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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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노다지를 찾아 세도나 일대를 누볐던 '에스페호'와 코로라도 강에 대규모 항만도시를 꿈꾸었던 '뉴-멕시코 초대 총독 '오나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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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간 데 없이 너른 대평원은 오늘도 어제처럼 그대로였다. 붉은 해가 떠오르는 그 끝에는 여명을 뚫고 하얀 뭉게구름이 보이고 너른 대평원을 지나온 바람은 수줍게 서 있는 조슈아 트리를 스치고 멀리 날아가 하얀 구름을 헤뜨렸다. 갈색 들토끼가 달아난 들풀 사이로 방울뱀이 기어들면 들짐승처럼 몸을 가리지않은 토착민들은 한손에 굵은 몽둥이를 쥐고 풀숲을 헤쳤다. 그리고 먹이를 두고 들짐승과 어울려 눈치싸움도 벌렸다.

 

태초이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토착민들
해가 뜨고 달이 지는 것처럼 너른 대평원은 태초 이래의 모습 그대로였다.
토착민들은 초막이나 흙을 구어 만든 우리같은 보금자리에서 턱밑이 거무스레해 지면 여인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아이들은 들판에 나가 허연 먼지를 따라 다람쥐나 토끼같은 자그마한 들짐승을 잡았다. 전사들은 활과 몽둥이를 들고 가족을 지키려고 싸움터로 나갔다. 여인들은 들과 산을 헤집으면서 나무뿌리를 캐고 열매를 땄다. 토착민들이 처음보는 몸집이 큰 개를 탄 눈이 파란 짐승들이 떼지어 몰려오기 전까지 바람과 해와 달을 쫓으며 대자연의 일부가 되어 평원을 달리며 살아온 이들은 자연의 모습 그대로 이렇게 살아왔다.
1542년 코로나도가 패잔병처럼 떠난 대평원은 해와 구름과 바람이 이고지는 태초의 모습을 되찾았다. 토착민들은 조상 대대로 전해지는 슬기로운 방법으로 어느 부족은 들짐승을 잡고 또 어느 부족은 옥수수나 콩, 또는 호박을 키우면서 살아왔다. 부족한 양식은 물고기를 잡거나 달아나는 칠면조로 대신했다. 그러면 해와 달은 다시 뜨고 바람은 어제처럼 또 불어오고 봄이 가면 여름, 가을 겨울이 왔다. 그러면서 생명은 다시 태어나고 또 이승을 떠났다.
코로나도가 돌아간 후 근 40여년 동안 아무도 뉴스페인 국경을 넘지 못했다. 이따금 당국의 허가없이 유럽에서 건너온 불량배들이 노예 사냥꾼이 되어 촌락을 헤집거나 잠채꾼이 되어 촌락을 뒤집어 놓는 것 말고는. 이러한 불량배들은 벌거벗었으나 선량한 토착민을 들짐승처럼 엮은 후 가축처럼 노예시장에 내보냈다.
코로나도가 돌아오고 40여년이 흐를 즈음, 막강하기만 했던 스페인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스페인 대신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대영제국의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캘리포니아 연안을 주름잡는가 하면 러시아, 프랑스 등도 북미주에서 기세를 떨쳤다. 이 소식을 접한 뉴스페인 당국도 서둘러 이들 세력의 진출을 억제하는 북방정책에 나섰다.
1573년 서인도 제도의 황실위원회는 토착민들을 평화롭고 자애스럽게 대해야 한다는 칙령을 선포하고 서서히 뉴스페인 이북지역에 대한 영토확장에 나섰다. 그리고 토착민에 대한 무자비한 탐욕에 제동을 걸었다. 그리고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지역을 탐험할 때는 엄격한 심사를 거친 후 허가받은 자만이 나서도록 했다.

 

해뜨는 동쪽 강가에 목화재배하는 부족을 찾아라
1567년 뉴스페인 당국은 아직 식민지로 삼지못한 북동쪽 대평원으로 진출할 전진기지를 찾았다. 오늘의 치후아후아 남쪽에서 북쪽으로 흘러드는 리오그란디 강과 콘초스 강이 합류하는 지점 근처에 광산도시인 산타바아바라라는 도시를 세웠다. 광산이 개발되면서 유럽의 정착민이 늘어나고 토착민 광부들이 몰려들면서 산타바아바라는 마을로 자리잡아 갔다. 프랜시스코 교단소속 프레이 어거스틴 로드리게즈(Fray Augustine Rodriguez) 사제는 뉴스페인의 국경 최북단인 산타바아바라에서 모여든 어린 양떼들의 영혼을 구제하게 되었다.
1579년 어느날 로드리게즈 사제는 수확한 잘 영근 토착민 신자로부터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며칠 걸어가면 큰 강이 나오고 강 근처에는 재배한 목화로 옷을 만들어 입는 토착민이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몸을 가리지 않고 사는 토착민만 보아오던 로드리게즈 사제는 이 말에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그만큼 영리한 토착민이라면 하느님의 말씀을 깨우치고 하느님의 어린 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즉시 하느님의 말씀을 접해보지 못한 불쌍한 영혼을 구제하기로 마음먹었다. 로드리게즈의 이 같은 열정에 프란시스코 교단도 동의했다. 북미주 진출이 시급한 뉴스페인 당국도 로드리게즈의 계획에 찬성했다. 프란시스코 교단과 뉴스페인 당국의 지원을 받은 로드리게즈는 전도를 위한 탐험대를 꾸렸다. 프란시스코 로페즈 사제와 후앙 디산타마리아 사제도 탐험을 겸한 전도여행에 참여했다. 1512년 생으로 역전의 노장이며 근 70에 가깝고 불꽃처럼 붉은 수염을 가져 '차무스카도'로 불리우는 프란시스코산체스(Francisco 'El Chamuscado' Sanches:1512~1582)가 완전무장한 기마병 8명과 19명의 토착민 하인,시중을 들어줄 여인 2명으로 꾸려진 탐험대를 지휘했다. 말 90마리와 탐험중 양식으로 삼을 돼지, 양, 염소, 소 등 가축 600마리도 뒤따랐다.

 

사제 3명 포함한 탐험대 장도에 오르다
1581년 6월 5일 로드리게즈와 차마스카도의 탐험대는 산타바아바라를 떠나 목화를 재배한다는 토착민을 찾아나섰다. 탐험대는 콘초스(Conchos) 강 줄기를 따라 하류로 내려가 거대한 장강 리오그란디와 합류하는 곳을 지나 다시 카브리스(Cabris) 부족의 영토로 들어갔다. 중요부위만 가린 채 벌거벗었으나 외모가 수려하고 균형잡힌 몸매를 한 부족들은 낯선 이방인을 반갑게 맞았다. 그리고 탐험대원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오래전 4명의 기독교인들이 이 곳을 지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8년간 대평원을 유랑하다 이 곳을 지난 '디바카' 일행을 회상했다. 그러나 이 부족들도 불법으로 잠입한 노예사냥꾼들의 먹잇감이었던지 일부 토착민들은 말을 타고 나타난 탐험대를 보고 달아나기도 했다. 근방에서 마주한 토착민들은 주로 초막에서 생활하며 옥수수, 콩, 호박 등을 가꾸고 주식으로 생활했다.
탐험대는 다시 북쪽으로 향하여 오늘의 엘파소에 이르렀다. 엘파소에는 카구에이트(Caguates) 부족이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초막에서 생활했다. 이들도 리오그랜디 강 계곡에 사는 토착민들처럼 옥수수, 콩, 호박을 주식으로 하고 이따금 들짐승 사냥이나 물고기로 모자란 양식을 보충했다. 탐험대의 로드리게즈와 로페즈, 그리고 산타마리아 사제는 방문하는 촌락의 토착민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했다. 탐험대가 지나온 라훈타와 엘파소 주변의 토착민은 줄잡아 근 1만여 명에 달했다.

 

흙벽돌 집에 목화 재배하는 후마노스 부족들
토착민들의 안내로 탐험대는 리오그란디 상류에 이르자 후마노스(Jumanos)라고 부르는 촌락에 이르렀다. 촌락에는 반듯한 외양의 2층 높이 흙벽돌 집이 늘어서 있고 주민들은 산타바아바라 토착민이 말한대로 목화로 짠 옷을 입은 토착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풍요롭게 살고있었다. 동행한 사제들은 이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하느님의 어린 양으로 삼았다.
역전의 용사 차무스카도가 이끄는 탐험대는 계속 풀꽃이 화사한 리오그란디 제방을 따라 아직 유럽인의 발길이 전혀닿지 않은 미지의 땅을 지났다. 강물은깊은 소리를 내며 힘차게 흘렀다. 탐험대는 어느덧 오늘의 뉴멕시코 남쪽 한때 크레이그(Craig) 요새가 있던 소코로(Socorro) 토착민 정착지를 지나 계속 강줄기를 따라 전진했다. 탐험대는 알부퀘키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제법 규모가 크고 2내지 4층 규모의 흙벽돌 공동주택이 늘어선 페코스 근방에 이르렀다. 토착민은 근 400내지 500여 명이었다. 로드리게즈와 동행한 사제들은 부지런히 토착민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한 후 이들을 하느님의 어린 양으로 삼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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