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국의 구정이 지나면서 12년 만의 정유년 닭의 해가 밝았다.
투산지역의 한인 가정과 교회에서도 차례를 지내거나 조촐한 설 행사를 갖기도 했지만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한인사회에서 명절을 맞아 한복을 차려입은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 해에는 투산연합감리교회 (목사 폴 조)를 비롯한 일부 한인교회에서 떡국을 함께 먹고 윷놀이 등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었지만 올 해는 그 같은 행사도 찾아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한국 식품점에서는 1월 네 번째 주에 들어서면서 떡국떡, 가래떡, 나물류, 생선류 등 설음식이 많이 팔렸다고 한다. 각 가정에서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드리는 등 설 풍습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매년 설날이 되면 한국의 뉴스매체들은 귀성객들의 이동과 교통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반면 실향민들에 대한 것은 많이 다루지 않는 것 같다.
설이 되면 이산가족들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임진각 망배단에서 갈 수 없는 고향 땅을 바라보며 통일을 기원한다.
미주에서는 한인들이 많은 LA에서 단체들이 공동 주최로 설날 큰잔치로 300여 명의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한인회와 푸드뱅크에서는 특별행사로 400여 명 노인들에게 쌀, 라면, 떡, 과자 등을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린다.
명절에도 휴전선을 지키는 국군장병들, 취업 준비생들, 불우한 이웃들, 24시간 대기하며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 병원 관계자들, 그리고 박근혜 탄핵심판을 위해 설날도 반납한 헌재와 특검의 노고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정유년 닭띠는 1993년, 1981년, 1969년, 1957년, 1945년, 그리고 필자와 같은 1933년 생들이다.
올 해는 닭이 새벽을 알려서 새 날이 밝듯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이 많이생기고 밝은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송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