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아리조나 문인협회

눈물의 길

조회 수 90 추천 수 0 2017.12.21 13:55:54
최혜령 *.185.56.204  

Image result for trail of tears

눈물의 길*            ...최혜령

 

간밤엔 뜬눈으로 새웠다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이리저리 포개져 있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내와 어머니는 언제 일어났는지 그림자처럼 움직인다 짐이라야 양탄자 벽걸이 한 개, 담요 한 장, 양푼 두어 개뿐인데 노끈으로 묶기를 반복한다

고통스러운 일 앞에서 가슴이 먹먹하면 그들은 말없이 하던 일만 되풀이 한다

 

사크홍바! 그는 오늘 중으로 가족을 데리고 마을을 떠나야 한다 정한 기한을 이미 일주일이나 넘겼다 이번에도 버틴다면 어쩌면 살해당할지도 모를 일 서둘러 문밖으로 나갔다

지친 하늘이 새벽녘 서릿발로 고원을 덮고 해는 아직도 등을 돌리고 있다

사냥을 위해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칼과 엽총을 들고 호건* 주위를 맴돈다

어디서 무릎을 꿇고 기도해야 하나! 엄동설한에도 끓는 심장은 무엇을 해야 하나!

밭은기침으로 콧물을 튕기며 바람 따라 집 주위를 돌고 있다

영혼은 아이들과 잠을 자고 있는데… 그 역시 하는 일만 계속할 뿐이다

 

싸늘한 벌판 저쪽에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아~ 누가 온다

기병대 대장이 뉴에코타 협약의* 문서를 내밀며 나팔을 길게 분다

 

삶은 옥수수 한 줌, 순무 몇 뿌리, 끓인 물 담은 물통을 짐꾸러미 위에 올리고 집을 나선다 태양에게 외면당한 눈발이 사방으로 흩날린다 달랑 걸친 홑겹의 옷에 가죽신을 여미고 영문도 모른 채 선잠을 깬 아이들의 칭얼거림을 마음으로 꼭 안는다  눈물이 볼을 타고 씰룩거리는 입가로 줄줄 흐르는데 오천리 장도 돌아오지 못할 길 떠난다

따라오지 못한 영혼은 정지된 화면으로 남겨둔 채

 

*눈물의 길Trail of Tears —1830년 앤드루 잭슨 대통령의 이주법으로 집행된 아메리칸 인디언 강제 이주를 눈물의 길이라고 불렀다.

*호건Hogan—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살던 집

*뉴에코타 협약Treaty of New Echota-- 미국 조지아 주의 뉴에타코에서 미국 정부관리와 체로키족 소수의 정치 지도자 간에 맺어진 협약이다. 이 조약은 1836년 개정되어 비준되었다. 이 조약은 전 체로키 국가가 인디언 준주가 있는 서부로 이주한다는 내용이 담긴 조약이다. 이 조약이 체로키 국가 위원회에 승인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미국 상원에서 비준되었고, 법적인 효력을 갖는 “눈물의 길”이라는 강제 이주를 집행하게 된다.

Related image

Image result for trail of tears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16 가수 할아버지 [5] 아이린 우 2014-03-19 264542
215 그림과 함께 읽는 수필 --김훈 '산' file 아리조나 문인협회 2014-07-28 3053
214 얼렁뚱땅 버무려진 내 시 최혜령 2017-05-11 2021
213 초대합니다~~ ^&^ file [6] 이충렬 2014-03-06 1787
212 꽃 낙엽 [7] 아이린 우 2014-04-15 1634
211 그대 그자리에 있어야하는 이유 [2] irene woo 2014-03-28 1514
210 노랑꽃 추억 [2] 아이린우 2014-03-25 1379
209 애너하임 고추 한입 베어물고 이범용 2014-03-19 1369
208 달, 매화, 님 file [6] 이충렬 2014-03-15 1334
207 카수 조영남의 '화투 그림' file [2] 이충렬 2014-03-17 1312
206 향기로운 사람아 이윤신 2017-06-24 1295
205 사막에 흐르는 강 file [2] 이충렬 2014-03-11 1269
204 하와이언 아이린 우 2014-07-01 1227
203 그림으로 보는 장사 이야기 -1 file 이충렬 2014-03-19 1169
202 아주 오래된 그림을 보면 이범용 2014-03-12 1155
201 깊고 푸른 사랑 file [2] 이충렬 2014-03-21 1110
200 박대통령 '간송문화전' 관람 file [4] 이충렬 2014-06-25 1075
199 봄이 오면 화가들은 그림을 그린다 file [3] 이충렬 2014-03-06 1075
198 봄 그리고 작약 file [2] 이충렬 2014-03-08 1064
197 비오는 날의 산딸기 file 이충렬 2014-06-25 1030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