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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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키노 신부 일행은 산타아우라리아 우물을 떠나 서쪽으로 15마일 가량 전진했다. 마침 그곳에서 마실 물이 넉넉한 우물을 발견하고 우물 곁에 야영장을 마련했다. 그러나 우물은 가축이 직접 마시기에는 너무 깊어 일행은 용기에 물을 길은 후 갈증에 허덕이는 가축에 주었다. 일행은 우물곁에 야영장을 마련하고 하늘에 가득한 총총한 별빛을 바라보며 잠을 청했다. 다음날 일행은 2월의 따사한 햇살을 받으며 묵묵히 15마일 가량 전진했다. 마침 프레쉬 크릭 (Fresh Creek)이라고 이름지은 작은 내에 이르렀다. 주위에 길게 뻗은 산 정상에는 길고 네모난 바위들이 무슨 유럽의 성처럼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일행은 길게 성처럼 뻗은 바위가 노아의 방죽 (*Noah's Ark)같이 생겼다고 이곳을 "노아의 방죽"이라고 이름지었다.
13일 일행은 '노아의  방죽'을 떠나 서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날 밤 파파고 인디안의 땅인 토파와 (Topawa)에서 야영했다. 이곳에는 이후 파파고 프란시스코 교단 본부가 세워진다. 다음날 일행은 멕시코 국경근방 카모테스 늪지대에서 야영하고 15일은 북서쪽을 휘돌아 지난번 탐험때 지났던 악툼그란데 (Actum Grande)를 다시 지나갔다. 그리고 산정상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자갈투성이길 '메나저 스 패스 (Menager's Pass)'를 지났다. 거친 자갈길을 지나며 일행이나 가축이나 모두 발에 상처를 입어 발을 절어야했다. 벌써 돌로레스를 떠난 지 7일이 지났다. 2월16일 일행은 유마와 파파고 영토 선교의 중심기지로 삼기위해 36마리의 가축을 출발시켜 목장을 세우기로 한 소노이타까지 아직도 12마일 거리에 있었다.
젖소 36마리  목장 소노이타에 설립
키노 신부 일행이 소노이타 마을에 도착하자 키노 신부가 보낸 36마리의 소떼는 들풀을 찾아 목책 안을 돌고있었다.
현지 토착민들은 이제는 구면이 된 키노 신부를 환영하고 또한 보내준 젖소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그들이 키노 신부에게 접대한 음식은 애써 아껴 둔 콩이 전부였다.
키노 신부가 거대한 두 강물이 합쳐지는 지점으로 간다고 하자 마을의 원로를 비롯한 여러사람들은 가는 길이 위험하나 기꺼이 길을 안내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키노 신부가 지상에서 가장 험한 길로 알려진 남서쪽으로 난 길을 통해 가겠다고 하자 이들은 절대 안된다고 극구 만류했다. 남서쪽을 통해 질러가는 길은 산세가 험할뿐만 아니라 가는 길목에서 식수를 구하기 어려워 자칫하면 갈증으로 목숨을 잃는다고 만류했다. 그리고 그길 주변에는 갈증으로 죽어간 사람들의 무덤이 즐비하다고 했다. 그러나 키노 신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위험하다는 '악마의 길'을 고집했다.
2월 18일 키노 신부와 일행은 지상에서 가장 험한 길로 알려진 '악마의 길' (*스페인어로는 Camino del Diablo, 영어로는 the Devil's Highway) 대장정에 나섰다. 여행중 물웅덩이가 있는 곳을 자신있게 찾을 수 있다는 젊은이가 앞장서고 일행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넉넉하게 식수를 준비한 후 안내인을 따라 일년 평균기온이 화씨 120도임을 감안해 새벽 일찍 길을 나섰다.
앞장선 안내인은 약 20마일 정도 북서쪽으로 돌았다. '악마의 길'이 시작되고  안내인이 있다고 장담한 물웅덩이는 찾을 수가 없었다. 안내인은 다음 물웅덩이는 42마일밖 북서쪽에 있다고 했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사람이고 짐승이고 모두 더위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높다란 산을 타고 걸었다. 발은 뜨거운 자갈에 거의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물을 아끼느라 모두들 갈증을 참아내며 가지고 간 물로 겨우 입술만 축이면서 열기에 뜨겁게 달구어진 자갈길을 힘들게 걸었다. 안내인은 '악마의 길'에서 첫번째 만나는 물웅덩이 위치를 반대편에 있다고 착각했는지 모른다.
'악마의 길'에서 첫번째 물웅덩이를 놓치다
그러나 지금 그의 실책을 탓할 입장이 아니었다. 일행은 힘겹게 다음 물웅덩이가 있다는 곳을 향해 40여마일을 힘겹게 전진했다. 그리고 가파른 시에라 핀타 (Sierra Pinta) 고갯길을 숨을 헐떡이며 기어올라 산자락 사이 깊은 골짜기로 빠져드는 입구에 이르렀다. 안내인은 근처에 물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안내인이 말한 물웅덩이는 4분지 1마일 정도 가파른 화강암 바위자락을 타고 기어오르고 내려가는 깊은 협곡에 있었다. 산세가 얼마나 험한지 짐승은 도저히 오를  수 없었다. 키노 신부와 그 일행은 천신만고 끝에 산에 오르자 오싹하리만치 차가운 달빛이 물웅덩이를 비추고 있었다.
게걸스레 물을 마신 일행은 처연한 달빛이 가라앉은 물웅덩이를 '달빛의 물웅덩이'라고 이름지었다. 그리고 갈증에 허덕이는 노새와 말이 마실 물을 용기에 담아 힘겹게 지고 내려왔다. 또한 바위사이에 고여있는 물웅덩이가 사람의 심장을 닮았다 하여 '심장의 물웅덩이'라고도 불렀다.
다음날 새벽 일찍 일행은 하얀 산토끼가 길을 가로질러 산으로 내닫는 길로 서둘러 나섰다. 산중턱에는 흉칙하게 털이 곤두선 멧돼지가 일행을 노려보고 바위틈에서 큰 뿔을 한 산양이 일행을 조심스레 살펴보는 산자락을 바라보며 길을 걸었다. 어느새  일행은 너른 황무지에 들어섰다. 그리고 북서쪽으로 9마일 가량 전진한 후 왼편에 자리한 까베자 프리에타 물웅덩이를 지나 다시 27마일 가량 전진했다.
드디어 무미건조하고 지루한 사막을 지났다. 얼마후 일행은 다행히 '숨겨진 물'이라는 의미의 아구아 에스칸디아 (Agua Escandida)라고 불리우는 작은 토착민 마을에서 야영했다. 나무뿌리와 풀뿌리, 그리고 나무열매와 도마뱀으로 연명하여 삐쩍마른 벌거벗은 30여명 파파고 부족들이 일행을 맞았다. 키노 신부는 굶주리는 토착민들에게 노새에 싣고간 양식과 생활용품을 듬뿍 안겼다.
근처 맞은 편 산은 말로만 듣던 티나하스 (Tinajas) 산. 동쪽에 면한 가파른 화강암 바위 사이로 고인 빗물이 흐르면서 9개의 물웅덩이가 생겨났다고 한다. 고인 빗물로 생겨난 9개의 물웅덩이는 갈증으로 초죽음이 된 채 '악마의 길'을 지나는 길손들은 생명을 구해준다고 했다. 마침내 티나하스 알타스에 이른 키노 신부와 그 일행도 가파른 화강암 바위를 기어올라 빗물이 고인 물웅덩이 물로 갈증을 달랬다.
키노 신부는 바위사이에 흐른 빗물이 고인 물웅덩이가 영세때 사용하는 성수를 담은 용기와 비슷하다하여 물웅덩이를 '성수의 잔'이라고 이름지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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