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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보화 대신 실망만 안고 돌아가는 탐험대원
주체할 수 없이 많은 금은보화 대신 실망만 가득진 탐험대원들은 어깨를 늘어뜨린 채 티-위시 촌락에 들어섰다. 마침 내리는 장대같은 비로 촌락은 온통 작은 물바다였다. 코로나도는 애써 의연한 모습으로 마상에 서서 패잔병처럼 느리게 흘러오는 대원들을 지그시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지난 번처럼 이곳 리오그란디 계곡에서 '겨울을 나야지'하고 마음 먹었다.
티-위시 계곡의 12개 테와 부족들은  사나운 이방인들이 다시 돌아오자 모두들 촌락을 버리고 근처 험지로 달아났다. 양식이 동이 난 지 오래인 탐험대는 대원들이 당장 먹고지낼 양식을 조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또한 겨울을 나자면 두툼한 겨울옷도 마련해야 했다.
뉴멕시코의 쿠리아칸을 떠난 지가 언제인가. 거친 황무지를 누빈 지가 근 1년반을 유랑한 대원들은 누더기를 걸친 노숙자같은 모습이었다. 제대로 세탁도 못한 낡은 옷에는 이가 들끓었다. 그러나 모두 깊은 협곡이나 오지로 달아난부족들은 찾을 수가 없었다. 코로나도는 부족의 원로들을 찾아가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그리고 근처 촌락을 평정했다.
이 무렵 탐험대가 마련한 산히에르니모 즉 코라존 근처의 세료라에서 일어난 현지인 반란을 진압차 출정했던 페드로 디 토바르는 함께 출정했던 병사들과 함께 티-위쉬에 돌아왔다. 토바르는 수야계곡으로 정착촌을 이전한 후 이미 퀴비라로 떠난 코로나도 일행을 찾아 대초원을 누볐으나 실패한 후 티-위쉬로 돌아왔다. 얼마후 코로나도도 빈손으로 티-위쉬에 돌아왔다. 토바르의 부하들은 어깨를 늘어뜨리고 돌아온 코로나도 일행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토바르는 뉴스페인에서 세뇨라에 도착한 전령으로 부터 전달받은 코로나도에게 보내는 총독 멘도자의 답신과 대원들의 사적인 편지를 전달했다. 이중에는 코로나도의 사촌인 까르데나스의 형이 별세했으므로 가문의 상속관계로 뉴스페인을 급히 방문하라는 편지도 있었다. 까르데나스는 즉시 코로나도의 허락을 받고 사적인 용무로 귀향하는 몇몇 대원과 함께 뉴스페인으로 출발했다.
코로나도는 리오그란디 주변의 토착민 중 탐험대에게 적의를 보이는 토착민들을 평정했다. 그리고 토착민들의 충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한편 부족한 양식을 징발하고 대원들이 겨울을 버틸 수 있는 옷을 가능한 많이 확보했다. 그의 참모들도 부지런히 양식과 옷, 그리고 옷감을 테와부족으로 부터 징발했다. 그러나 일부 참모들의 강압적인 행동은 많은 토착민들로 부터 원성을 샀다.
두차례 황금찾기 실패로 권위가 실추된 코로나도
코로나도의 권위는 시볼라에 이어 퀴비라까지 두차례에 걸쳐 황금찾기에 실패하자 적지않게 실추되었다. 대다수 참모들과 대원들은 아직도 실의에 찬 코로나도에 대한 충성심은 여전했다. 그러나 일부 불만층의 원성도 만만치 않았다. 토착민들에게 징발한 겨울용 옷을 공평하게 분배하라는 코로나도의 명령을 어기고 일부 참모들이 친소관계에 따라 분배했다. 친분이 두터운 대원에게는 질이 좋고 두터운 옷을, 그렇지 못한 대원에게는 낡고 가벼운 옷이 돌아갔다. 양식도 마찬가지로 친소관계에 따라 분배되자 대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같은 불만은 자연 코로나도에게 돌아왔다.
어느새 대륙의 모진 추위가 리오그란디 강변에 몰아쳤다. 대원들은 거친 눈발과 차가운 바람을 뚫고 평원에 나가 사슴이며 토끼같은 들짐승을 잡아 모자라는 옥수수, 콩같은 양식에 보탰다. 이처럼 무료한 겨울을 나면서 티-위쉬의 추위도 서서히 물러가고 얼음과 눈이 녹는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기다리던 봄은 이처럼 서서히 다가왔다.
승마중 낙마로 사경을 헤메는 코로나도
코로나도는 평소처럼 새벽 승마에 나섰다. 아직도 대륙의 바람은 차가웠다. 하얀 입김이 새벽공기에 허였게 퍼져나갔다. 싸늘한 아침이었다. 오늘의 말타기 경주상대는 로드리고 말도나도. 저멀리 리오그란디 강이 굽어 흐르는 곳에서 있는 자그마하게 보이는 고목을 돌아오는 말달리기였다. 코로나도는 가장 힘센 백마를 골랐다. 말 안장을 얹으려던 그의 시동은 안장의 배댓끈이 낡은 것을 발견하고 새것으로 갈았다. 코로나도와 말도나도는 상큼한 새벽공기를 뚫고 힘차게 말을 달렸다. 시원한 새벽바람을 맞은 말들도 콧바람을 날리며 힘차게 땅을 치고 앞으로 달렸다. 어느새 두사람의 얼굴에는 땀이 흥건하고 땀에 젖은 몸에서는 찬 바람에 김이 서렸다. 두 마리의 말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멀리 보이던 고목나무를 돌아 벌써 출발지점을 향해 다가왔다. 점처럼 작게만 보이던 두마리의 말과 기수의 모습이 어느정도 눈에 들어올 무렵 갑자기 코로나도가 오른편으로 몸을 기우는가 하더니 순간 땅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다. 마침 코로나도의 오른편 뒤에서 달려오던 말도나도의 말발굽이 코로나도의 머리를 차고 앞으로 질주했다. 말 안장에 새로 맨 배댓끈이 끊어지고 말 안장이 미끄러지면서 일어난 사고였다. 말발굽에 머리를 채이는 순간 코로나도는 의식을 잃고 사경에 빠졌다.
수술의사를 비롯한 탐험대의 의료진이 모두 달려들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비운의 코로나도의 말발굽에 차인 머리를 수술했다. 오랜 수술 끝에 젊고 건장한 코로나도는 다행이 생명을 구했으나 상처가 너무나 위중해 아무도 수술의 성공여부를 장담하지 못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코로나도는 서서히 회복했다.
수야 정착촌, 토착민에 유린되어 폐허가 되다
이 무렵 가문의 상속문제를 마무리한 코로나도의 사촌동생 까르데나스는 서둘러 티-위쉬로 돌아오던 중 중간 기착지인 수야강변의 정착촌에 도착했다. 까르데나스는 불타버린 막사 주변에 죽은 대원들과 죽은 말들이 널려있는 참혹한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 폐허가 된 정착촌은 죽음처럼 조용했고 인기척은 전혀 없었다. 다만 시체를 뜯어먹던 들개들만이 멀리서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까르데나스는 서둘러 티-위쉬로 말을 달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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