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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Jan
피터리·헤르난데즈 … 미국 '시민 영웅'작성자: 아리조나 타임즈 조회 수: 8085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5일 오후 9시 워싱턴DC의 연방의회에서 올해 국정연설을 했다.
대통령 국정연설은 늘 황금시간대에 맞춰 미 전역에 TV로 생중계됐다.
국정연설은 기본적으론 올 한 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을 듣는 자리다.
그러나 미국인들에겐 한 가지 의미가 더 있다.
바로 '시민 영웅'의 탄생이다. 대통령 부인인 퍼스트 레이디가 지난 한 해 동안 각 분야에서 미국 사회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특별 초대해 온 국민과 함께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번에 특별 초대된 사람들은 '미셸 오바마 박스'에 앉았다.
방청석 중 가장 좋은 자리에 미셸과 나란히 앉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듣는 혜택을 누린 것.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을 일일이 직접 소개하며 미국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치하에 동참한다.
이런 전통을 통해 미국 사회는 삶 속에서 본보기로 삼을 만한 작은 영웅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는 31세 청년 대니얼 헤르난데즈가 영부인 곁에 앉아 대통령 연설을 들었다.
그가 올해의 '시민 영웅'이란 뜻이다.
헤르난데즈는 지난 8일 투산 총기 난사 사건 때 크게 다친 개브리얼 기퍼즈 하원의원실의 인턴 직원이다.
그는 사건 발생 직후 위험을 무릅쓰고 기퍼즈 의원에게 달려가 관통상을 입은 머리 부분을 압박해 응급 의료팀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지혈 조치를 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2일 총기 난사 희생자 추모 행사에 참석, 헤르난데즈를 "위기 상황에서 침착한 행동으로 의원의 목숨을 구한 영웅"이라고 치하했다.
이번 연설에는 아리조나 사건과 관련해 기퍼즈 의원에 대한 뇌수술과 집중치료를 담당했던 한국계 피터 리 박사와 숨진 9살 소녀 크리스티나 그린의 가족들도 특별 초청됐다.
이 밖에 어려움 속에서도 직원들을 보살피며 정성껏 자동차 수리점을 꾸려간 중소기업인 부부, 새로운 아이디어로 산업계에 큰 도움을 준 젊은 과학도, 혁신적 경영으로 생산성을 높인 대기업 CEO,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다친 미 해병대 병사 등이 특별 초청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머리에 중상을 입은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이 21일 투산 병원에서 2주 만에 퇴원해 재활 치료를 받기 위해 휴스턴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기퍼즈 의원은 폐렴과 정맥 혈전의 발병 가능성이 있어 의료센터의 집중 치료실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조만간 휴스턴 메모리얼 허먼 병원의 재활연구센터로 다시 이동해 수개월간 재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재활연구센터 측은 "재활 치료에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기퍼즈 의원은 투산의 유니버시티 메디컬 센터(UMC)에서 나와 휴스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근처 공군기지로 이동하는 동안 쾌유를 기원하는 친지와 시민들의 박수 소리에 웃음과 눈물을 보이는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