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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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인 제국 변방을 지키는 프레시디오 (Presidio) 즉 수비대는 대해만큼 너른 평원에 외딴 섬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조상이 내려준 바람과 구름이 강물이 되어 흐르는 기름진 땅을 외지인에 빼앗긴 한스러운 인디안들은 빼앗긴 옛 생활터전을 되찾으려 성난 파도가 되어 수비대로 밀려들었다. 이를 지키려는 수비대 병사와 정착민들은 외딴 섬같은 수비대를 방패삼아 밀리고 지키는 싸움을 계속했다.
오늘의 소노라 (Sonora)지방 산타크루즈 (Santa Cruz)강 유역인 물가에 사는 오담 (O'dham)부족인 피마 (pima) 인디안들은 스페인 이주민들이 전파한 전염병으로 많은 부족을 잃고 점차 심해지는 이주민들의 행패에 맞서 몇차례 목숨을 걸고 저항했다. 그때마다 인디안들은 화승총과 대포, 말을 타고 달리는 수비대 병사들에게 번번히 패주했다. 
1751년 11월 20일 금요일 깊은 밤 사릭 (Saric)마을 태생으로 수비대의 인디안 보조군 대장직을 가진 루이스 사릭(Luis Saric)은 인근마을 부족과 함께 일제히 정착민 마을과 선교원을 약탈하고 정착민 1백여명 이상을 무차별 살해한 후 정착촌과 선교원을 불태웠다. 
산타 크루즈 강과 알타 (Alta)강 근방 카보르카(Caborca)와 투부타마 (Tubutama) 마을과, 특히 오늘의 투산 (Tucson) 근방 투박 (Tubac)의 스페인 정착민들의 피해는 어느 곳보다 심했다. 

 

정착민 피해 심하자 총독에게 수비대 신설 청원 
뉴스페인 총독부는 최북단 소노라 (Sonora)지방과 시나로아 (Sinaloa)지방을 안다루시아 (Nuebo Reyno Andalucia)라고 불렀다. 당시 안다루시아 지사는 각지에 산재한 수비대장을 지휘하는 지휘권도 겸했다. 피마 인디안의 갑작스런 저항에 파리라 지사와 그의 행정관료는 당황했다. 바다처럼 너른 최변방을 지키기에 수비대 병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러한 틈을 비집고 사나운 피마 인디안과 아파치의 약탈은 점점 심해졌다. 기존 수비대로는 이제 속수무책이었다. 루이스 사릭의 약탈과 방화의 회오리가 한바탕 지난 10여일 후 겨우 정신을 가다듬은 파리라 (Diego Ortiz Parrilla: 1715년경 출생-1775년경 사망) 지사는 1751년 12월 1일 뉴스페인의 기게도(Count of Revilla Gigedo) 총독에게 사건의 전말을 보고하는 한편 별도로 피마 인디안에 맞설 수비대 신설을 청원했다. 파리라 지사의 청원서와 피마 인디안의 폭동사실을 알리는 편지를 가지고 전령은 1,200마일 밖 뉴멕시코를 향해 바람처럼 말을 몰았다.
파리라 지사는 군사학교를 마친 후 1734년 19세의 어린 나이에 소위로 군에 들어섰다. 얼마 후 파리라 소위는 큐바 주둔군 사령관으로 부임하는 기게도 (Revilla Gigedo)를 따라 큐바에서 군생활을 계속했다. 기게도는 하바나를 침공하는 영국해적을 물리치고 하바나를 둘러싼 요새를 신축하여 완벽한 방어망을 갖추는가하면 기병대를 조직하여 식민지 확장에도 공을 세웠다. 페르디난트 6세의 스페인 황실은  기게도를 1746년 제41대 뉴스페인 총독으로 임명하고 귀족인 백작직위를 내렸다. 신임 기게도 총독은 파리라를 뉴스페인 베라크루즈 요새 사령관에 임명했다. 파리라는 부임 1년 후인 1747년 뉴멕시코 서북쪽 푸에블라 지역의 원주민 반란을 성공적으로 진압하고 그 공로로 중령으로 진급한 후 1749년 3월 27일 소노라와 시나로아를 다스리는 안다루시아 지사가 되었다. 파리라 지사는 부임 2년 8개월만에 루이스 사릭이 주동이 되어 이끄는 피마 인디안 폭동을 맞았다. 
파리라 지사가 관장하는 소노라는 면적이 71,403 스퀘어마일에 달하는 엄청 너른 초원과 황무지가 연이은 피마 인디안의 땅이었다. 멕시코의 캘리포니아 만을 끼고 서북쪽은 물이 넉넉하고 너른 초원이 펼쳐진 살기좋은 땅이나 동쪽 소노라는 건조하고 황량한 사막지대이다. 시나로아는 멕시코의 캘리포니아 만을 끼고 북서쪽에 위치했다. 북쪽은 장대한 시에나 마드레 옥시덴탈 (Siena Madre Occidental) 산맥이 소노라와 경계를 이루고 동쪽은 황량한 치와아 (Chihuahua) 사막과 두랑고 (Durango)와 맞닿았다. 서쪽은 나야리트  (Nayarit )산과 경계를 이루었다. 또한 캘리포니아 만 건너편은 바하 캘리포니아 반도가 바라보이는 총면적 22,521 스퀘어 마일즈의 너른 땅이다. 이처럼 너른 땅의 원주민은 강유역에서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피마 부족과 황량한 황무지나 사막에서 사냥한 동물과 식물의 뿌리나 열매를 주식으로 생활하는 거친 파파고 인디안 그리고 약탈과 방화가 생업인 잔인한 외지에서 밀려온 아파치들이었다. 안다루시아의 파리라 지사는 이러한 피마 인디안과 파파고 인디안들의 조직적인 저항에 시달리고 또한 아파치들의 약탈에 맞섰다. 

 

55일만에 폭동 사실을 보고받은 뉴스페인 총독
파리라 지사가 급파한 전령은 산이그나시오를 출발한 지 근 45일만인 1752년 1월 14일 먼지를 하얗게 뒤집어 쓴 지친 모습으로 뉴멕시코 시티의 총독관저의 문을 두드렸다. 뉴스페인의 최북단 소노라의 산이그나시오에서 뉴스페인 남쪽 뉴멕시코까지는 근 1,200마일 험난한 천리길이었다. 전령은 산적이 길목을 지키고 굶주린 아파치들이 약탈할 길손을 노리는 길을 피해가며 도처에 세워진 뉴스페인 행정관청이나 역참에서 지친 말을 갈아타며 계속 달렸다. 드디어 목숨을 걸고 말을 달린 지 45일만에 지사의 청원서를 안전하게 기게도 총독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신임총독 기게도는 소노라와 시나로아라는 최변방 야만인의 땅이라는 것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휘하의 어느 관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최변방 인디안들의 땅은 벌거벗은 인디안들이 토키를 사냥하는 황무지나 사막으로만 알고있었다. 고위관료 누구도 소노라와 시나로아에 발을 디딘 적이 없었다. 파리라 지사의 청원서를 들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벌써 3일이 지났다. 마침 기게도 총독의 고위관료가  몇 해 전 소노라 일대의 선교원 실태를 감사하고 돌아온 예수회 관구의 발타사르 (Juan Antonio Balhasar) 신부에게 자문을 구해보자고 했다. 기게도 총독도 발타사르 신부가 최변방 선교원과 관료들의 갖가지 비행을 보고한 비밀 보고서를 받아본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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