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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May
"나를 밟고 가라"…은행 정문에 몸 묶은 환경 운동가작성자: 아리조나타임즈 조회 수: 89
트로이 호튼은 템피의 한 웰스파고 은행 지점에 3시에 예약을 했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상담예약이었다.
68세의 호튼은 4자녀, 손주 7명, 증손주 14명, 고손자가 1명이다. 자녀들에 대해 의논할 게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호튼의 실제 목적은 대학 학비 저축이나 유산계획에 대한 상담이 아니었다. 자신의 자녀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자녀에게 영향이 미칠 "기후변화" 그 가운데서도 화석연료 배출 지원금 부문에서 웰스파고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려는 것이었다.
은행 매니저와 한 시간 이상 얘기를 나눈 후 호튼은 건물 정문에 자신을 묶고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경찰에 체포됐다. 구치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호튼은 법원 심의를 거쳐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호튼이 소속된 단체에서는 은행들이 화석연료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더 많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여러 환경단체들이 함께 작성한 보고서에 의하면 웰스파고는 화석연료에 세 번째로 큰 투자자이며 파쇄기술 부문에서는 두 번째로 큰 투자자이다. 전 세계 화석연료 자금의 4분의 1을 네 개의 미국 대형 은행들이 책임지고 있다.
웰스파고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화석연료에 2720억 달러를 투자했다. 가장 많은 투자를 한 은행은 JP 모건 체이스로 382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시티은행이 2850억 달러, 뱅크 오브 어메리카가 23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웰스파고는 또한 지난 해 파쇄 및 시추에도 85억 달러를 지출했으며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와 킨더 모건과 같은 파이프라인 회사 등 생산업체에도 자금을 댔다.
지난 해 웰스파고를 포함한 여러 은행들이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 쪽으로 투자를 돌리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2021년 웰스파고와 JP모건 체이스는 화석연료 자금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보고서에 나타났다.
호튼은 글로벌 기후변화 운동단체 Extinction Rebellion 피닉스 지부에서 대상을 JP모건 체이스나 시티 대신 웰스파고로 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객 이름으로 가짜 계좌를 만들고 내부고발자를 억압하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호튼은 설명했다.
호튼은 또한 웰스파고가 네 개의 은행 중 가장 취약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일반 고객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JP모건 체이스와 달리, 웰스파고는 고객이 떨어져나가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웰스파고 대변인 리애나 엔리퀘즈는 웰스파고에서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해 온실개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은 넷제로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저탄소로 바꾸는 고객들을 지원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 화요일 웰스파고에서 벌인 호튼의 시위는Extinction Rebellion에서 계획하고 있는 지역 은행 지점을 대상으로 한 시위의 시작이다. 대상 은행도 웰스파고로 국한되지 않는다. 이 단체에서는 사람들에게 크레딧 유니언이나 소규모 은행으로 돈을 옮길 것을 권유한다.
템피 다운타운 웰스파고에만 9명의 시위자가 등장했었다. 대부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으며 시위자들의 평균 연령은 44세 정도이다.
메사에 거주하는 심리치료사 캐시 모어-알메이다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딸의 미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위자들 대부분은 크레딧 유니언을 이용하고 있으며 현재 웰스파고에 계좌가 있는 사람도 곧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튼은 지난 주 다른 시위대가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나중에 레이첼로 밝혀진 한 여성과 함께 은행 안으로 들어갔다. 호튼은 두 명의 은행 직원들에게 매우 정중하게 "이제 은행 정문에 나를 묶을 거예요. 알고 계시라구요"라고 말했다.
직원 중 한 명은 호튼에게 웰스파고 다른 지점도 잘 알고 있는지 물었고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은행은 웰스파고 만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네 명의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이 대화를 유도하자 호튼은 줄을 더욱 바짝 당겨 복부에 다시 한 번 묶었다. 경찰은 금속 와이어를 풀고 호튼을 경찰차에 태웠다. 호튼이 혐의는 무단침입이었다.
호튼은 이전에 네 차례 체포된 경력이 있다. 한 번은 워싱턴에서 오일 및 개스 터미널 시위에서, 나머지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체포됐었다. 지난 주에도 호튼은 체포될 것을 알고 있었다.
지난 주 목요일 호튼은 체포되는 건 두렵지 않지만 다음 주 69세가 되는 내 생일을 구치소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