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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마을 사람들은 모두 미쳐간다"
1751년 11월 21일 일요일. 평화롭고 싱그러운 아침이었다. 재잘거리는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선교원의 집사 까사레스 (Don Joachin Casares)는 최근 신축한 성전의 잔무를 마무리 중이었다. 까사레스는 어쩐지 바깥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것을 잠시 느꼈으나 애써 "별일 없겠지"하고 하던 잔무에 열중했다. 얼마간 시간이 흘렀다. 요란한 발자욱 소리와 함께 목장 감독 피게로사 (Juan de Figuerosa)가 몽둥이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선교원 정문을 박차고 뛰어들었다. 그리고 "이곳 사람 모두가 미쳐가고 있다"고 소리쳤다. 그는 이미 미쳐버린 주민들은 "몽둥이로 마구 교인들을 살해한다"고 소리쳤다. 그는 계속해서 이곳에서 20마일 거리의 아리바카 (Arivaca)는 폭도들의 약탈로 선교원은 불타고 스페인 정착민 마을도 약탈과 방화로 가옥은 불타고 도처에 죽은 사람들이 널려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했다. 마침 열린 정문사이로 폭도들의 괴성이 점차 밀려드는 파도소리 같았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 까사레스는 서둘러 간단하게 짐을 꾸린 후 피게로사와 함께 구에바비 쪽을 향해 남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피게로사가 급하게 달아날 즈음 선교원의 목장에서 남편이 일한다는 이유로 피마인들의 적이 된 피게로사의 아내도 폭도들에게 쫓기는 몸이 되었다. 불쌍한 이 여인은 서둘러 자신이 대모를 섰던 이웃집으로 몸을 피했다. 이웃집 여인은 피게로사의 부인을 집안 안전한 곳에 숨겨 목숨을 건져주었다. 
한편 아리바카도 폭도들의 난동은 극심했다.

 

'호박사건'의 당사자 폭도들에게 살해 
가루초 신부의 명령으로 소도둑을 잡아 호송하면서 소도둑과 '호박' 문제로  시비가 붙었던 로메로 (Romero)와 도둑에게 창을 던졌던 나바 (Nava)도 폭도들에게 쫓기는 가련한 신세가 되었다. 이들은 미쳐 날뛰는 폭도들에게 잡혀 폭도들의 몽둥이에 처참하게 살해되었다. 로메로의 처자도 함께 희생되었다. 
한편  델 박 (del Bac) 선교원의 파버 (Paver) 신부는 폭도들이 선교원을 향해 몰려온다는 말을 듣고 소규모 신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허겁지겁 65마일 거리의 구에바비로 달아났다. 
이같은 폭도들의 약탈은 수암카 (Suamca) 선교원의 켈러 (Keller) 신부에게 전해졌다. 켈러 신부는 서둘러 산이그나시오 선교원에 위급을 알리는 전령을 급파했다. 약탈과 방화, 살육은 구에바비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미 피를 보고 광분에 빠진 폭도들은 선교원을 급습하고 평소 선교원과 가깝게 지내던 교인들을 찾아낸 후 무차별 몽둥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선교원에 불을 지르고 선교원과 사제관 약탈품을 가득 안고 만족한 웃음을 지은 후 괴성을 지르며 어디론가로 떼지어 몰려갔다. 이들은 완전 미쳐있었다. 일부 폭도들은 선교원 목장의 말과 소, 양 등 가축을 몰고갔다. 이들이 스치고 지나간 현장에는 죽어넘어진 시신과 아직도 연기가 나는 선교원의 부서진 잔해들만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약탈과 방화, 살육으로 끝낸 루이스의 원대한 꿈 
1751년 크리스마스가 지난 어느날 땅거미가 질 무렵 구에바비에는 수비대의 순찰대가 찾았다. 순찰대는 본부에 "선교원과 사제관은 철저히 약탈되었다. 난도질당한 성물과 부서진 사제관, 그리고 죽은 닭과 비둘기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이같이 처참하게 약탈되고 유린 되기는 산하비에르 델 박 성당과 사제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구에바비를 찾았을 때 선교원과 가루초 신부의 사제관은 무사했다. 선교원과 사제 관 모두 견고하게 지어 끔직한 화마를 면했는 지 모른다"고 본부에 보고했다.
한편 폭도들의 약탈소식은 투박 일대에서 가장 큰 토착민 마을이 있는 산타  크루즈 강 북쪽지역에도 전해졌다. 마을의 전사대장과 몇몇 주요 주술사들은 폭도들이 사제를 살해한다는 소식을 듣고 심한 우려를 표했다. 언제고 있을 스페인 측의 복수때문이다. 마침 부족장은 북쪽지역 피마인들의 회의가 늦어져 사제들에 대한 안전조치는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투박의 폭도들은 페드로 강 아래 트레스 알라모스 (Tres Alamos)를 향해 전진했다. 구에바비의 약탈소식을 전해들은 투마카코리 폭도들이 이곳에서 합류 예정이라는 소식 때문이었다. 트레스 알라모스에는 몇몇 작은 부락이 있었다. 짐을 싸들고 폭도를 따라온 투박의 폭도들은 아예 이곳에서 겨울을 날 심산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폭도들은 산타 카타리나 (*Santa Catalina: 투산 북.북동쪽에 위치한 해발 2,751미터의 산) 산에 진을 치고있는 폭도의 주범 루이스 사릭의 폭도들과 연합하려했다. 그러나 투박에서 도주한 정착민들은 수비대 병사들과 연합하여 루이스 사릭이 연합작전을 펴기전 미리 마련한  몇가지 전략적 조처를 제거했다. 
루이스는 이미 전략적 잇점을 잃어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또한 정규적인 훈련없이 무작정 날뛰는 폭도들은 현대전을 익힌 스페인 정규군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어쨋든 1751년 11월 20일 루이스 사릭이 사릭지방에서 폭동을 일으킨 지 일주일만에 피멜리아 알타 서부지역의 선교원과 정착촌은 철저하게 약탈과 방화 그리고 살육을 당했다. 일주일 동안 무고한 정착민과 사제 등 105명이 목숨을 잃었다. 즉 남성 36명, 여성 15명, 어린아이 37명, 멕시코. 스페인 혼혈 2명, 야퀴이 인디안 9명, 오파타 인디안 1명, 노예 2명, 포로 1명 등이 희생되었다. 재산 피해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루이스 사릭이 꿈꾸었던 조상들이 남겨준 신성한 조상들의 땅을 되찾는다는 원대한 꿈은 일주일간의 폭도들의 약탈과 방화, 살육으로 슬픈 종말을 고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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