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피닉스 다운타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나치를 연상시키는 심볼, 그리고 원자폭탄이 터지는 모양 등이 어우러진 빌보드가 등장했다.
문제의 빌보드는 그랜드에브뉴와 테일러 스트릿 부근의 빌보드에 실렸다.
대형 광고판에는 커다란 트럼프 얼굴 뒤로 원폭을 상징하는 두개의 버섯 구름이 보인다. 트럼프 얼굴 양쪽에는 나치를 상징하는 십자 문양과 달라 사인을 합쳐놓은 듯한 문양을 넣었다.
빌보드 포스터를 제작한 아티스트 카렌 피오리토 자신도 내용에 대해 논란이 일어날 것을 예상했고 역시 거센 반발을 넘어 협박까지 받고 있다.
피오리토는 피닉스 다운타운 아트 갤러리의 위탁을 받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표현하는 빌보드용 작품을 제작했다. 피오리토는 처음부터 논란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빌보드에 작품을 올리면 일반인들이 갤러리에 가지 않아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을 알리기에는 완벽한 도구라고 말했다. 이 빌보드는 '아트 디투어' 행사의 일환으로 세워졌다.
금요일 밤에 빌보드에 실린 이 포스터는 예상대로 논란을 불렀다. 현재 아리조나에 거주하지 않는 피오리토와 그녀의 남편은 토요일 오전부터 협박을 받기 시작했다. 피오리토는 "사람들은 나를 공산주의자, 악마 숭배자라고 불렀으며 '심각한 환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피오리토는 그날 아침부터 전화를 받고 있지 않지만 남편은 두려울 것이 없다며 전화를 받았다. 남편은 살해위협도 한 두 건 있었다고 전했다.
피오리토에게 이 같은 일이 처음은 아니다. 아티스트이자 운동가인 그녀는 빌보드를 예술적 논평의 도구로 만든다. 따라서 피오리토는 전에도 살해와 강간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 빌보드로 인한 또 다른 문제는 빌보드 주변에 있는 업소들도 같이 협박을 받는 다는 것이라고 피오리토는 말했다.
피오리토는 피닉스의 예술계를 지원하는 갤러리 '라 멜고사'에서 그녀에게 이 같은 작품을 위탁한 원인 중에 하나는 자신이 목소리를 높이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갤러리에서는 2004년 피오리토가 ASU를 졸업할 때 같은 빌보드에 당시 재선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거짓말쟁이라는 내용의 작품을 올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후 그녀는 로스 엔젤레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여러 도시의 빌보드에 주로 정치적인 것과 주의 가뭄에 초점을 맞춘 논평 작품을 실었다.
피오리토는 첫 번째 빌보드 작품을 피닉스에서 시작한 이유는 당시에는 대통령이나 정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작품을 받아주는 갤러리가 없어 빌보드를 택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정치적인 것에서 좀 멀어지기 시작했지만 지난 1월 트럼프의 취임식 직후 '라 멜코사'에서 그녀에게 연락을 했다.
피오리토는 처음에는 트럼프와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를 묘사하려고 했지만 그 대신 여러 개의 주먹과 함께 "저항"이라는 말을 넣은 포스터를 제작했다. 그러나 라 멜고사 측에서는 수정을 원했고 "저항" 대신 "Unity (통합"으로 바꿨다. 이 포스터는 빌보드의 트럼프 포스터 반대 편에 붙어 있다.
결국 양측은 나치 상징을 모방한 달라 사인을 트럼프 얼굴 양쪽에 넣은 최종판에 의견을 모았다. 그 심볼은 2004년도에 그녀의 친구인 뉴욕 아티스트 휴 그랜이 만든 것이다.
피오리토는 포스터의 내용은 "저항의 의미가 보다 강조된 시위의 형태"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라며 "그 저변에는 통합을 촉구하는 것이다. 자신이 소수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함께 나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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