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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민 폭도로 표변, 사에타 신부 살해
"획~획" 바람소리를 내며 폭도들이 날린 화살은 사에타 (Francisco Xavier Saeta: *1670시실리의 귀족가문에서 태어나 1694 4.4 순교) 신부를 향해 날았다. 성난 폭도들과 잠시 대화를 나눈 후 배웅을 하고 돌아선 사에타 신부를 향해 날아간 화살은 정확히 사에타 신부의 등과 허리를 관통했다. 화살을 움켜쥔 채 사에타 신부는 비틀거리며 침실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누구든지 와서 도와달라고 외쳤다. 그러나 성난 폭도들의 함성에 놀라 모두 몸을 숨긴 선교원에는 죽어가는 사에타 신부를 돌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들리는 것은 폭도들의 괴성뿐이었다. 사에타 신부의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는 벌써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었다. 사에타 신부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침실로 들어가 침상 곁에 모셔둔 십자고상을 움켜지고 힘없이 침상에 몸을 뉘었다. 침대에 몸을 누인 사에타 신부는 아무도 돌보는 이 없이 서서히 24세의 젊은 나이에 눈을 감았다. 그가 눈을 감는 순간에도 선교원이 자리한 카보르카 4월의 하늘은 유난히도 맑고 따사한 바람은 대지에 가득했다.
이처럼 사에타 신부가 순교하면서 하느님의 복음은 토착민이 날린 화살처럼 아리조나의 콜로라도 강을 건너 너른 캘리포니아까지 퍼져갔다. 드디어 미지의 땅 샌프란시스코 만에 하느님의 복음을 전할 스페인 황실의 깃발을 날리게 되었다. 이것은 1694년 4월2일 오전 6시경이었다.
카보르카 선교원을 습격한 성난 폭도들은 우리에 몸을 숨긴 목동 마아틴과 어린 페르디난도도 잔인하게 살해했다. 그리고 선교원에 몸을 피해있던 통역 프란시스코 핀토르를 발견한 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우리에서 키우던 소, 양같은 가축을 무차별 살륙한 뒤 선교원과 농장에 불을 질렀다. 이제 반쯤 이성을 잃은 폭도들은 미친듯 함성을 지르며 떼를 지어 강을 따라 북쪽으로 몰려갔다.

 

폭도가 된 토착민, 선교원 약탈하다
소노마 지역 피마 토착민과 이웃하고 사는 오파타 (* 오파타 부족은 아리조나와 멕시코 국경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토착민. 15세기경 스페인 정착민과 교류한 비교적 유순한 부족) 부족은 피마 토착민에 비해 양순하고 우호적이었다. 정착민과 정착촌 수비대는 이같은 오파타 토착민을 목장이나 농장에 고용한 후 함께 어울려 살았다. 또한 수비대는 오파타 젊은 이들을 보조병으로 고용한 후 저항하는 토착민을 정벌했다.
피마 토착민들은 수비대의 보조병이 된 오파타 전사들을 배신자라고 무시하여 자연 앙숙이되었다.
키노 신부는 1691년부터 투부타마에 선교원을 세우고 토착민 어린 양들의 영혼구제사업을 벌여왔다. 이곳 선교원 목장과 농장에는 정착민에게 우호적인 오파타 부족들이 다수 고용되었다.
평화스런 마을 투부타마의 토착민 폭동은 사소한 사고에서 비롯되어 이곳에서 한번 불붓기 시작해 수년간 피메리아 알타를 공포의 지역으로 만들었다.
1695년 3월 29일 투부타마 선교원 대니얼 신부는 성주간 행사를 치루기 위해 인근 투아페로 향했다. 대니얼 신부는 떠나기 전 오파타 출신 목장감독 안토니오에게 선교원과 목장을 돌보라고 일렀다. 천성이 아둔하고 옹졸한 안토니오는 평소에도 피마 출신 인부들을 거칠게 다루어 종종 불화를 빚었다.
끔직한 사건은 안토니오의 사소한 폭행에서 비롯되었다. 4월 1일 안토니오는 피마출신 목동과 함께 가축을 돌보았다. 그러나 목동의 동작은 무척이나 굼떴다. 평소 피마 목동을 거칠게 다루던 안토니오는 굼뜬 목동에게 주먹질을 했다. 그리고도 성질이 풀리지 않은 안토니오는 비명을 지르는 목동의 가슴을 구둣발로 찼다. 갑작스런 폭행에 목동은 "오파타 놈이 나를 죽인다"고 비명을 지르며 소리쳤다. 목동의 갑작스런 고함소리에 들에서 농작물을 돌보던 피마 농부들이 연장을 들고 모여들었다. 매를 맞던 목동은 몰려오는 동족을 보고 서럽게 울부짖으며 "오파타 놈이 나를 죽인다"고 계속 소리쳤다. 평소에도 눈의 가시같던 목장감독을 향해 피마 농부들은 무작정 달려들었다. 연장과 활을 든 피마인들이 몰려오자 안토니오는 재빨리 근처에 있던 말등에 올라탄 후 말에 채찍을 휘둘렀다.
그러나 평상심을 잃은 피마의 농부들은 난폭자로 변해갔다. 흥분한 난폭자는 달리는 말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날아간 화살에 안토니오가 비명을 지르며 말에서 굴러떨어지자 이미 난폭자가 된 피마인들은 달려들어 몽둥이질을 했다. 그리고도 분을 삭이지못한 피마인들은 선교원으로 몰려가 불을 지르고 약탈했다. 그리고 목동 마아틴과 어린 목동 페르디난도를 살해하고 다수의 가축을 살해했다. 선교원을 약탈하고 농장에 불을 지른 폭도들은 눈에 띄는 오파타인들을 살해한 후 "외지인을 죽여라"고 함성을 지르면서 강줄기를 따라 52마일 거리의 가까운 카보르카로 향했다. 폭도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 40여명을 넘었다. 그리고 일부 토착민들은 일찍 길을 떠난 대니얼 신부를 사로잡으러 그가 떠난 길을 따라 추적했다. 다행히 대니얼 신부는 재빨리 토착민 원로의 집에 숨어 화를 면했다.

 

변방사목을 자청 한 젊은 사에타 신부
시실리의 유서깊은 가문에서 1670년 태어난 사에타(Francisco Xavier Saeta: 1670~1694.4.2)는 일찌기 뉴스페인에서 사제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뉴스페인으로 향하는 선상에서 사에타는 뉴스페인에서 사목의 길을 떠나는 캄포스 신부와 동행했다. 사에타는 뉴 스페인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693년 사제가 되었다. 키노 신부가 피메리아 알타 2곳에 선교원을 증설하자 예수회 관구는 베이에르카 신부와 사에타 신부 2명을  파송했다. 베이에르카 신부는 코코스포라 선교원을, 사에타 신부는 돌로레스에서 50여마일 거리의 카보르카 (Caborka)로 파송되어 새로운 선교원을 설립하라는 명을 받았다.
1694년 10월9일 키노 신부는 돌로레스 신부와 함께 새로 선교원이 들어설  카보르카로 향했다. 두 사제 뒤에는 일용품과 토착민에게 나누어줄 선물과 밀, 콩같은 파종할 곡물의 씨앗을 실은 노새와 토착민에게 선보일 소, 양, 염소같은 가축이 뒤따랐다. 카보르카의 마을 주민들은 부임하는 사에타 신부를 위해 작은 초막을 마련한 후 마을 입구까지 나와  두 사제를 영접했다.
키노 신부는 이제는 낯이 익은 마을 주민에게 젊은 사에타 신부를 소개했다. 사에타 신부는 10여명의 마을 어린이에게 영세를 베풀었다. 키노 신부는 사에타 신부에게 토착민 마을에서 생활하고 전도하는 요령을 자상하게 설명하고  7년전 자신이 돌로레스에 도착했을 때 친절하게 도와주던 통역 프란시스코 핀토르를 남겨두고 돌로레스로 돌아갔다.
이제 광활한 황무지 절해의 고도같은 카보르카에는 난파한 선원처럼 사에타 신부만 홀로 남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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