꾸미는데 자진해서 도왔다. 이제 키노 신부가 말을 타고 마을에 나타나면 벌거벗은 어린아이들은 말 양편을 달리기도 하고 어느 어린이는 재빨리 말에 올라탈 줄도 알았다. 이제 키노 신부는 마을 부족들의 스스럼없는 친구가 되어갔다.
 

서서히 토착민 친구가 되어가는 키노 신부
어느 날 키노 신부는 다귈로라는소년을 앞세워 어느 마을을 찾았다. 괴이한 짐승을 타고 키노 신부가 나타나자 마을의 여인네와 어린이가 나무 숲으로 몸을 피했다. 키노 신부가 옥수수 과자와 장난감을 선물하자 숨었던 토착민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마을에는 키노 신부가 이사벨이라 이름 지은 노파가 있었다. 노파는 병중이었다. 이사벨을 찾은 키노 신부는 노파 옆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쾌유를 비는 기도를 바쳤다. 키노 신부는 마을을 찾을 때마다 진정으로 이사벨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바쳤다. 이같은 모습에 마을 사람들은 키노 신부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점차 키노 신부가 말하는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였다.
어느 때부터인가 이그나시오 프란시스코라는 이름의 소년과 에우제비오와 디길로 소년이 키노 신부의 숙소에서 잠을 잤다.

 

가뭄으로 대지는 불타고 생물은 죽어갔다
황량한 대지는 벌겋게 불탔다. 근 반년동안 한 모금의 물도 마시지 못한 거친 황야의 들풀이며, 덤풀은 뜨거운 햇살에 축 늘어진채 말라갔다. 반도의 북쪽 하늘을  흐르는 물기젖은 비구름을 밀어낸 뜨거운 바람은 계속 들판을 달구었다. 지상에 의지한 채 목숨을 이어오던 풀이며 토끼, 그리고 들쥐같은 동물들은 서서히 시들어가며 죽어갔다. 근 반년이상 계속된 가뭄은 이미 아톤도 대장과 키노 신부의 정착대가 도착하기전부터 시작되었다. 그간 단 한차례 대지를 적시는 빗방울을 보였을 뿐 게속된 가뭄으로 연일 대지는 불탔다. 허연 먼지만 마른 바람에 날리는 대지에는 싹이 트다가 말라 비틀어진 시든 옥수수 줄기만이 가득했다.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탐험대
이처럼 황량한 대지에는 모든 것이 죽어가고 토착민이고 짐승이고 살아 숨쉬는 동물은 먹이를 찾아 대지를 기어다니고 식물은 대지에 뿌리를 대고 한모금 물줄기에 애써 매달려 목숨을 유지했다.
몇달째 먹이를 구하지 못한 토착민들은 떼를 지어 풀뿌리나 나무뿌리, 아니면 말라 비틀어진 열매를 구하러 들판을 헤맸다. 그 옆에는 배를 곯아 두 눈이  십리나 들어간 아이들이 어미의 허리를 잡고 뒤따랐다. 그러다가 맨땅에 몸을 누이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이같은 풍경은 정착지에도 마찬가지였다. 대원들은 영양실조와 배고픔을 덜어주던 채소류마저 바닥이 나자 괴혈병으로 몸져 누웠다. 또한 오랜 가뭄끝에 식수를 공급하던 우물까지 말라버리고 조금 고여있는 물은 마실 수 없을만큼 짰다.
당시 아톤도 대장 (* 그는 해군성 제독직함도 가졌다.)에게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몇 개 있었다.
당장 시급한 것은 가뭄에서 대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착민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비옥한 정착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아톤도 대장은 황실과 바하반도 탐험 계약을 체결할 때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자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바하 반도에 정착한 지 1년 반이 가까워 오도록 아톤도 대장은 마땅한 정착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라 파즈에서 토착민과의 불화로 산 부르노를 이주한 이래 몇개월간 아톤도 대장은 정착지를 찾아 헤메였지만 비옥한 정착지를 찾지못했다. 아톤도 대장은 산 부르노에 정착해 몇차례 옥수수나 밀 같은 곡물을 파종했으나 가뭄으로 싹조차 튀지못했다.
두번째는 "어느 바다에서부터 진주조개잡이를 시작하느냐"였다. 정착지가 확정되지않은 상테에서 진주조개잡이를 시작하다가는 토착민들과 혹시나 불화가 일어난다면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갈 수 있어 신중에 신중를 기해야만 했다.
세번째는 계속 늘어나는 환자들 문제였다. 환경이 열악한 산 부르노 지역에 환자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었다. 영양상태나 주위 여건이 산부르노보다 나은 본토로 이송해야 하나 본토 어디로 이송해야하는가도 문제였다. 환자는 계속 늘어나 전체 대원중 39명이 괴혈병으로 누워있었다. 의사 카스트로는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최선을 다했으나 별다른 효과는 볼 수 없었다. 또다시 4명의 환자가 낯선 이교도들의 땅에 영원히 육신을 뉘어야만 했다.
선교원의 여자노예를 비롯한 괴혈병으로 괴로워하는 환자들은 "제발 토착민들에게 베푸는 자비 중 일부만이라도 우리에게 베풀어 본토로 이송시켜달라"고 애원했다.
이미 필립 4세의  황실은 25만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아톤도의 바하반도 정착에 투입했다. 막대한  지원에 비해 하느님을 모르는 토착민을 주님의 품에 안내한 효과는 미미했다.
1684년 10월17일 뉴 스페인 아라공 총독은  아톤도 대장에게 "정착지에서 가축을 사육하면서 정착비를 절약할 수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보고하라"고 통고했다. 아톤도 대장은 즉시 키노 신부를 비롯한 고니 신부, 구즈만 선장, 황실감독관 모라자와 라스카노 그리고 콘트테아스 등 주요 간부를 소집했다. 그리고 각 자에게 백지 1장씩 나누어 주고 2일 내에 좋은 방안을 제출하라고했다.
이 방안 중에는 어느 바다에서 진주조개잡이를 시작해야 하는가에서부터 말고기 맛을 아는 토착민으로부터 말들을 보호하는 법 등 여러가지 의견을 제출하라고 했다. 며칠후 라스카노, 구즈만 모라자 등이 좋은 의견을 제출했다. 이들은 모두 선교원의 규모를 줄여서라도 산 부르노와 산 이시도르의 선교원을 남겨두어야한다고 주장했다. 키노 신부와 고니 신부도 어렵사리 정착한 선교원은 유지되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서둘러 자급할 수 있는 정착지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정착비 지출에 곤혹스런 황실
이처럼 아톤도 대장을 비롯한 고위간부들이 자급책을 놓고 난상 토론을 벌일때 산 부루노의 여건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사지가 마비되어 누워있는 환자들은 전혀 치유되지 않았다. 선교원의 여자 고용원까지 누워있어 환자들은 전혀 간호를 받을 수가 없었다. 황실 감독관 모라자도 마지막 종부성사를 받아야 할 만큼 위중했다. 사태의 심각함을 통감한 아톤도 대장은 우선 누워있는 환자들을 전원 야퀴이강 근방으로 이송하여 치료하기로 했다. 영양상태와 일기가 산 부르노보다 양호한 야퀴이 근방이 환자들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톤도 대장의 이같은 결정에 키노 신부는 강력 반발했다.
선교원의 규모를 대폭 축소해서라도 선교원을 유지하려던 키노 신부는 이같은 자신의 계획을 아톤도 대장에게 제출했다. 그리고 아톤도 대장이 발란드라 호를 타고 인근 해협으로 시험차 진주조개잡이를 나간 사이 구즈만 선장과 일부 움직일 수 있는 병사들과 함께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걸프만 북쪽 지역을 탐사했다. 그러나 그곳도 심한 가뭄으로 황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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