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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인 최북단 변경에 자리한 허름한 광산촌 산타바아바라의 새벽이 다가왔다. 어둠이 지나면서 빛바랜 흙벽 돌아도비 건물에 둘러쌓인 사위가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한 겨울의 날씨는 옷깃을 여밀 만큼 차가왔다. 초라한 건물이 늘어선 광장 한 모퉁이에 마련된 야영장에는 떠나는 사람, 보내는 사람, 그리고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새벽부터 시끄럽고 분주했다. 근 2년여 넘게 떠나지 못하고 발이 묶여있던 신천지 이주 희망자들은 출발을 앞두고 부지런히 짐을 챙겼다. 짐을 챙기던 여인네는 잠시 눈을 판 사이 사라진 아이를 소리높여 불렀다. 그리고 작별하러 나온 친지들과 눈물을 찍어대며 부둥켜안고 이별을 서러워했다.
1598년 1월 26일. 뉴스페인 변방 광산촌 산타바아바라의 한 겨울 새벽은 이처럼 신천지로 떠나는 이주자들과 이별하러 나온 친지들, 그리고 함께 길을 떠날 마소와 돼지, 양, 염소들의 울음소리로 부산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리오그란디 계곡에 식민지 건설
뉴스페인의 변방은 아직도 평정하지 못한 토착민들이 헤집고 다니며 약탈과 방화를 일삼아 주민들은 언제고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 한편 멀리 바다건너 스페인 황실과 뉴스페인 당국은 하느님의 사랑을 모르는 변방 토착민을 하느님의 품으로 이끄는 것은 시급한 과제였다. 코로나도가 빈 손으로 돌아간 지 근 50여년만에 스페인 황실은 대규모 탐험대 겸 이주대를 리오그란디의 물줄기가 스며드는 땅 까스티야왕국(New Kingdom of Leon y Castilla) 주변에 식민지를 건설하게 되었다. 스페인 황실은 인근 토착민을 평정하여 식민지를 건설하고 인근 토착민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달한다는 일석이조의 목적을 이루려 했다.
오나테 (Juan de Onate)는 가족을 동반한 170명 대원과 독신 230명 등 모두 400여 명 그리고 7,000여 두의 가축과 그 수를 정확히 모르는 토착민 고용원을 4개로 나누어 나흘에 걸쳐 신천지로 출발했다. 여행중 많은 대원들이 마실 식수를 배려한 조치이다. 제1진이 목적지로 가는 길목에 있는 수원지에서 물을 소진하면 물이 다시 차도록 하루동안 여유를 두고 제2진이 출발하도록 했다. 1598년 1월 26일 새벽, 오늘은 제1진이 출발할 예정이다. 오나테는 여행중 필요한 양식과 농사지을 농기구, 건축용 연장, 각종 씨앗과 살림도구, 마차수리에 필요한 자재와 연장을 실은 마차 81대도 넷으로 나누어 출발할 예정이다. 어느 상인은 별도로 값비싼 천과 벨벹 그리고 최신 유행의 남녀 모자 등 각종 상품을 실은 마차 2대도 별도로 준비하여 이번 여행에는 모두 83대의 마차가 떠나게 되었다.
신천지로 향하는 83대 마차, 7천마리 가축과 이주대원
이주 여행자들은 이주대 총지휘자인 후앙 디 잘디발 (Juan de Zaldivar)의 명령에 따라 야영장이 차려진 황무지 한편에 지대별로 모여 들었다. 화려한 갑옷에 완전무장한 48세의 장년 오나테는 늘어선 이주대원들에게 하느님의 가호와 행운을 기원하며 출발을 선언했다. 이어 출발을 알리는 청아한 나팔소리와 함께 제1진이 멀리서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서서히 물결처럼 흘러갔다. 오나테와 오나테의 10살난 장남 크리스토 발이 탄 2륜마차가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북미주에서 처음 선을 보인 오나테의 이륜마차를 따라 완전무장한 병사들과 이주대원과 그 가족인 부녀자와 아이들이 따랐다. 그 뒤로 20여대의 마차가 뒤따랐다. 맨 후미에는 7,000여 두의 가축을 사등분한 2,000여 마리의 말과 소, 노새, 돼지, 염소, 양들이 먹이를 찾아 머리를 흔들면서 느리게 움직였다. 먹이를 보고 대열을 이탈하는 가축을 모는 몰이꾼의 고함소리에 산타바아바라의 아침은 서서히 밝아왔다. 근 1마일에 달하는 이주대는 지난 날 붉은 수염 차무스카도와 에스페호 또는 노예사냥꾼 소사 등이 넘나든 리오콘처스 강변을 따라 북으로 느리게 흘러갔다. 하루 5마일 가량 앞으로 나간 이주대는 5일 후인 1월 30일 제1진은 리오콘초스 한편 제방아래에 야영장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뒤미쳐 도착할 후속지대를 기다렸다. 오나테의 탐험대가 기나긴 마차행렬과 많은 가축을 몰고 너른 광야를 지날 때 인근 토착민들은 겁에 질려 인근 벌판이나 야산으로 재빨리 몸을 피한 채 엄청난 규모의 이주대를 바라보았다.
뉴스페인 최고 거부, 식민지 총독을 꿈꾸다
리오그란디의 너른 계곡에 신천지 식민지를 건설하려는 야망의 사나이 오나테 (Juan de Onate y Salazal)는 1550년생(*필자주: "Colony in the Wilderness"저자Robert McGeagh, Ph.D.는 그의 저서에서 오나테는 1552년 출생이라고 기재했다. 그의 정확한 출생날짜는 전해지지 않는다.). 오나테는 오늘의 멕시코 북방 자까테스까스에서 뉴스페인 최고의 광산왕 크리스토발의 쌍동이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오나테의 선조들은 스페인 황실의 측근인 귀족 가문이었다. 어느 선조는 스페인 황제와 함께 포르투칼 정복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의 부친은 신세계에 도착한 이래 멕시코만 연안에 위치한 뉴스페인 북방 자까테스까스 (Zacatescas)일대의 토착민을 평정하고 광산을 개발한 후 부를 이루었다. 그는 계속 여러사업에 손을 대고 당대 최고의 거부가 되었다. 오나테의 부친은 또한 1531년 인근 토착민을 정벌하고 오늘의 과다라하라 도시를 건설하고 한 때는 뉴갈리시아의 부총독도 역임했다. 자까테스까스는 코르테스가 세운 뉴스페인 북방 촌락으로 플로리다 탐험대의 조난자 중 몇몇 생존자인 디바카 일행이 난파 후 찾아 헤매던 뉴스페인 최북단 뉴스페인 영토였다. 이곳은 일찍이 노예상 구즈만이 인근에 사는 토착민들에게 만행을 저지른 곳이기도 하다.
멕시코 황제와 정복왕 손녀와 결혼한오나테
쌍동이 중 장남으로 태어난 오나테는 어려서부터 군인이 되어 아버지를 따라 뉴스페인 황제군과 토착민 간의 전쟁터를 누볐다. 어릴 때부터 무예를 쌓은 오나테는 제2대 뉴스페인 총독의 후손인 벨라스코 (Luis de Velasco)와 함께 자비를 들여 병사를 이끌고 끝까지 저항하는 토착민들을 제압했다. 오나테와 함께 전선을 누빈 벨라스코 (Luis de Velasco)는 이후 뉴스페인의 총독이 되어 "오나테는 지력이 뛰어나고 위험에 처해도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성품을 지녔고 탁월한 지도력과 충성심이 남다른 인물"이라고 황실에 오나테를 탐험대장으로 강력하게 추천했다. 오나테는 또한 스스로 산루이스포토시 (San Luis Potosi )광산을 개발하는 한편 여러가지 사업에 손을 대어 그가 식민지 건설에 참여할 때는 뉴스페인 최고의 거부가 되었다.
오나테는 멕시코 아즈텍 제국을 정복한 정복왕 헤르난도 코르테스의 손녀이며 멕시코 최후의 황제인 몬테주마의 증손녀인 이사벨디톨로사 (Isabel de Tolosa Cortes de Montezuma)와 1588년 당시 1568년생인 광산왕이며 뉴스페인의 고급 장교인 톨로사의 딸과 결혼했다. 이후 두사람 사이에는 아들 크리스토발과 딸 마리아, 로렌조를 두었다. 이후 딸 마리아는 오나테와 함께 신천지를 누빈 조카 빈센트와 1590년 결혼했다. 그러나 1598년 오나테가 뉴멕시코 일대에 식민지 건설차 탐험에 나서자 이사벨은 홀로 자까테스까스의 너른 장원을 지키면서 외롭게 생활했다. 그리고 그녀의 나이 52세때인 1620년 쓸쓸히 사망했다. 그때 오나테는 스페인 황실의 광산 총감독관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 머물고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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