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누구를 위해 투표하는지 모르는 유권자들은 망신스럽기는 하지만 좋은 코미디 소재가 되기도 한다.
지난 주 ABC 방송의 저녁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서는 아리조나 스테이트 페어를 찾아 관람객들에게 선거 당일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물었다. 물론 실제로 출마 조차 하지 않은 가상의 이름으로 질문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코너로 인해 아리조나 유권자들의 무지함이 드러났다. 지미 키멀은 'Lie Witness News'라는 코너를 시작하기 전 TV 시트콤에 등장한 캐릭터들의 이름을 이용해 질문했다고 밝혔다.
한 여성에게 "공화당 후보 도로시 즈보낙과 민주당의 블랑시 드버로우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물론 이 둘은 시트콤 "더 골든 걸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다. 질문을 받은 여성은 즈보낙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이미 조기투표를 해 우편으로 발송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에게는 공화당의 일레인 비니스와 민주당의 셀리나 메이어 중 누구를 찍겠느냐고 물었다. 이 두 이름은 모두 배우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푸스가 연기했던 캐릭터들로 이 가운데 일레인은 히트 시트콤 "사인펠드"에서 등장했다. 물론 일레인은 공화당 지지자도 아니었다. 답변은 역시 비슷했다.
한 여성이 후보들의 이름을 듣고 자신의 선거구에서 출마한 후보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해 잠시 희망이 보였지만 그것도 잠시. 공화당의 클리프 클레이븐과 민주당의 샘 멀론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묻자 단번에 "공화당 후보"라고 답변했다. 샘 멀론은 시트콤 "치어스"의 주인공이었다.
이처럼 유권자들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거나 심지어 시트콤 속의 캐릭터를 이용한 가짜 후보라고 할지라도 소속 당만 보고 지지의사를 표했다. 그만큼 편가르기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성에게 공화당의 스테파티 테너 (풀 하우스에 등장했던 캐릭터)와 민주당의 넬 카터 (기미 어 브레이크 캐릭터) 중 주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이 여성은 망설임없이 "테너"라고 답하며 "그 후보의 정책과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가 맘에 든다"고 말했다.
가짜 후보의 이름이라는 것을 눈치 챈 사람이 없지는 않았다. 한 여성에게 역시 테너와 카터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묻자 이 여성은 "배우 이름 같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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