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믿었고 하나님은 그의 믿음을 보시고 의롭다고 인정해 주셨다. 성경에서 말하는 의로움은 무슨 뜻일까?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고 정의감에 불타는 것을 의미하는 말일까? 물론 의로움은 정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단어이지만 의로움은 기본적으로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하나님이 의롭게 하셨다는 말은 하나님이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해 주셨다는 의미이고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에서 의인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었고 하나님은 그의 믿음을 보시고 그와 올바른 관계를 맺으셨다. "만일 아브라함이 행위로써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 바울은 로마서 4장에서 아브라함을 위대한 믿음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우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한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질문에 사랑이라고 답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잘나고 똑똑해서 성공하고 잘 산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부모와 가족의 사랑 덕분에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잘나고 똑똑해서 모든 믿는 사람들의 아버지가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때문에 그는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 되었다. 우리의 의지와 뜻으로 믿음이 시작되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한결같은 믿음을 유지할 수 없다. 아브라함을 선택하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고 그를 통해 새로운 구원의 역사가 시작된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다. 아브라함의 자식도 하나님의 은혜에서 왔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축복의 약속도 하나님의 은혜이다. 아브라함의 씨가 예수 그리스도이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온 것 하나님의 은혜이며 선물이다.
구원은 우리의 믿음과 하나님의 은혜가 만날 때 일어난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아브라함은 자신을 자랑하거나 거들먹거리지 않고 겸손하게 자신의 믿음과 구원이 하나님에게서 온 선물임을 인정했다. 아브라함의 믿음의 위대함은 여기에 있다. "저 사람은 새벽예배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고 성경을 100독 이상 완독한 사람으로 믿음을 따라갈 자가 없어." 40일 금식기도를 3번 이상 했다고 교회에서 써 준 확인서를 상장처럼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믿음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를 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믿음이 하나님의 은혜로 온 것임을 인정하는 태도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을 때 진정한 감사가 나온다.
하나님은 창13장에서 그에게 숫자를 셀 수 없는 티끌처럼 많게 하겠다고 하시고 15장에서 별을 셀 수 있나 보라고 말씀하셨다. 할 수 있으면 수를 세어보라는 말이 반복되는데 이번에는 하나님이 직접 그의 믿음을 카운트하셨다. 아브라함은 수를 세는 카운팅(Counting)의 축복을 믿었다.하나님은 그의 믿음을 보시고 의롭다고 인정해 주셨다. 의로움은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의미하는 말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의롭다고 인정하신 후 그와 언약을 맺기 위해 언약의 의식을 거행한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3년된 암소, 3년돤 암염소, 3년된 숫양, 산 비둘기,집 비둘기 새끼를 가져다가 그 중간을 쪼개고 마주 대하여 바닥에 펼쳐 놓았다. 언약을 맺다는 말의 히브리어는 "카랏베릿(Karat Berit)"이다. 여기서 카랏은 자르다(Cut)는 뜻이고 베릿은 언약(Covenant), 계약(Agreement), 함께 식사하기(Eating together)의 의미가 있다. 여기서 함께 식사한다는 것은 함께 모여(Coming together)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언약을 맺는다는 말을 히브리어는 언약을 자른다는 말로 표현한다. 언약은 반 토막이 난 동물의 시체처럼 언약을 지키지 않을 경우 몸이 반 토막이 나도 좋다는 맹세를 요구한다. 그것은 목숨을 건 사랑의 맹세이다. 건물의 준공식을 할 때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연다 또는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의미를 가진 테이프커팅식(Tape cutting)도 여기서 유래했다. 언약은 계약(Contract)과 관계(Relationship)를 결합한 말로 결혼과 같이 쉽게 파기할 수 없는 관계로 맺어진 특별한 계약을 의미한다. 언약은 관계이고 동시에 계약이다. 계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계약의 당사자들이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집을 구매할 때 셀러와 바이어가 만나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에 따라 각자 해야할 일들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실행하지 않으면 계약위반으로 계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 계약은 일방적이 아니라 쌍방의 합의 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양쪽 모두에게 책임과 의무가 있다. 언약을 유지하려면 자기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다. 한 손에 몇 개의 달걀을 들고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으면 언제 언약이 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기원 목사 (602)804-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