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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르노를 떠나는 키노신부의 선교원
산 부르노 일대의 여건이 전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드디어 아톤도 대장은 돌아오는 5월 정착대의 바하반도 철수를 선언했다. 아톤도 대장은 대원들의 건강이 회복되고 산부르노 일대의 가뭄이 끝나면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키노 신부는 일단 정착민이 산부르노를 철수하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떠나버리면 그간 정성들여 키워온 해맑고 순진 무구한 토착민 소년소녀들의 영혼은 누가 보듬어줄 것인가. 영혼의 구원사업이라고 말로만 외치고 정작 이들을 버린다면 그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 키노 신부는 잠자는 것도 잊은 채 몇날을 번민했다. 키노 신부의 소규모 선교원 운영계획도 아톤도 대장은 외면했다.
5월로 접어들면서 정착대는 산부르노 철수를 시작했다. 새벽 동이 틀무렵 아톤도 대장의 명령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대원들은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몸져누운 대원들을 모두 연안에 정박한 배로 이송되었다. 대원들이 정성스레 돌보던 아톤도 대장의 숙소가 허물어졌다. 이어 대원들의 숙소가, 그리고 선교원의 성당이 주저앉았다. 십자가를 비롯한 성작같은  성물은 조심스레 보자기에 싸여 배로 옮겼다. 그리고 요새주변에 세웠던 말뚝도 뽑혀 먼지가 이는 땅바닥에 던져졌다. 요새 주변에 파종했던 옥수수나 야채는 가뭄에 싹도 트이지 못한 채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5월 6일 대원 모두가 배에 올랐다. 움직일 수 없는 환자는 들것에 실려 배에 올랐다. 상태가 위중한 황실감독관 모라자도 들것에 실려 배에 올랐다. 이른 새벽부터 토착민들이 나와 떠나는 탐험대의 이주를 도왔다. 그간 정들었던 정착민들이 막상 떠나려하자 토착민들은 섭섭한 표정으로 말없이 요새와 배를 부지런히 오가며 손을 빌려주었다.
무작정 배를 타겠다는 소년 2명 함께 출발
밤을 보낸 아톤도 대장과 키노 신부 그리고 구즈만 선장은 7일 아침 해안가로 나갔다. 그리고 무작정 정착대를 따라가겠다고 떼를 쓰며 매달리는 어린이 7명을 배에 태웠다. 배를 탄 7명 중 5명은 하선하고 2명의 어린이는 승선하는 행운을 얻었다. 대장 아톤도와 선장 구즈만은 남아있는 말 중에서 힘세고 날렵한 말과 나귀 20마리를 배에 실었다. 그리고 나머지 말과 나귀는 현지 토착민들에게 돌봐라고 주었다.
"아마도 남겨진 말은 이후 토착민들의 땔감 수송에 끌려다니다 어느때인가는 배고픈 토착민들의 먹이가 되겠지"라고 키노 신부는 생각했다.
토착민들은 키노 신부 일행과 헤어져야한다는 현실을 매우 아쉬워했다. 그중 키노 신부를 따라 야퀴이까지 동행했던 에우제비오의 슬픔은 대단했다. 그는 기필코 키노 신부를 따라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또한  15세의 소녀 프란체스카는 이별의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며 해안가를 떠나지 못했다. 소녀의 아버지는 사고로 병사들에 의해 살해되었다. 그후 프란체스카 소녀는 키노 신부의 배려로 아톤도 대장의 숙소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지냈다. 그리고 여자노예의 어린 아이를 돌보며 지냈다. 프란체스카는 디디우스 부족과 에두 원주민의 말에 능해서 키노 신부의 강론을 토착민들에게 전했다. 이제 어린 프란체스카는 돌보아야 할 어린아이도 키노신부의 말도 전할 수 없었다.
5월 8일 아침 아톤도 대장은 고니 신부와 잠수부 4명과 함께 발란드라 호에 승선했다.
시나로아 건너편 해안에서 시험삼아 진주조개잡이를 시작할 예정이다. 구즈만 선장도 드디어 카피타나호에 승선했다. 정착민들에게 우호적이었던 산 이시드르 선교원 근방 토착민들이 좋은 식수라면서 몇마일 거리에 식수를 가져와 배에 실었다. 어느 토착민은 짐을 꾸리면서 버린 물건을 혹시 대원들이 잊은 물건인가하고 일부러 가져오기도 했다.
연안에서 배웅하는 토착민들
정오가 못되어 키노 신부와 구즈만 선장은 발란드라 호에 승선한 아톤도 대장을 예방했다. 아톤도 대장도 답례로 카피타나 호을 찾아 일일이 승선자 명단을 확인하고 안녕을 기원했다.
떠날 준비가 다 된 오후 3시경 마침 순풍이 불자 진주조개잡이 발란드라 호는 진주조개잡이 예정지인 북쪽 해안가로 뱃머리를 돌렸다. 그러나 카피타나호를 밀어줄 순풍은 좀체 불어오지 않았다. 뱃전 근처를 때리던 바람은 땅거미가 질무렵 내지에서 일던 바람길이 마침내 카피타나 호를 때렸다. 기다리던 바람을 맞은 카피타나 호는 드디어 돛을 올리고 어두워오는 밤바다에 들어섰다.
바닷가 등성이에서 하루내내 떠나는 배를 전송하려고 기다리던 토착민들은 마침내 웅장한 카피타나 호가 긴 뱃고등을 울리며 검푸른 바다 한가운데로 들어서자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자리를 일어설 몰랐다. 드디어 카피타나 호가 검은 밤바다에 묻혀버리자 토착민들은 눈물을 떨구면서 비탈길을 타고 처소로 천천히 사라졌다.
카피타나 호는 이틀 후 야퀴이 강어귀에 도착했다. 구즈만 선장은 우선 싣고온 짐과 말등 가축을 하역시켰다. 그리고 전령은 키노 신부의 편지를 들고 인근 선교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황실감독관 모라자를 비롯한 환자는 선편으로 환경과 날씨가 양호한 인근 토린( Torin)으로 이송했다.
진주조개잡이를 시작하다
한편 잠수부 4명을 데리고 발란드라 호 편으로 진주잡이에 나선 아톤도 대장과 고니 신부는 우선 산펠립스 선교원에 배의 침수를 막는 역청과 대원들의 체력을 유지할 수있는 영양식을 청했다.
5월 17일 역청과 새고기와 와인을 실은 말이 바하반도 남쪽에 위치한 산이그나시오에 도착했다.
아톤도 대장이 진주조개잡이를 나설 무렵 모라자 감독관의 부음이 도착했다. 모라자는 마침 황실에 바칠 진주를 보관하는 보물상자의 열쇠 3개 중 1개를 가지고 있었다. 나머지 2개는 아톤도와 선임장교 이베리아가 지니고 있었다. 모라자의 사망으로 그가 보관했던 열쇠는 장교 칠레론이 보관하게 되었다.
얼마후 토린에서 토착민 소요가 일었다. 칠레론이 사태진압차 출정하자 열쇠는 대신 에스칼렌테가 보관했다. 쇠로 만든 칼이나 가위는 토착민들이 특히 좋아했다. 아톤도 대장은 칼이나 가위와 진주를 맞교환하여 많은 진주를 보관하고 었었다.
5월18일 아톤도 대장은 라파즈 만으로 이동, 소금이 제방처럼 쌓여있는 산토 토마스만에 정박했다. 그리고 일행은 물살이 비단결처럼 고운 라파즈 만에서 근 10여 일 진주조개를 채취했다.
은은한 남국의 달빛과 요염한 토착민 여인 그리고 해변에 길게 늘어선 야쟈수와 모래사장을 스치는 파도소리, 살랑대는 미풍을 즐기며 진주조개를 채취한다는 것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그러나 그것은 상상만의 이야기이다. 아톤도와 잠수부들은 연신 흐르는 땀을 쓸어내며 숨가쁘게 잠수질을 했다. 실로 지리하도록 단조로운 작업이었다. 동행한 대원이 적어 아톤도는 직접 잠수부들의 시중을 들어야 했다.
잡아올린 조개는 선원과 잠수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껍질을 깨고 진주를 거두었다. 진주를 꺼낼 때마다 하나하나 기록했다. 그리고 일행이 보는 앞에서 상자를 열고 진주를 넣은 후 3개의 열쇠로 잠갔다. 아톤도 대장은 질이 좋고 아름다운 상품은 탈라드로스 (Taladros), 질이 낮은 하품은 알호파레스 (Aljofares)라고 불렀다. 다음날 아톤도 대장은 장소를 산하비에르 연안으로 옮겨  조개잡이를 시작했다. 잠수부들이 몸을 사리지않고 물질한 덕에 이날은 무려 200여 개의 조개를 건졌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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