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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모피에 탐욕스런 사냥꾼 모여들다
샌프란시스코 북방 연안에 비버, 수달같은 값비싼 재화가 널려있다는 소문은 삽시간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열강 사냥꾼들에게 불길처럼 퍼졌다. 이미 알래스카에 이어 캐나다 남부 연안까지 진출한 러시아가 가장 먼저 탐욕스런 발톱을 내밀었다. 1803년 러시아의 사냥꾼들은 미국 국적 배를 타고 캘리포니아에 발을 디디기 시작했다. 당시 캘리포니아를 오가는 선박은 거의가 바다의 재화 비버나 수달, 담비에 혈안이 된 바다의 노다지꾼, 사냥꾼들을 실어날랐다.
캘리포니아 연안에 바다의 노다지가 널려있다는 소문에 러시아-아메리카의 바라노프는 알래스카의 원주민들과 사냥한 이익금을 반분한다는 조건으로 알타와 바하캘리포니아 연안의 비버나 수달을 남획했다.
19세기 경 캘리포니아에서 시베리아와 북태평양을 지나 동쪽으로 팽창하려는 러시아와 알타캘리포니아를 확보한 스페인이 마주했다. 동쪽으로 이미 머리를 돌린 러시아가 다시 남쪽으로 밀려오자 이에 맞서 스페인은 북쪽으로 치고 올라가는 형국이 되었다. 대영제국을 비롯한 프랑스, 네델란드의 모피상들도 분주하게 발길을 움직여 캘리포니아는 실로 유럽열강의 먹잇감 쟁탈장이 되었다.

 

북쪽 무주공산 차지하러 분주한 러시아 제국
1806년 러시아-아메리카의 고위 간부이며 주 일본대사 니콜레이 레자노프(Nikolay Rezanov)는 샌프란시스코 일대에 진출한 러시아 사냥꾼들의 양식문제 해결에 분주했다. 그가 스페인측과 협상하는 도중 그의 부관겸 선장인 코보스토프 (Khvostov)는 샌프란시스코 북쪽 해안 해도작업차 탐험에 나섰다. 그리고 그는 샌프란시스코 북쪽 100여 마일 지점은 유럽 열강의 발길이 미치지않은 무주공산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레자노프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바라노프는 즉각 알렉산더 황제의 허락아래 무주공산을 손에 넣기위해 바삐 움직였다. 바라노프는 우선 오늘의 나파 (Napa) 밸리에서 90.2 마일 거리의 '동쪽으로 흐르는 강' 주변에 러시아인들이 모여사는 정착촌을 세우기로했다. 바라노프 총독은 러시아-아메리카의 고위 간부 이반 쿠스코프 (Ivan Kuskov)를 정착촌 설립 책임자로 임명했다. 쿠스코프는 유럽열강에게 이 지역을 선점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동쪽으로 흐르는 강' 주위 토양에서 잘 자라는 아마와 대 마를 대량으로 심었다. 그리고 원주민 도움을 받아 주위에 목장을 세우고 소나 말을 키웠다.

 

보데가 만 근방에서 러시아 영토 선포식을 거행
1808년 바라노프는 카디악과 니콜라이 두 함선편에 '이 지역은 러시아 영토'라고 새겨진 금속 장식판을 쿠스코프에게 보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비밀장소에 깊이 매장하도록 지시했다. 혹시 유럽의 어느 열강이 러시아의 영토임을 선언한 비밀리에 매장한 러시아 영토 선언 장식판을 도굴해가는 것을 방지하기위한 조처였다. 쿠스코프는 카디악 편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67.1마일 거리의 오늘의 산타로사 근방 보데가 만 (Bodega Bay)으로 이동한 후 근처 트리니다드에서 '이 지역은 러시아 영토임'을 온 누리에 알리는 영토 선포식을 가졌다. 
1809년 쿠스코프는 보데가 만 일대를 돌아보고 사냥한 비버 모피와 수달 가죽 1,160개를 싣고 알라스카의 바라노프를 찾았다. 바라노프는 다시 돌아가는 쿠스코프에게 성공적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정착촌을 꾸리라고 다량의 격려금을 내렸다. 그러나 2년이 지난 1811년 영농 사업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못했다. 
1812년 쿠스코프는 쌍돛대 범선 치코프를 타고 보데가 만을 찾았다. 그리고 이곳을 러시아 통상장관 니콜라이 루미안체프 (Nikolai Rumyantsev)를 기려 루미안체프 만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원주민들이 '동쪽으로 흐르는 강'이라고 부르는 강을 슬라빅 리버 (Slavic River)라고 이름지었다. 쿠스코프는 신축중인 정착촌으로 돌아오면서 보데가 만 근처에서 조업중인 미국의 사냥선박을 다수 보았다. 벌써 인근 해역에는 비버같은 사냥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보데가 만 15마일 지점에 로스 요새 신축
또한 쿠스코프는 보데가 만에서 북쪽으로 15마일 지점에 요새를 세우기로 했다. 이곳은 원주민 카스카야 포모족들이 메티니 (Metini)라고 부르는 곳으로 바다로부터 공격해오는 적과 육상으로 밀고오는 적을 방어하기에는 천혜의 조건을 가진 곳이었다. 요새 신축 예정지역 주변에는 자연자원이 넉넉하여 러시아인들이 정착하기에는 알맞은 곳이었다. 또한 러시아 모피상들도 알타 캘리포니아의 모피상들과 교역하기에도 교통이 비교적 용이한 곳일뿐만 아니라 이곳 토양은 비옥하여 정착민들의 식량 자급을 위해 농업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알맞은 곳이었다. 
1812년 로스 요새가 완공을 보았다. 그러나 요새 유지비는 엄청났다. 완공된 로스 요새<Fort Ross>는 인근 정착촌과 루미안체프로 이름을 바꾼 보데가 만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에서 18마일 거리의 파라이론 (Farailon)섬까지 아우러야 했다. 또한 1830년경에는 란초스라고 부르는 규모가 큰 3개의 영농단체까지 거느렸다.

 

로스 요새에서 최초로 풍차가 돌아가다
로스 요새에는 알타캘리포니아에서는 최초로 풍차가 돌아가고 선박제조창까지 갖추었다. 요새건물에는 최근 유럽에서 유행중인 유리창문까지 달았다. 로스 요새 주변 정착촌에는 러시안을 비롯하여 우크라이나인, 폴란드인, 벨라루스인, 핀랜드인, 독일인, 발틱인 등 아프리카인, 알타인디안까지 세계 각국 언어를 사용하는 인종들이 모여들었다. 자연 세계 여러 곳의 인종들이 모여들면서 로스 요새 주변 원주민들은 천연두, 홍역같은  전염병으로 속절없이 죽어갔다. 
1821년 8월 러시아-아메리카 회사 소속 상선을 타고 쿠투조프라는 이름의 의사가 예방접종약을 가지고 입항했다. 의사 쿠투조프는 요새의 병사를 비롯한 행정요원 54명에게 이 지역에서는 최초로 예방접종을 가졌다.
1812년 러시아 제국 황실의 깃발을 태평양 연안 해풍에 나부끼던 로스 요새는 만 29년만인 1841년 파란만장한 세월끝에 못내 그 화려한 깃발을 내려야했다. 로스 요새는 제국이 있는 러시아 대륙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거리만큼이나 통제나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또한 기본이 되는 양식도 기대만큼 여유롭지 못했다. 드디어 제국은 로스 요새를 폐쇄하기로 했다. 
1841년 어느날 요새 망루에서 태평양 바닷바람에 나부끼던 제국의 깃발이 내려오고 드디어 요새 일체는 미합중국  정부에 이양되었다. 정착촌도 자연 폐쇄되면서 정착촌에 어울려 살던 정착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서러워하며 각기 연고지를 찾아 헤어졌다. 요새 주변에서 포도밭을 가꾸던 일부 정착민들은 오랫동안 포도밭을 경영하고 맛좋은 포도주를 제조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지금도 입에서 입으로 으로 전해지고 있다.
로스(Ross) 요새의 로스라는 단어는 러시아 (Russia)를 지칭하는 단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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