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 시장이 끝모를 침체 상태에 빠져 있다. 질로우닷컴이라는 민간 기관은 올 1분기에 미국에서 주택대출금이 주택 시세보다 많은 '깡통 주택'이 전체의 2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미국에서 깡통 주택 숫자는 2008년 말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 1분기 미국의 주택 가격도 전 분기에 비해 3%가 하락했다. 올 3월 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1.1% 떨어져 57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질로우닷컴의 스탄 험프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압류 주택과 실업률이 늘어남에 따라 주택 가격이 올해 9%포인트가량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주택 시세가 내년 말까지 바닥을 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주택 가격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올비버 창은 주택 가격이 올해 11%포인트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 주택 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게 장기 침체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실업률 등의 여파로 위축돼 있는 소비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
게다가 주택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구매에 나서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3월에 8.8%였으나 4월에 9%로 올라갔다.
미국에서 현재 주택 가격은 2006년 6월 최고치를 기록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30%가량 떨어졌다.
이로써 재산이 100조달러 가량 날아가 버렸다.
올 1분기 동안에도 6675억달러의 재산이 증발했다.
주택 압류가 늘어나는 것도 주택 시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주택 압류 증가 속도는 올해 1분기 동안 지난 3년 사이에 가장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깡통 주택 비율은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주택의 85%가 깡통 주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네바다주 레노 73%, 아리조나주 피닉스 68%, 플로리다주 탬파 60% 등의 순으로 깡통 주택 비율이 집계됐다.
미국에서 주택 시세는 2009년 말과 2010년 초에 잠깐 반등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동원하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에게는 8000달러의 세금 공제 혜택을 준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