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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난 말을 능숙하게 타고 달리는 토착민
3월에 접어들었다. 키노 신부는 많은 소와 말을 몰고 다시 퀴버리를 찾았다. 그리고 이처럼 먼길을 오가면서 이제는  능숙한 피마 언어로 지나는 마을 주민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면서 많은 주민을 하느님 품에 인도했다. 키노 신부가 호위병력의 경호를 받으며 오가자 자연 그가 지나온  고장은 안정을 찾게되었다.
인근 바제라카 (Bajeraca)의 피마 부족 추장은 폴리시 신부에게 자신의 마을에도 사제를 모실 수 있게해 달라고 청했다. 이처럼 부지런히 소노라 북방을 순회하면서 키노 신부는 자연 살바테리아 신부와 함께 약속했던 캘리포니아 선교는 자연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다.
키노 신부가 외딴 변방에 세 운 목장은 자연 사나운 아파치들의 좋은 먹이감이 되었다. 그리고 일부 불만에 찬 토착민들의 공격으로 목장은 자주 폐허가 되었다. 목장에서 달아난 말들은 들판을 떠돌다가 새끼를 낳았다. 벌판을 떠도는  망아지들을 생포한 토착민들은 능숙하게 말잔등에 올라타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착민들은 말을 타고 질주하는 토착민을 자주 보게되었다.
1697년 11월 2일 키노 신부는 다시 산타 크루즈 인근  탐험에 나섰다. 이번에도 만히 대위가 키노 신부를 경호했다. 키노 신부는 토착민에게 나누어줄 작은  손칼이나 유리구슬, 머리띠 그리고 길양식과 측량장비를 실은 말 3마리와 토착민에게 분양할 60여 마리의 소와 양 등 가축을 모는 10여명의 몰이꾼과 함께  길을 나섰다.
소노라 변방의 11월 만추는 아직도 푸르렀다. 파란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흐르고 지나는 길목에 서 있는 미류나무에서는 새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흐르는  여울물 소리와 어울려 하늘로 날았다. 키노 신부는 정겨운 풍경에 취한 채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코코스포라와 산나자로 가는 길을 지나 산타 마리아로 향했다. 키노 신부와 일행은 지난 번 탐험때처럼 좁은 계곡을 따라 10마일 가량  북쪽으로 전진했다. 동쪽에는 후아추카 산맥이 지나고 서쪽에는 험한 파타고니아 산맥이 달리는 사이로 아름다운 산 라파엘 강이 흐르고 그 사이에 버섯처럼   마을이 박혀있었다. 이곳은 이미 키노 신부가 가축을 분양하여 제법 틀을 갖춘 목장이 있었다.
이 마을을 지나 일행은 다시 누렇게 익어가는 곡식이 물결치는 들판을 지나 카넬로 (Canelo)산 등성이를 넘어 북동쪽으로 약 35마일 거리에 있는 타라빌라 (Taravilla *재잘대는 사람) 추장이 다스리는 후아추카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주민 80여명이 나와 일행을 환영했다. 얼마 전 키노 신부는 이 마을에 가축 100여 마리를 분양했다. 이 마을은 토질이 기름져 항상 양식이 풍족했다. 키노 신부는 흙벽돌 집에서 밤을 보냈다.
이 마을 저편에 소바이푸리스가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행은 동쪽으로 향하여 바코마리 (Bacomari) 여울 아랫쪽으로 흐르는 산페드로 강으로 향했다. 그리고 일행은 25여 채의 집에 100여명의 주민이 모여 사는 산타 크루즈 디 게이바니테아 (Gaybanitea)라고 부르는 마을에 도착했다. 날이 어둡자 일행은 부임할 사제를 위해 미리 마련해 둔 흙벽돌 집에서 하루밤을 보냈다.

 

버어날 대위, 추가 호위병을 이끌고 도착
다음날 아침 버어날 (Bernal) 대위가  보급품을 가득 실은 말과 25명의 기마병을 이끌고 수비대가 있는 프런테라스를 떠나 변방을  순회중인 키노 신부를 경호하기위해 찾아왔다. 버어날 대위의 일행중에는 현지어에 능통한 알프레즈 아쿠나와 역전의 용사로 알려진 에스칸테 병사도 있었다. 버어날 대위가 지휘하는 병사들은 그간 사나운 아파치들과 숱한 격전을 치른 수비와 공격에 능한 병사들이었다. 이들은 장비와 보급품이  넉넉해서 심지어 병사 1인당 말 5마리를 보유하고 있었다. 키노 신부와 버어날 대위와 병사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코로 추장이 다스리는 소바이푸리스  마을로 향했다. 퀴버리 근방에서 제법 규모가 크다는 마을을 지나 약 3마일 가량 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갔다. 이곳이  코로 추장의 거처가 있는 곳이다.
코로 추장의 거처는 사방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깎아지른 듯 높은 절벽 위에 있었다. 이곳은 온통 잔인한 아파치들에게 둘러싸여 코로 추장은 언제나 주위를 경계해야 했다. 이 마을에는 근 100 여 채의 집에 500여명의 토착민이  어울려 살고 있었다.
땅은 기름지고 강물은 넉넉해서 토착민들은 일년 사시장철 콩이며 옥수수, 가지, 호박같은 채소를 넉넉하게 거두며 여유롭게 지냈다. 또한 코로의 부족들은 기름진 땅에서 목화를 재배했다. 부족들은 목화로 실을 뽑고 길쌈을 한 후 염색을 들인 천으로 옷을 해입어 몸을 예쁘게 가리고 살았다. 이것은 조상 전래로 내려온 생활풍습이었다. 키노 신부 일행은 이미 마련된 흙벽돌 집에 여장을 풀었다.

 

전승 기념으로 광란의 사육제 개최
코로 추장은 최근 호콤과 야노 아파치들과 치룬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마침 승리의 축제를 벌이려던 코로 추장은 키노 신부 일행을 열렬히 환영했다.
어스름 저녁이 되자 코로 추장은 중앙에 굵은 기둥이 있는 너른 마당 주위에 모닥불을 피웠다. 그리고 기둥 한편에는 이번 전투에서 살해된 15구의 아파치 시체를 늘어놓았다. 그중에는 어린 소년 2구의 시체도 보였다. 기둥에는 사망한 적의 머릿가죽 13개와 노획한 활도 걸려있었다. 어둠이 서서히 다가오자 요란한 북소리와 함께 광란의 사육제가 시작되었다. 휘황스런 달빛이 광란의 마당을 환하게 비추었다. 마당 주위에는 화톳불이 요란한 불꽃소리와 함께 불타오르면서 북소리는 점차 가파르게 빨라지고 토착민들의 춤사위도 격렬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위에 늘어선 토착민들도 하나둘 춤판에 끼어들었다. 마당 안에 가득 들어선 남녀 노소들은  북소리에 따라 요란하게 괴성을 지르며 미친 듯 몸을 흔들어댔다. 이들은 마당 주위에서 구경하는 병사들에게 함께 어울리기를 권했다. 병사 2명이 이들의 권유를 받고 함께 춤판에 끼어들어 함께 웃으면서 흥겹게 몸을 흔들었다. 이들의 사육제는 새벽녘에 가라앉았다.
광란의 밤은 가고  날이 밝았다.
키노 신부와 일행은 코로 추장의 마을을 떠나 산페드로 강 하류 유역 소바이푸리스 최북단에 사는 후마리 (Humari)를 찾아가는 중이다. 얼마전 후마리 추장은 두 아들과 함께 돌로레스 선교원을 찾았다. 키노 신부는 스스로 하느님을 찾는 후마리 추장에게 프란시스코 에우제비오(Francisco Eusebio)라는 이름으로 영세를 주었다. 두 아들에게도 영세를 주었다. 그리고 키노 신부는 후마리 추장에게 기회가 되면 추장이 다스리는 마을을 찾아가고 그곳에 선교원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키노 신부는 지금 후마리 추장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찾아가는 중이다.
키노 신부가 후마리 추장을 찾아가겠다고하자 주위에서는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가는 길은 너무나 위험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의 경호를 맡은 버어날 대위는 그토록  험지를 가야한다면  지금의 경호병력으로는 불가하고 최소한 200여명의 날쌘 병사들이라도 안심은 하지못한다고 했다. 키노 신부 주위에서 함께 생활했던 측근조차 반대했다. 이때 코로 추장이 자신의 전사 10명을 이끌고 키노 신부를 따르겠다고 나섰다. 이렇게 되자 버어날 대위도 만히 대위도 마지못해 동의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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