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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Mar
총영사관, 피닉스 종각에 '당목' 기증 추진중작성자: 아리조나 타임즈 조회 수: 5622
'당목' 분실된 지 수년째, 한인단체 움직임 없어 본사가 총영사관에 요청
아리조나 주청사와 피닉스 시청사가 위치한 피닉스 다운타운 중심가에는 'Wesley Bolin Memorial Park'이라는 공원이 있다.
이 공원에는 한인들에게는 '종각'이라고 알려진 누각이 있는데, 그 중심에는 대형 한국종이 매달려 있다.
이 종은 한국전 참전을 기념하기 위해 아리조나 내 참전용사모임에서 위원회 결성을 추진해 1991년 한국정부에서 제작해 준 것이다.
당시 위원회에는 한인사회에서 유일하게 김명황 복지회장이 활동했었다.
그 후 이곳에서는 매년 3.1절 기념식을 열며 타종을 해왔는데, 10여 년 동안 당목(종을 치는 통나무)이 없어 조그마한 나무망치로 대체해왔다.
당목이 행사 때마다 기수로서 참석해온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에서 보관해오다가 분실됐는지, 매달아놨다가 도난당했는지 정확하지 않아 현재는 그 행방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다.
금년 3.1절 행사 때에도 역시 작은 나무망치로 약식타종을 했었는데, 마침 근처에 행사취재차 왔던 미국인 사진기자 한 사람이 나무망치로 타종하는 것을 보고 사진을 찍어가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었다.
분실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어떤 한인단체에서도 당목을 다시 구하거나 제작해 제대로 된 종각의 모습을 갖추려는 노력이 없어 올해 3.1절 행사가 끝난 직후 본사는 LA 총영사관에 연락해 당목의 필요성과 분실경위 등을 설명하고 이를 새로 제작하는 것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연락을 취한 지 불과 1시간 후 총영사관에서는 지방자치 및 보훈교류담당 강현도 영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새로 부임한 강영사는 자세한 설명을 직접 듣고 협조를 하겠다고 전하면서 본사의 요청을 접수한 뒤 바로 한국의 종 제작하는 업체와 접촉해봤으며 종의 직경과 당좌(당목으로 종을 칠 때 종에 닿는 부분, 동그란 문양으로 표시되어 있음)의 사이즈 그리고 당목을 매달 때 철 쇠사슬간의 간격 등을 상세히 물어왔다.
종을 제작하는 인간문화재 정동우씨가 아리조나 종각의 당목 분실사실을 전해 듣고 자신이 기증하겠다며 제작을 위해 자세한 사양을 요구해왔다고 김영사는 전하고 "운송은 외교부 운송라인을 통하면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당초 본사 회의에서는 모금운동이라도 벌여 제작하자는 의견이 대두됐지만 정동우씨가 기증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정동우씨를 초청한 가운데 기증식 행사를 갖자는 계획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강현도 영사는 "현재 신임 총영사가 부임하기 이전이라 총영사에게 보고가 안된 상태이지만 추진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새 총영사가 부임하고 피닉스를 방문할 때를 맞춰 기증식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의견을 본사와 나눴다.
본사는 당목이 기증되는 과정을 한인회와 협의해 진행키로 했다.
단 한 통화의 전화로 아리조나에서 유일한 한국 건축물인 종각의 종이 반쪽짜리가 아닌 제 모습을 이제야 찾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