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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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바뀌어 3월로 들어섰다. 키노 신부는 이곳부터는 피마인들의 땅이라는 것을 감안해 안내인을 피마인으로 새로 고용했다. 일행은 새로 고용한 피마 안내인을 따라 힐라벤드를 가로질러 시에라 라 에스트렐라(Siera la Estrella) 마을 위쪽에 있다는 피마인들의 마을로 향했다. 일행은 풀 한포기 볼 수 없는 불모지에다 온통 돌투성이의 바위산에 둘러싸인 험지 33마일을 묵묵히 지났다. 드디어 불모지를 벗어나자 푸른 초원이 보였다. 그러나 푸른 초원 한가운데 보이던  우물에는 물 한방울 고여있지 않은 마른 우물이었다. 이미 날은 어두워 서산에는 황금빛 노을이 한창이었다. 일행은 어쩔  수 없이 마른 우물곁에서 야영했다. 이제 키노 신부는 그토록 궁금해하던 작은 강들이 힐라강으로 빠져드는 곳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산이 가까이 있음을  알 았다.

 

힐라강을 '사도들의 강'이라고 부르다
날이 밝자 일행은 시에라 라 에스트렐라 마을을 거쳐 강물이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을 향해 거친 바위투성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세는 의외로 거칠고 험해 60 가까운 키노 신부와 길그 신부에게는 무리였다. 정상에 올라 키노 신부는 그토록 궁금해하던 힐라 강변과 그 주위의 광활한 계곡을 둘러보았다. 키노 신부는 천년의 신비를 품은 채 도도히 흐르는 힐라 강물을 말도 잊은 채 오랫동안 응시했다. 잠시후 키노 신부는 안내인이 뻗은 손끝에 시선을 두었다. 저 멀리 힐라 강물이 흘러온 곳 끝에는 실날처럼 가느다란 리오 버어디 (Rio Verde)의 물줄기가 리오 버어디보다     큰 리오 살라도 (Rio Salado) 강줄기 속으로 잦아드는 것이 보였다. 실로 장관이었다. 이렇게 합쳐진 물줄기는 하나가 되어 다시 서쪽으로 한동안 흐르다가 키노 신부 일행이 서있는 산 정상 조금  못미친 산기슭 북쪽을 지나는 힐라강으로 빠져들었다. 
길그 (Gilg)신부는 장관을 이루며 흐르는 힐라강을 "사도들의 강"이라고 이름지으면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키노 신부에게 제안했다. 키노 신부도 지금까지 사제들에게는 금기의 땅으로 알려진 이교도들의 땅에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려면 큰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강을 '사도들의 강'이라고 이름지었다. 하산한 다음 키노 신부는 힐라 강물을 한 웅쿰 제방에 고루 뿌리고 사도들의 이름이 제방에 골고루 스미도록 힘차게 불렀다. 그리고 힐라강으로 흘러드는 근처의 리오 살라도, 리오 버어디, 그리고 리오 산타크루즈, 리오 산 페드로를  매튜강, 마아크강, 류크강, 존강이라고   불렀다. 키노 신부 일행은 강줄기를 따라 내려오면서 리오 살라도 강물이 힐라 강으로 빠져드는 피마인들의 마을인 산 바아톨로메오 (San Bartolomeo del Comac) 근처에서 야영했다. 200여 주민들은 멀리서 찾아온 길손을 반갑게 맞았다. 다음날 일행은 30마일가량 거친 황무지를 지나 상류로 오른 후 산 안드레아스 디 코아타 (San Andreas de Coata) 마을에 도착했다. 키노 신부가 이곳을 찾기는 3번째. 십자가가 마을 입구에 높이 솟은 마을의 주민들은 이제는 제법 낯이 익은  키노 신부를  환영했다.   키노 신부는 그가 보낸 편지가 아파치들의 땅을 지나 무사히 이 마을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이 지역에서 선교의 가능성을 보았다. 이제 키노 신부는 그가 1696년 제작한 지도를 수정해야했다. 새로 수정할 지도에는 '악마의 길'도 그려넣고 그가 이번에 새로 찾은 힐라 강변의 푸른 초원과 또 힐라 강변의 모래제방도 그려넣어야 했다. 

 

폭풍우 속을 지나며 몸살이 난 키노 신부
산 안드레아스 마을을 떠난 키노 신부 일행은 산 하비에르 델 박을 지나 이제는 익숙해진 길을 따라 돌로레스로 향했다. 그러나 '박'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폭풍우가 몰아쳤다. 이제 그들이 지나야할 길은 물이 흥건이 잠긴 늪이 되어버렸다. 말과 노새도 늪속을 빠져나오느라 허덕였다. 오랫동안 물 속을 지나온 말과 노새의 발은 부어올라 제대로 걷지못했다. 늪지대에서 허우적 대기는 키노 신부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몸을 가누기가 힘든 폭풍우를 헤치며 일행은 한발한발 앞으로 전진했다. 그러나 이처럼 거친 악천후 속에 60대 노인인 키노 신부와 아담 길그 신부가 여행하기는 무리였다. 오랜 시간 늪 속을 헤맨 키노 신부의 발은 부어올라 더 이상 발자욱을 뗄 수 없었다. 더구나 키노 신부는 콜레라 증세까지 보이면서 심하게 구토했다. 일행은 폭풍우를 헤치며 쇠약해진 키노 신부를 부축하며 9마일 가량 남쪽으로 전진했다. 그리고 키노 신부를 안전한 장소로 피신시킨 후 키노 신부가 회복될 때까지 이틀간 기다렸다. 어느정도 키노 신부가 체력을 회복하자 일행은 투마카코리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멀리 마을 입구에 높다랗게 서있는 십자가가 보이고 이어서 체력이 바닥난 일행에게 신선한 양젖을 공급할 양떼를 몰고 한무리의 마을 주민들이 달려왔다. 키노 신부를 친아버지처럼 모시는 만히 (Manje)대위는 그의 1699 년 3월 8일자 일기에서 "동행한 당시 60세의 아담 길그 신부도 장기간 여행에서 오는 심신쇠약으로 병석에 누웠다"고 기록했다.  

 

14차례나 아리조나 땅을 찾은 키노 신부 
키노 신부는 척박한 소노라 변방에서 사목하면서 하늘이 외면한 황무지 벌판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면서 살아가는 토착민 특히 피마인들을 잊은 적이없다. 특히 키노 신부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귀한 말씀을 전하려면 이들이 의지하고 살아가는 강은 어디에서 흘러와 어디로 흘러가는가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너른 대지에 의지하고 살아가는 토착민들의 산천이 궁금했다. 키노 신부는 이러한 자신의 궁금증을 풀기위해 모두 14차례나 오늘의 아리조나를 찾았다. 그때마다 키노 신부는 먹거리를 찾아 풀뿌리, 나무뿌리, 그리고 열매를 찾아 황무지를 떠도는 불쌍한 피마 인디안이나 파파고 인디안들에게 젖소나 양, 염소, 돼지같은  가축과 수확이 풍부한 유럽산 밀, 콩같은 곡식의 씨앗, 과일나무, 채소 등을 전해주어 오늘의 아리조나 건설의 초석을 이루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6번 힐라강 주변 탐험
키노 신부의 14차례 아리조나 방문중 6차례는 투마카코리, 페어뱅크, 산하비에르 델 박을 거쳐 투산까지 이어졌다. 또한 키노 신부는 모두 6차례나 힐라강과 그 유역을 탐험했다. 6번의 탐험 중 5번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여 힐라강에 도착했다. 2차례는 산타크루즈를 거쳐 힐라강에 이르렀다. 그리고 한 차례는 까사 그랜데, 소노이타, 캘리포니아 만 그리고 카보르카를 거쳐 돌로레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한차례는 산페드로를, 또 한차례는 빅벤드 (Big Bend) 아래 힐 라강을 건너 엘 사릭 (El Saric) 을 지났다. 그리고 3차례는 소노이타를 거쳐, 그리고 한차례는 감히 현지인들도 도전하지 못하는 '악마의 길'을 넘어 힐라강에 이르렀다. 이중 2차례는 유마인들의 땅을 지나 콜로라도 강을 살폈다. 그리고 콜로라도강을 건너 캘리포니아의 하구를 탐험하고 꿈에 그리던 캘리포니아 땅을 다시한번 더 밟았다. 
이제 키노 신부에게는 '먼 바다 저편 바하 캘리포니아의 해변에서 자라는 아름다운 푸른 조개껍질을 어떻게 산 페드로의 토착민들이 자신에게 선물할 수 있나' 그 궁금증을 푸는 것만이 숙제로 남아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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