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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암초가 얕게 깔린 아까주틀란(Acajutlan) 만에 새벽 미명이 서서히 밀려났다.
산 살바도르(San Salvador), 산디에이고 (Sandiego)같은 대형과 중형 함선  그리고 소형 함선 13 척은 모두 500여명의 병사와 선원 그리고  많은 양식과 식수를 싣고 출항을 기다렸다. 얼마 후 저멀리 바다가 떠오르는 태양에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한가롭게 떠돌던 구름도 점차 붉어졌다.
탐험대 총대장 알바라도 (Peter de Alvarado)가 탄 지휘선 산디에이고 호에서 출항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새벽 바다에 울려퍼졌다. 부대장 까브리요가  탄 산 살바도르 호가 미끄러지듯 바다 한 가운데로 흘러들자 나머지 함선이 뒤따라 바다로 들어섰다. 출항을 축하하는 형형색색 테이프를 요란하게 감은  200톤 급 대형 갈레온, 100톤 급 중형선, 한편에 13명씩 모두 26명의 노잡이가 노를 젓는 소형선은 모두 물살을 가르며 지휘선을 따라 태평양 바다 서북쪽을 향해 바다를 갈랐다. 바다와 하늘은  태양의 광채로 점점 물들고 물살을 지나는 바람은 고운 숨결처럼 부드러웠다. 1541년  늦여름 아침, 암초투성이 거친 아까주틀란 만은 멀리 장도에 오르는 함선들로 분주했다. 그러나 암초투성이 황량한 아까주틀란 만은 조용한 해풍과 물새소리만 요란할 뿐 다시 침묵의 세월에  잠겼다.

 

태평양 연안 탐험차 함선 8척을 주문
알바라도는 1430년 황제로부터 과테말라 지사에 임명되면서 그 조건으로 태평양 연안에 늘어선 향료와 황금의 땅 인도와 중국 그리고 일본과 필리핀같은 섬나라와 교역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본국 스페인에서 돌아온 알바라도는 마침 까브리요가 건조한 산살바도르 호를 보았다. 2년간 산 살바도 호를 강제 징집한 후 인근 연안을 항해한 알바라도는 1436년 까브리요에게 대형선 2척과 중형선 및 소형선 등 모두 8척을 주문했다. 그리고 알바라도는 과테말라의 척박한 해변 이즈타파 (Iztapa)에 조선소를 차렸다. 까브리요는 이곳에서 대형선 3척, 중형선 7척, 소형선 3척등 모두 13척의 배를 건조했다.
유럽과 외진 대서양 건너 인디안의 땅에서 함선을 건조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맨땅에 머리를 박는 것같은 무모한 일이었다. 선박 건조에 필요한 일체의 자재가 없는 상태에서 선박을 건조하려면 비용도 유럽보다 무려 10배 이상 소요되었다.
탈세혐의로 코르테스와 함께 스페인 황실에 소환되었던 알바라도는 혐의가  모두 해명되고 과테말라 지사에 임명되는 행운까지 거머쥐고 돌아왔다. 그리고 알바라도는 황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천지에서 구하기 힘든 선박건조 자재를 한 배 가득 싣고왔다. 선박건조 자재를 실은 배는 혼두라스의 까발로스 항구에 기항했다. 불쌍한 현지인 수천명이 자재를 등에 지거나 끌고 험준한 산과 들, 강을 건너 조선창이 있는 과테말라의 이주타파까지 운반했다. 소처럼 등에 지고 짐을 져 나르던 많은 현지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즈타파에서 골격을 갖춘 13척의 함선은 조심스레 엘 살바도르의 아까주틀란 만까지 옮겨져 표면에 역청를 골고루 바르는 등 마무리 작업을 마친 후 이처럼 쾌청한 날씨를 택해 출항하게 되었다.
알바라도가 지휘하는 13척의 함선은 태평양 연안을 끼고 멕시코 연안을 따라 북서쪽으로 향했다. 늦여름 날씨는 쾌청했다. 알바라도는 엘 살바도르의 아까주틀란을 출항하면서 부족한 식수와 양식은 근처 멕시코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근 650마일의 뱃길을 항해한 13척의 함선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오아후카(Oaxaca) 근방 후아투코 (Huatuco)에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안을 지키던 뉴 스페인 총독 멘도자의 병사들은 알바라도 함선의 정박을  막았다. 해안수비대장은 총독의 명령으로 뉴스페인 함선 외에 어떠한 배도 상륙할 수 없다고 했다. 알바라도는 다시 멕시코 연안을 따라 잘리스코 (Jalisco) 연안에 이르러 어렵사리 멘도자 총독의  허가로 기항할 수 있었다.

 

탐험주도권을 놓고 암투를 벌이는 정복자들
당시 히스파뇨라 일대 메소아메리카에는 3명의 잔혹한 정복자들이 영토 확장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헤르난 코르테스는 일찌기 큐바총독 디에고 벨라즈쿠에즈의 명령을  어기고 아즈텍 제국을  정복한 전력으로 황실은 물론 뉴스페인 총독 멘도자로부터 불충자로 낙인 찍혀있었다. 코르테스는 오늘의 뉴멕시코 등 중부지역을 탐험하려 했으나 멘도자는 이를  불허했다. 코르테스는 이어 바하 캘리포니아와 캘리포니아 연안을 탐험하려 했으나 황실은 그를 소환하여 이같은 계획도 자연 무산되었다. 코르테스는 56세라는 장년의 나이에 아프리카 알제리 지역의 모슬렘 반란진압에 자원하는등 그의  충성심을 증명했으나 누구도  그를 신임하지 않았다. 코르테스는 자연   경쟁에서 탈락하자 이제는 알바라도와 멘도자의 두 야심가만이 피터지는 경쟁을 하게되었다.
멘도자와 알바라도는 마지막 담판을 협상을 통해 더 이상 불필요한 경쟁은 피하기로 했다. 탐험과 원주민 정복에는 알바라도가 훨씬 우위에 있었으나 실제 정치적 힘과 배경은 멘도자가 우위였다. 두사람은 담판 끝에 탐험에서 얻은 약탈품은 다음과 같이 나누기로 했다. 즉 알바라도가 약탈한 재화는 양측이 50%씩  공평하게 나누기로 했다. 그리고 멘도자 측에서 약탈한 재화는 멘도자 측에서  60%, 그리고 알바라도 측에는 40%만 배당한다고 합의했다. 이같은 합의에 따라 알바라도는 연안에 상륙하여 필요한 식수와 보급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이같은 합의사항이 알려지자 탐험대 부대장 까브리요와 개인적으로 탐험에 참여한 일부 선주들과 대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확보한 약탈품을 왜 멘도자와 동등하게 배분하고 또 멘도자가 약탈한 물품은 동등하게 배분받지 못하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알바라도는 강력하게 반발하는 까브리요에게 테오타 (Teota)와 코텔라 (Cotela)의 너른 농장을 주고 무마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탐험에 참여한 4명의 선주는 배를 돌려 각기 자신의 본거지로  돌아갔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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