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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라 일대의 토착민 저항은 들불처럼 번져갔다. 8월로 접어들자 치와와 동쪽 야노스 근방 토착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정보가 현지 요새 사령관 라 후엔테에게 전해졌다. 인근 토착민 9개 부족 추장들이 봉기할 날만 기다린다는 이야기였다. 이같은 이야기에 놀란 라 후엔테 대위는 지역사령관 히론자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알프레드 아쿠나가 병사 25명과 현지인 용병 50명과 함께 달려갔다. 그러나 아쿠나가 도착했을 무렵, 바시스페 마을은 이미 토착민 약탈자들이 한바탕 불을 지르고 여인네며 어린아이들을 살해한 후 떠난 뒤였다. 잘 자라던 옥수수밭이며 밀밭은 약탈자들이 지른 불길로 하늘은 검은 연기로 가득했고 목장에서 튀어나온 소나 말들은 들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있었다. 그리고 타다만 가옥에서는 아직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뜰에는 살해된 어린아이 그리고 아녀자와 노인네들의 시신이 널려 있었다.

 

들불처럼 번지는 토착민들의 정착촌 약탈
바시스페 마을이 처참하게 약탈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바셀라카 인근 선교원의 폴리치 신부는 크게 놀랐다. 폴리치 신부는 즉시 인근 수비대장 라 푸엔테 대위에게 구원을 청했다. 그러나 약탈범들은 이미 멀리 달아난 후였다. 바시스페 마을이 유린된 지 4일 후, 잠을 자던 히론자 사령관은 코포랄 마드리드에서 밤을 새워 달려온 전령으로부터 바테피토인근에 약탈범들이 모여 습격을 모의한다는 정보를 받았다.
히론자 사령관은 솔리스에게 기마병 25명과 다수의 현지인 용병을 현지로 급파했다. 그러나 어디에도 약탈범들은 보이지 않았다. 솔리스는 근 28일간 인근 지역을 샅샅히 수색했으나 이미 깊은 산속에 숨어있는 약탈범들을 소탕할 수는 없었다.
달이 바뀌어 9월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토착민들의 소요는 끝이 없었다. 9월 5일 폴리치 신부는 선교원 주위에 깊게 참호를 파고 목책을 세우는 등 약탈범들의 습격에 대비해 선교원을 요새화했다. 그리고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정착민과 이미 신자가 된 토착민과 함께 선교원을 지키며 라 후엔테 대위의 구원병을 기다렸다. 마침내 도착한 라 후엔테 대위와 병사들은 이번 기회에 약탈범들을 완전 소탕하기로 하고 장기전에 들어갔다.
우선 라 후엔테 대위는 장거리를 달려온 말과 병사들을 기력이 회복할 때까지 충분히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그리고 보급품이 도착하는 10월경 대대적인 공세를 펴기로 했다. 한편 솔리스는 연합작전을 위해 피마 부족을 상대로 용병을 모집했다. 정찰에 나선 아쿠나는 인근을 배회하는 토착민 여인 5명을 생포했다. 그리고 생포한 여인들로부터 인근 부족들이 연합하여 프런테라스 근방 산 정상에 있는 쿠추타 성당을 공격하려 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아쿠나는 생포한 여인 5명을 말 엉덩이에 매달고 바터피토로 돌아와 생포한 여인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솔리스에게 보고했다. 솔리스는 즉시 병사들에게 자신이 데려온 피마와 오파타 용병을 지휘하여 쿠추타 성당을 방어하라고 명령했다.
자정 무렵 쿠추타 성당에 도착한 병사와 현지 용병은 성당 주위에 참호를 파고 방어벽을 세우는 등 약탈범들의 공격에 대비했다.

 

600여 약탈범 산 정상에 있는 성당 공격
날이 밝자 근 600여명의 약탈범들이 요란한 북소리와 함께 함성을 지르며 산 정상에 세운 성당으로 공격해왔다. 약탈범들은 불화살을 날리며 몽둥이를 휘두르거나 돌멩이를 날리며 산 정상을 향해 달려왔다. 그러나 참호에 몸을 숨긴 병사들은 몰려오는 약탈범을 향해 침착하게 장총과 석궁을 날렸다. 그리고 참호 가까이 근접한 적은 칼로 맞섰다. 약탈범들이 가까이 접근하자 솔리스는 번쩍이는 장검을 휘두르며 참호에서 튀어나와 "야곱 성인이시여, 우리를 지켜주소서"라고 외치면서 용감하게 적들을 치고나갔다. 솔리스를 뒤따라 스페인 병사들이 앞다투어 진격하자 피마 그리고 오파타 용병도 뒤따랐다. 약탈범들은 참호에 몸을 숨겼다가 기습하는 스페인 병사와 현지 용병들에 기선을 제압당한 채 어지럽게 달아났다. 이번 전투에서 스페인 정규군은 1명의 전사자와 1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현지 용병도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약탈범들은 25명의 사망자를 내고 달아났다. 이후 피마 용병의 독화살에 부상당한 많은 약탈범들은 모두 사망했다고 한다.
가을이 깊어가도 일부 토착민들의 약탈은 계속되었다. 1694년 10월경 키노 신부를 호위하던 병사 만히는 그가 지휘하는 피마 용병 200여 명을 이끌고 바테피토 인근 산악지대에 은신해 있는 반란군 토벌에 나섰다. 만히는 마침 풍토병으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버린 민대머리였다.
10월 어느날, 만히는 기마병 36명과    많은 피마군 용병을 지휘하여 깔때기 모양으로 암벽에 둘러싸인 협곡을 일렬로 늘어서 지나고 있었다. 만히가 지나는 협곡은 양쪽 출입구를 빼면 어느곳에도 탈출구가 없었다. 만히 일행이 협곡을 지날 무렵 아파치, 호코메스, 하노스 부족의 연합군이 일제히 화살을 날리며 공격해왔다. 갑작스레 반란군의 공격을 받은 만히의 병사들은 적에게 완전 노출되었으나 일제히 화승총으로 반격하고 용병들도 화살로 대항했다. 그러나 반란군들은 화승총과 장검을 빼어들고 반격하는 만히의 병사들에 놀라 일제히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남기고 퇴각했다. 이번 전투에서 만히의 병사 1명이 사망하고 용병 10여명이 사망했다. 전투를 끝낸 만히는 그날밤 히론자의 진지로 돌아왔다. 그리고 반란군과 토착민들의 말과 양식등 보급품 약탈에 대비하여 철통같은 경계를 폈다. 전투가 끝난 지 이틀후 라 후엔테 대위는 300여명의 병사를 이끌고 만히가 격전을 치른 전투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전사한 반란군 전사자들을 수습한 후 가톨릭 의식으로 정중하게 장례를 치루어 주었다. 만히는 이후 반란군이 은신해있을 법한 골짜기를 수색하려 했으나 반란군들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 수 없어 그대로 돌아왔다.
히론자, 만히, 그리고 라 후엔테의 연합작전은 성공을 거두고 각자 자신의 부대로 복귀했다. 이번 작전을 통해 피마 토착민들은 황실에 충성심을 과시한 대신 아파치, 히코메 야노스 부족과는 철천지 원수가 되었다.

 

스페인 황실에 충성을 보인 피마 부족
소노마 일대 전투사령관 히론자는 모두 6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반란군 토벌작전을 폈다. 6차례 토벌작전을 통해 전비도 엄청나게 들었다.
상인 프란시스코 돌가도와 로페즈라는 사나이가 프론테라스 마을에서 생산한 마른 고기나 옥수수빵, 그리고 돌처럼 굳은 비스켓을 노새에 싣고 화살이 까맣게 하늘을 나는 황량한 전투현장을 누볐다. 사나운 아파치나 적의에 찬 눈으로 약탈할 기회만 노리는 토착민 마을을 지나야하므로 운송비는 무척 비쌌다. 운송비는 마른고기 1파운드에 2센트, 옥수수빵은 1파운드에 3센트나 했다. 그리고 돌처럼 단단한 비스킷은 1파운드에 6센트나 했다. 이처럼 황실은 엄청난 전비를 부담했다.
1694년 토착민 반란군 진압작전을 끝내고 히론자는 부식비와 운송비로 모두 2,086페소를 지불했다고 총독에게 보고했다. 이것은 히론자가 사비를 지출한 것은 제외한 것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끝냈어도 토착민들의 저항은 계속되었다.
조상대대로 지켜온 문전옥답과 사냥을 일삼던 늘푸른 야산을 낯선 외지인에게 빼앗긴 토착민들의 눈빛은 날이갈수록 적의에 찼다.
결국 키노 신부가 아끼던 젊은 사제 사에타 신부가 1695년 소노마의 어느 작은 선교원에서 토착민의 무차별 화살을 맞고 순교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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