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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기마병, 2천여 피마부족 폭도 격퇴
폭도들이 휩쓸고 간 폐허에 남은 것이라고는 허공을 떠도는 심연같은 적막뿐이다. 주검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불타버린 초옥, 그리고 어지러운 폭동의 잔해 사이를 허기진 들개들만이 허연 이를 드러낸 채 주위를 떠돌았다. 빈 껍질처럼 고요한 거리는 폐허인 채 모든 것이 사라졌다. 마른 벌판을 뛰어다니던 아이들도, 수다스럽던 이웃집 여인네도 무서운 스페인 진압군을 피해 폭도들의 뒤를 따라 진압군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몸을 피했다. 이제 마을은 완전 주검같은 공허뿐이다. 미친듯 괴성을 지르며 살인, 방화 그리고 약탈을 일삼던 폭도들은 어디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도 스페인 진압군은 제대로 된 방어를 하지못한 채 난민들로부터 얻은 정보에 의지한 채 차츰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폭동 후 25일 지나 정보수집차 기마병 출동
루이스 사릭과 그를 추종하는 폭도들이 약탈과 방화, 그리고 살인으로 피멜리아 알타를 공포에 몰아넣은 지 근 25일여가 지났다. 1571년 12월15일 폰테스 (Alferez Joseph Fontes) 중위가 지휘하는 28명의 기마정찰대가 새벽 안개가 자욱한 투박 (Tubac)마을에 들어섰다. 폭도들의 난동으로 폐허가 다된 마을은 모두가 떠나버려 죽음처럼 고요했다. 마을에는 주인 잃은 여윈 강아지 몇 마리만이 떠돌았다. 피멜리아 알타 일대의 선교원은 피마인디안들의 약탈과 방화, 살인으로 가혹한 시련을 겪었다. 그중에도 알타 (Alta) 강과 산타크루즈 강 계곡 주위 스페인 정착민들의 농장과 목장, 광산은 심한 약탈과 살육을 당했다. 공포에 빠진 정착민들은 폭도들을 피해 테레나테 (Terrenate) 요새나 조금은 안전할 것같은 산 이그나시오 디 막달레나 (San Ignacio de Magdalena)로 밀려들었다.
폰테스 중위와 28명의 기마병은 시나로아 일대의 총독겸 상장군인 파리라(Diego de Perrilla* 발음기호는 par-rilla)로부터 폭도들의 난동이 특히  심했던 투산 (Tucson) 인근 산하비에르 델 박 (San Xavier del Bac)에 이르는 지역과 특히 북쪽 지역의 폭도들의 동태를 정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파리라 상장군의 관저는 투박에서 145마일 거리인산 미구엘 호르카시스타 (Horcasista)에 있었다. 상장군 파리라는 산페드로 (San Pedro)강 상류의 강줄기를 따라 폭도들의 약탈이 심했던 인근지역의 인디안 동태를 정찰하라고 했다. 정찰 후 돌아올 때는 테레나테 요새에서 지친 말을 충분히 기력을 회복한 건강한 말로 갈아타고 부족한 식량을 보급받은 후 아파치 영토 측면을 끼고 남동쪽을 지나 돌아오라고 했다.
폰테스 중위와 28명의 기마병은 1751년 12월 6일  호르카시타스를 출발, 북쪽에서 45마일 거리의 산 이그나시오 에 도착했다. 그때까지 산이그나시오는 밀려드는 피난민들로 혼잡했다. 폰테스와 병사들은 너른 들판에 본부를 설치하고 피난민들로부터 폭도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폰테스 부대는 다시 북으로 이동하면서 폭도들에 의해  완전히 유린된 채 모두 떠나버린 유령의 마을 구에바비와 투마카코리를 지났다. 출발한 지 9일만인 12월 15일 새벽안개 지욱한 투박에 들어섰다. 일행은 투박과 투산 사이 마을이 가장 피해가 크고 그곳은 아직도 날뛰는 폭도들 때문에 위험한 지역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곳에서 폰테스 일행은 아리바카 (Arivaca)인근 투마카코리 서쪽 야산에서 12 마일 지점에 있는 스페인 정착촌에서 12명의 정착민이 살해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폭도들의 약탈이 두려워 폰테스 중위는 아직도 폭도들이 잠복중이라고 의심이 가는 서쪽 지역을 집중 감시했다.

 

"황제의 자비심을 널리 전파하라"
폰테스 중위는 효과적인 작전수행을 위해 28명의 기마병 중 10명의 기마병으로 별도의 분대를 꾸렸다. 10명의 기마병은 홀귄(Alferez Antonio Holguin)이 지휘했다. 홀귄이 지휘하게 된 병사는 호세 모라간 (Jose Moragan), 안드레스 말티네즈 (Andres Martinez) 병장, 이그나시오 로메로 (Ignacio Romero), 루이스 페데리코 (Luis Federico), 후앙 마리아 베르듀고 (Juan Maria Verdugo), 타데오 에스카란테 (Tadeo Escalante), 이아고 루간 (Yago Lugan), 하비에르 아레올라 (Javier Arreola), 조아퀸 피나 (Joaquin Pina), 그리고 나팔수 주앙 모레노 (Juan Moreno)였다. 병사들은 총알을 한 발씩 장전하는 활광총과 별도로 같은 구경의 구리로 만든 권총을 휴대했다. 그리고 근접전에 대비하여 길이가 짧으나 날이 너른 칼과 단창을 각각 휴대했다. 그러나 병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갈아탈 말이었다. 병사들은 장거리 여행에 대비하여 갈아탈 말도 데리고 다녔다. 이들이 타는 말은 뉴스페인의 북부 황무지에서 적응할 수 있게 특별히 조련한 스페인산 바아브 (Barb)종과 안다루시아 (Andalusia) 종이었다.   
기마 정찰대는 12월 15일 들어섰던 투박 마을을 급히 떠나 산하비에르 선교원이 있는 델 박을 향해 길을 나섰다. 아직도 위험하다는 정보에 따라 바짝 긴장한 채 일행은 조심스레 전진했다. 마침 델  박의 피마 인디안들은 황제의 병사 3명과 다수의 정착민을 강제 구금하고 있었다. 인디안들은 구금된 병사와 정착민을 즉시 풀어주라는 폰테스 중위의 요구를 받고 즉시 풀어주었다. 폰테스 중위는 "황제의 자비심을 온누리에 펼치라"는 황제의 칙령을 받들어 감히 스페인 황제의 신민을 강제구금한 피마 인디안들에게 어떠한 벌도 내리지않고 모두 제갈길로 가도록 방면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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