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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야 정착촌, 토착민에 유린되어 폐허가 되다
티-위쉬에 도착한 까르데나스는 코로나도의 부상소식에 또 한번 놀랬다. 그리고 아직도 혼미중인 코로나도에게 수야 정착촌의 참극을 보고하지 못하고 회복되기만 기다렸다. 사고 후 근 일개월만에 회복한 코로나도는 까르데나스로 부터 수야 정착촌의 참극을 보고 받고 그는 다시한번 혼절했다.
세뇨르 정착촌에는 황금을 찾아 탐험대에서 제외된 허약자나 말썽을 부리는 불량자들이 남아 있었다. 토착민 공격으로 정착촌을 수야강변으로 이전했으나 정착촌의 규율은 아직도 엉망이었다. 잔류대원들은 황금 탐험대에서 제외되었다는 불만에 가득 차 불평과 불만과 동료들과의 불화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마침 이곳 지휘자 디에고 디 알카라즈는 신병요양차 산히에르니모에서 요양중이었다. 정착촌 대원들은 불평과 선동에 능한 페드로 디아빌라를 자신들의 지도자로 옹립했다. 이들은 수야계곡은 정착촌으로 적합하지 않으므로 다른 장소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페인을방문하고 돌아오는 후앙 갈레고에게 건의하겠다고 아빌라는 몇몇 대원과 함께쿠리아칸으로 향했다. 그는 쿠리아칸으로 가는 도중 토착민 촌락을 습격하여 불을 지른 후 토착민을 살해하고 양식을 약탈하면서 쿠리아칸에 도착했다. 그리고 아빌라는 후앙갈레고가 도착하기만 기다렸다. 아빌라 일행의 이탈로 수야정착촌을 지키는 대원도 그 수가 줄었다. 이 틈을 타고 수야 정착촌을 눈의 가시처럼 여기는 토착민들이 약탈의 기회만 노렸다.
어느날 정착촌 주변 산에서 낯선 봉화불이 올랐다. 연이어 주변 산에서 응답하는 봉화불이 올랐다. 이같은 봉화불은 새벽까지 계속되었다. 정착촌 주민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나름대로 엄폐물을 쌓고 방어에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탐험대에서도 제외되고 규율이 엉망인 잔류대원들이 밀려오는 토착민 전사들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새벽부터 북을 치고 괴성을 질러대며 밀어닥친 토착민들은 막사에 불을 지르고 매여있는 말들에게 독화살을 날려 살해했다. 여기저기서 독화살을 맞은 대원들이 비명을 지르고 놀란 말들은 하늘 높이 뛰어오르며 땅을 박차고 울어댔다. 토착민들은 미친듯 방화와 학살을 끝내고 물품을 약탈한 후 정착촌을 헤집고 다니다가 연기가 자욱한 정착촌을 빠져나갔다. 이같은 혼전 중에도 몇몇 대원은 부상당한 알카라즈를 구하고 매여있는 말들을 끌어냈다. 그리고 다시 혼전 중인 정착촌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현장을 탈출한 대원들은 불타는 정착촌을 바라보며 타고갈 말 한 마리 없이 도보로 쿠리아칸을 향해 걸었다.
가족곁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만이 소원
어느정도 부상에서 회복된 코로나도는 자신의 병세가 얼마나 위중한가를 깨달았다. 회복된다 하더라도 전과 같은 건강을 되찾기는 어렵고 또다시 부상이 재발할 지 모른다는 것도 알았다. 죽음의 문턱을 오르내리며 코로나도는 꿈속에서나 잠시 보아온 아름다운 부인과 어린 자녀들만이 눈에 어른거렸다. 코로나도에게 남은 소원은 금은 보화도 아니 권력도 아닌 부인과 사랑스러운 자녀들뿐이었다. 이들 곁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눈을 감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금은 보화를 찾아 미개한 미지의 땅을 떠돌며 온갖 고생을 감내한 부하들에게 빈 손인 채 고국으로 돌아가자고 강요할 수 없었다. 만약 코로나도의 입에서 '회군' 소리가 나오면 일부 병사들과 대원들은 폭동이라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부 코로나도의 직속참모들과 의료진들은 고향과 가족을 그리는 병 중의 코로나도 심정을 정확히 읽었다. 그리고 코로나도의 병세가 악화된 것처럼 위장하고 측근과 의료진 이외의 병실 출입을 엄하게 통제하며 비밀리에 돌아갈 준비를 했다.
코로나도의 측근 참모들은 의기소침한 병사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이해시키고 빈 손이지만 뉴스페인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설득해 나갔다. 측근들의 노력으로 대다수 기마병과 보병들이"회군"하자는 의견에 동의하고 회군을 원한다고 자필 서명했다. 측근 참모들은 병사들의 친필 서명지를 병실의 코로나도에게 전달했다. 코로나도는 이를 깊이 간직했다.
벌써 계절은 바뀌어 산과 들은 초록으로 물들고 있었다. 먼 산에 하얗게 쌓였던 눈도 녹아내려 눈 녹은 산자락에는 파란 새순이 돋고 있었다. 먼강에서는 얼었던 강물이 녹아내리면서 강물은 요란스런 물소리를 내며 멀리멀리 흘러갔다.
탐험대가 뉴스페인으로 돌아간다는 소문은 조금씩 대원들 사이에 돌기 시작했다. 일부 병사들은 자신들이 뉴스페인으로 돌아가자고 너무나 경솔하게 서명했다고 깨달았다. 일부 과격한 병사들은 엄히 통제되고있는 대장 코로나도의 병실에 난입하여 서명지를 탈취하고 뉴스페인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려 했다. 이들은 무엄하게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코로나도 앞에서 가재도구를 뒤져 서명지를 찾았으나 서명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병실에 난입해 만행을 부린 병사들은 코로나도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자신의 침대 밑 매트리스에 숨겨둔 병사들의 서명지를 발견할 수 없었다.
빈 손 귀향 결정에 일부 병사들 극구 반대
4월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코로나도는 그간 칩거했던 병실을 나섰다. 그리고 전 대원을 상대로 황금찾기에 실패한 이상 고향 뉴스페인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도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일부 병사들은 극구 반대하고 저항했다. 빈 손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너른 미 대륙을 탐험하여 광산을 발견한 후 현지민을 노예로 삼아 광산을 개발하던지 아니면 일부 지역을 점령하여 영지를 삼고 병사들에게 고루 분배하자고 했다. 그리고 토착민을 농노로 삼아 농장을 개간하자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병사들은 코로나도가 60명의 병력을 내주면 일정 지역을 정복하고 총독의 추가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지키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막상 현지에 남겠다고 지원하는 병사는 한 명도 없었다. 이같은 병사들의 요구는 자연 파기되었다.
1542년 4월초 코로나도는 장거리 여행도 견딜만큼 부상에서 회복되었다. 빈 손으로 돌아가자는 코로나도의 계획은 더 이상 별다른 저항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간 잘 거둔 말들도 실하게 튼튼하고 길 양식도 어느정도 확보되었다. 콤포스텔라를 떠날 때 함께 했던 그 많던 돼지며 염소 등 가축도 2년 여의 세월이 가면서 거의 소진되었다. 다만 젖을 내는 양들만이 행진 뒤에서 대원들의 뒤를 따르고 아직까지 살아남아 장비를 등에 진 일부 노새들만이 그 뒤를 따랐다.
추위가 가시고 눈도 녹은 4월의 리오그란디 강변 티-위쉬는 쾌청하고 주위는 온통 다투어 핀 꽃들이 만발했다. 2년전 콤포스텔라를 떠날 때처럼 화려한 군기를 든 기수들이 앞장서고 가운데에는 아침 햇살에 번쩍이는 투구와 갑옷을 입은 코로나도가 말을 몰았다. 화려한 갑옷으로 치장했던 기마병들은 대신 거치장스러운 쇠사슬 갑옷은 벗어던졌다. 그러나 빈손으로 돌아가는 대원들은 패잔병처럼 어깨를 늘어뜨린 채 그 간겨울을 났던 티-위쉬를 뒤로 하고 대장 코로나도를 따라 시볼라로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간 티-위쉬를 휘잡고 다니던 탐험대가 떠나자 토착민들은 그래도 거처에서 나와 떠나는 이방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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