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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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출발을 알리는 요란한 총소리가 태고 이래 정적만이 감돌던 황야에 울려 퍼졌다. 순간 길게 늘어서서 출발을 기다리던 노새와 긴 목을 하늘로 뻗친  괴이한 모습의 낙타, 그리고 군용마차를 매단 노새가 하얀 먼지를 날리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지축을 흔드는 발굽소리에 이어 작은 관목들이 촘촘히 박힌 메마른 대지에는 후덥지근하고 건조한 바람을 타고  허연 먼지가 하늘을 가렸다. 파란 하늘 끝 저편에는 독수리 한마리가 유유히 날고 있었다.


1856년 5월 어느 날, 텍사스의 작은 항구 인디아나놀라 근방의 삭막한 벌판에서는 노새와 낙타, 그리고 군용마차를 매단 노새 간에 누가 가장 빨리, 많은 화물을 지고 달릴 수 있는가를 가리는 시합이 벌어졌다. 미국 연방정부 국방성 제퍼슨 데이비스 장관의 지시로 오늘날의 아리조나 주 디화이언스 요새에서 콜로라도 강까지 마차길을 내야하는 비얼(Edward F.Beale : 1822.2.4~1893.4.2 2) 중위는 낙타와 노새중 어느 동물이 더 강한가를 확인하려 이 같은 시합을 벌였다.


누가 가장 많이 싣고 빨리 달리나


이날 아침, 비얼 중위는 2.5 톤에 달하는 화물을 12 마리의 노새에 나누어 실었다. 또한 2.5 톤을 6 마리의 낙타에, 그리고 같은 양의 화물을 각각 6 마리의 노새가 끄는 2대의 군용마차에 나누어 싣고 60 마일을 달리게했다. 예상했던 대로 승자는 낙타였다. 사막같은 험지에서 살아갈 수 있게 몸이 발달된 낙타는 출발 직후에는 노새에게 밀렸다. 3개월 간 배에 실려 대서양 파도에 시달린 낙타는 처음에는 노새에게 뒤진 듯했으나 곧 익숙한 황야의 모래에 발이 닿자 제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잠시 후 앞서가던 노새들의 모습은 관목이 빼곡히 들어선 황무지에서 이는 사막의 먼지 속에 묻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낙타는 출발한 지 이틀 반나절 만에 60 마일 거리의 목표지점에 싱싱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낙타는 그 먼거리를 달리는 동안 물을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고 배가 고프면 지천으로 깔린 가시돋친 관목만 씹어먹었다. 또한 등에 실은 옥수수나 밀은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고했다. 반면 노새는 물도 마시고 옥수수나 밀 같은 양식을 챙기면서 낙타보다 하루 반 늦은 4일 만에 목표지점에 도착했다. 군용마차는 노새보도 훨씬 늦었다. 

한편 낙타는 마차가 오늘 수 없는 고지대에도 십게 오를 수 있어 관전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렇게 해서 속칭 '사막의 배' 라고 불리우는 낙타는 정식으로 이 국방성에 고용되어 미 육군의 아리조나 디하이언스 요새에서 콜로라도 강에 이르는 황무지에 새로운 마차길을 개척하는데 동원되어 혁혁한 공을 세우게된다. 이 길이 지금의 국도 66 번이다.


서부 황무지에 새로 들어선 군요새들


1848년 미국은 멕시코와 전쟁을 치루고 캘리포니아, 뉴 멕시코 그리고 오늘의 아리조나와 같은 방대한 서부의 토지를 차지한다. 그리고 일년후 캘리포니아에 황금열풍이 일자 많은 이주민들이 서부로 몰려든다. 연방정부는 서부 변방에 모여든 이주민들을 호전적인 인디안들로 부터 보호하여야만 했다. 또한 이들에게는 두고 온 부모나 처자식 간에 빠른 서신연락을 취해주어야만 했다. 군에서는 또한 변방의 요새에다 무기나 부식같은 군수품을 지원해야 했다.


미시시피 강에서 서부 2천 마일까지는 물동량을 쉽게 수송할 수 있는 강같은 물길이 없었다. 당시 중부대륙에서 서부로 가려면 가장 빠른 운송수단이 약 한달이 걸리는 마차, 파나마(운하를 놓기전) 대륙을 횡단하거나 아니면 약 반년에 걸쳐 배를 타고 남미 대륙을 지나 서부 해안에 이르는 방법 뿐이었다.


중부에서 서부로 관통하는 길은 1846 년 속칭 몰몬 대대라는 몰몬교도들이 산타 페에서 샌디에고까지 이르는 마찻 길을 102일 동안에 완성한 것이 최초이다. 이후 이 길을 따라 이주민, 병사들이 오가게된다.


당시 서부의 개척민들은 운송수단으로 말이나 황소 그리고 노새를 사용했다. 그중에서 이주민들은 비교적 값이 저렴한 황소를 선호했다. 1850년대 당시 황소값은 50 달러 내외로 노새나 말보다도 저렴했고 여행중 양식이 동이나면 식용으로도 대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집도 작고 힘이 세어 부리기 좋은 노새는 값이 한 마리 당 100 달러가 넘었다. 그중에 스페인 산 노새는 값이 제일 셌다.


텍사스 북부에서 대늪지가 있는 서부 평원은 일년 강우량이 20 인치에도 못미치는 황무지여서 일반 이주민들의 발길이 미칠 수없는 버려진 땅이었다. 그래도 용감한 몇몇 이주민들이 꿈을 찾아 하나, 둘 금단의 땅 대서부에  눈길을 두기시작했다.


마차에 가솔을 태우고 서부로, 서부로


희망을 품고 대서부로 향하는 이주민들은 주로 초원에 새싹이 돋는 이른 봄철에 식솔과 간단한 가재도구를 실은 마차에 황소를 매달고 길을 나섰다. 너른 평원에는 항시 싱싱한 풀이 가득하여 마차를 끄는 황소의 먹이 걱정은 없었다. 그러나 봄이가고 여름이 오면 이주민들은 하늘을 가르는 번개와 천둥소리에 화들짝 놀래가면서 길을 재촉한다. 그러다가 목적지에 이르기 전 사나운 인디안을 만나면 황소며 가재도구를 모두 빼앗기고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잃었다. 이러한  이주민을 보호하기위해 변방에는 군의 요새가 들어서게 된다.  

변방에 요새에는 군수품 수송이 큰 난제였다. 실제 유마요새의 경우 보급품 문제로 일시 요새를 폐쇄하기도 했다. 항상 배가 고픈 인디안들에게 마차나 노새로 운반하는 군수품은 좋은 먹이감이 되어 기회만 있으면 약탈했다. 이러한 조건때문에 화물운수업자들은 운송비를  비싸게 요구했다.


1851년 병참장교 잉갈스(Rufus Ingalls )는 샌디에고에서 180마일 거리의 유마요새까지 1톤의 군수품을 운송하려면 500달러 내지 8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제반 이유로 미 국방성은 여러가지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운송수단을 찾게 되었다. 

1853년 미 연방의회는서부를 관통하는 철로를 세우기 위해 우선 측량비로 15만 달러를 책정했다.


'노새나 마차대신 다른 운송수단을 찾아라'


1836년 미 육군의 젊은 장교 크로스만(George H. Crosman) 은 대서부와 같은 황무지에 들어선 요새에 군수품을 저렴하게 수송하려면 낙타를 활용하면 어떨가하고 생각했다. 그는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에서 낙타를 이용하여 대승을 거둔 사실등을 책에서 접하고 낙타에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이후 낙타의 특성에 대해 깊이 연구한 크로스만은 상부에 여러차례 낙타를 들여다 군수품 수송에 활용하자고 건의했다. 그러나 그의 건의는 번번히 묵살당했다. 1838년 보스턴의 군수기지사령부로 전보된 크로스만은 그곳에서 미 대륙에서 낙타의 활용에 호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밀러( E.F Miller)를 만난다. 두 사람은 낙타를 어떻게 하면 미 육군에서 사용할 수 있을가를 토의했다. 밀러는 이후 낙타의 장점을 정리한 편지를 크로스만에게 보낸다. 크로스만은 낙타를 수입하여 군수품 수송에 활용하자는 건의서를 다시 병참감 제섭 장군에게 제출할 때 밀러가 보낸 편지를 참고하도록 첨부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의 건의는 기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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