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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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아브라함이 100세에 아들을 낳았다. 사람들의 눈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살다보면 기적같은 일들이 누구에게나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의 눈으로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않아 기적이 일어난 지도 모른 채 그저 자신의 노력때문에 또는 운이 좋았다고 믿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아브라함의 경우는 달랐다. 그것은 1%의 가능성 조차없어 아무것도 희망할 수 없고 노력한다고해서 달라질 게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나님의 약속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어떤 인간의 힘이나 상상이 개입할 수 없는 기적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의 선물에 감사하여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하나님 앞에 수없이 맹세하며 이 아이를 잘 키울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지 모른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죽을 때까지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하나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 아이를 저에게 주셨으니 제가 오늘부터 독하게 마음먹고 제대로 한번 키워보겠습니다. 입시전문학원에 보내든 개인 가정교사를 고용하든 제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비리그에 속한 최우수 대학교에 보낸 뒤 판.검사나 의사가 되게해서 이 나라를 대표하는 유명인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결코 하나님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제가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과 사라가 이렇게 극성을 부리고 거센 치마바람을 일으켜 온 동네를 떠들썩거리게 하며 오직 아들 이삭을 키우는 일에 모든 정성과 노력을 쏟았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까? 이삭은 부모의 소원대로 성공했을까?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 출세가도를 달린다고해서 과연 그의 삶이 행복할까?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월급의 액수나 안정성이 아니라 가치와 보람에 근거하지 않는 이상 행복한 삶을 살기는 어렵다. 겉으로는 부와 성공을 거머쥐어 잘 사는 것처럼 보일 지 모르지만 그런 삶에는 자유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나에게 자유를 달라,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패트릭 헨리의 절규처럼 자유가 없는 삶은 누군가에게 강요와 억압을 받는 불행한 삶이 될 수밖에 없다. 하루를 살더라도 두 다리 쭉 뻗고 편하게 잠을 자고 그 어떤 것에도 구속받지 않는 삶이 자유가 있는 삶이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이삭의 성공에 집착하는 순간부터 기쁨이 사라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고통을 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집착은 그들이 더 이상 이삭에게 좋은 아빠와 엄마가 될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손에 움켜쥐고 살아간다. 돈, 권력, 재산, 자녀 등 움켜쥔 것을 놓치지 않도록 손을 꼭 움켜쥔 상태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24시간 생활한다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손을 펴면 당장 죽을 것처럼 왜 우리는 움켜쥔 손을 펼 수 없을까? "당신은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왜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없을까? 떨어져 죽을까봐 죽음이 두려워서 차마 손을 떼지 못하는 것일까? 수 천리 낭떠러지 밑으로 추락해 온몸이 산산조각이 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쳐낼 용기가 없기 때문일까? 욕심과 집착때문에 우리는 움켜쥔 손을 펴지못하고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떼지 못한다. 우리가 죽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삶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남아있기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쉽게 삶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이대로 눈을 감을 수는 없어. 죽기 전에 해결해야할 일이 있고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어." 만약 죽기전에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정리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산 자와 죽는 자가 서로 부둥켜안고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하고 외치며 떨어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한대의 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마음을 비우지 않는 한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는 어렵다.

아들을 제단에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는 아들을 죽이는 것보다 아들에 대해 집착하는 자신을 바치라는강한 의미가 담겨있다. 아들이 진정 행복한 삶을 살기 원한다면 아들에게 집착하는 나 자신이 죽어야 한다. 하나님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욕심과 집착이다. "텅빈충만"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비움이 진정한 채움이다. 마음을 비우고 그 빈 공간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로 가득 채워야 마음에 자유가 온다. 죽음을 앞둔 암환자들에게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들이 죽기 전에 배 터지게 먹고 싶다며 좋아하는 음식 먹기를 원했을까? 죽기 전에 돈과 관련된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고 채무자를 만나 한 푼이라도 빌려준 돈을 받기위해 동분서주하기를 원했을까? 그들이 한결같이 원했던 일은 관계의 회복이었다. 살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던 부모형제나 자녀 또는 친구들과 화해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그들이 죽기 전 마무리하고 싶어했던 일이었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관계와 소통에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한 게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대단한 행운일 수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소유보다 관계 중심의 삶을 지향한다면 행복의 기준이 바뀔 수 있다.
                           

정기원 목사 (602)804-3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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