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상응론(天人相應論) 2
특히 사람은 그 중의 정화(精華)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이라고 하며, 천지(天地)라는 대우주(大宇宙)에 대비하여 작다는 의미의 소우주(小宇宙)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소문보명전형론(素問寶命全形論)』에서, "하늘이 덮고 땅이 실어서 만물(萬物)이 다 갖추어지지만 사람보다 귀한 것이 없다. 사람은 천지(天地)의 기(氣)로써 생겨나고 사시(四時: 춘하추동의 사계절)의 법(法)으로 삶을 이룬다"고 하였습니다. 천지로부터 기(氣)를 받아들이려면 기(氣)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기(氣)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근거를 『소문육미지대론(素問六微旨大論)』에서는 '기(器)'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사람에게서 찾는다면 신체(身體)라 할 수 있습니다. 신체는 하나의 사람이 정체성(整體性)이 있는 개체로서 다른 사물(事物)로부터 구별지워줍니다.
또한 천지의 변화를 따르면서도 하나의 개체로서 일정한 독립성(獨立性)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생명활동의 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틀을 가짐으로써 하나의 사람은 천지의 기교(氣交: 하늘과 땅의 기운이 교류하는 현상)속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독자성(獨自性)을 가질 수 있으며, 자기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기(氣)의 출입(出入)을 조절하니, 이것이 생명활동(生命活動)입니다.
그리고 생명활동을 다스리는 주제자(主祭者)로서 신(神)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신(神)이란 천지자연의 음양오행(陰陽五行) 변화를 근본으로 하면서도 하나의 독자적인 개체로서 천지자연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서 살아갈수 있도록 주제(主祭)하는 생명력(生命力)의 추(樞)입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사물로서 사람은 기(氣)를 받을 수 있는 그릇, 즉 신체를 가지고 이를 주제하여 생명활동을 끌어가는 신(神)을 가짐으로써 비로소 정체성을 가진 생명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소문상고천진론(素問上古天眞論)』에서는 '독립수신(獨立守神)'이란 말로 맺고 있습니다.
사람은 천지 사이에서 태어나 하나의 생명체(生命體)로서 일정한 공간(空間)을 차지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간다. 즉,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삶에는 필연적으로 기(氣)의 출입(出入)이 따르게 됩니다.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기(氣)의 양(量)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자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시 외부로부터 필요한 기(氣)를 받아들이고 필요없는 기(氣)를 내보내야 합니다.
기(氣)는 천지자연(天地自然)의 기(氣)를 의미합니다. 비록 사람이 천지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성을 확보했다 할지라도 유한한 자기의 용량(容量) 때문에 천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은 천지의 기(氣)를 가지고 자기의 틀을 갖추고 다시 천지의 기(氣)를 받아 살아갑니다. 따라서 천지의 변화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 사람의 모든 것을 지배(支配)하는 절대적인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이 자기의 생명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천지의 변화(變化)에 잘 적응하여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사람은 천지의 기교(氣交)속에서 태어나서 자기(自己) 안에 천지의 이치(理致)를 담고 있습니다. 천지의 기(氣)가 모이면 생명을 담는 형체를 이루고, 이 기(氣)가 흩어져 형체가 없어지면 생명도 사라지게 됩니다. 즉, 기(氣)라고 하는 것은 생명력(生命力)과 형체(形體)를 이루는 모든 것입니다. 이러한 기(氣)의 취산(聚散: 취하여 얻고 흩어져 나감)과 성쇠(盛衰)는 오행(五行: 木, 火, 土, 金, 水)의 작용을 통해 일어나고, 음양(陰陽)을 통해 드러나게 됩니다. 즉,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물은 음양오행에 이치에 따라 태어나 살아가고 죽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천인상응(天人相應)입니다.
사람은 부모로부터 받은 선천지기(先天之氣)로,즉 생명의 힘을 부여받아서 이 세상에 태어나고,또 살아가며 얻어지는 후천지기(後天之氣)로 삶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천인상응의 순리(順理)에 따라 섭생(攝生)하며 건강한 생활을 누리시기 기원합니다.
필자는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최대한으로 쉬운 용어를 사용하며 풀어서 표현하였습니다. 한의학은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발전된 학문이라서 일반인은 짧은 시간에 이해하고 습득하기가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간혹 동양철학 사상이 바탕으로 되었으니, 불교적인 의학이 아니냐 하며 오해하는 분도 있습니다. 한의학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 대자연의 법칙을 우리 조상이 관찰하고 습득하여 얻은 지식과 이론을 작은 우주라고 하는 인체에 적용시켜 이뤄낸 의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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