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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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 산마루에 불타던 노을도 어느새 검은 하늘에 잠겼다. 어둠이 몰려든 사위에는 가느다란 풀벌레 소리만이 끊겼다 다시 이어지곤했다. 먼데서 "킁, 킁" 개짖는 소리마저 괴이할 정도로 주위는 적막뿐이다. 
루이스 (Luis Oapicugigua: 생년월일 불명~1755년 4월 Horcasitas감옥에서 사망)는 평소 자랑스레 즐겨입는 스페인 상장군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가다듬고 주위를 살피던 부하를 불렀다. 루이스는 아파치들의 공격이 있다는 거짓 소문을 내고 자신의 집에 피신시킨 선교원 잡역부를 포함한 20여 명의 토착민 신자와 정착민은 문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문을 지키는 폭도에게 잘 지키라고 다시한번 다짐했다. 
1751년 11월 20일 밤 토요일 루이스의 명령에 따라 그가 지휘하던 폭동의 현장은 후세 사가들의 기록처럼 "스페인  정착민의 피는 강물이 되어 붉게 흐르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정착민들의 피는 차갑게 온 몸을 감돌았다"처럼 처참했다.
루이스의 고함에 이어 불화살이 검은 하늘을 날았다. 이어 "둥, 둥"하고  먼데서 북소리가 울리자 주위를 지키던 폭도들이 정착민들이 피신한 루이스의 삼간 초목에 횃불을 던졌다. 갑작스런 연기에 피신해있던 어린이와 부녀자 등 정착민들이 연기를 피해 문밖으로 튀어나갔다. 이들은 모두 문 밖을 지키던 몽둥이를 든 폭도들에 의해 모두 난타당한 후 어둠이 깔린 너른 마당에 죽음이 되어 널려있었다. 죽음위로 11월의 찬 이슬이 벌레소리와 함께 내렸다. 정착민 마을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피마 인디안들의 폭동은 주범 루이스 디 살릭이 1752년 3월 18일 투박 선교원을 찾아와 항복할 때까지 근 4개월동안 계속되었다. 루이스 일당의 폭동을 피해 살아남은 사제들과 선교원의 토착민 고용원들과 정착민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수 백 마일 밖 남쪽으로 몸을 피했다. 
폭도들의 무자비한 약탈과 살인, 방화로 100여명의 정착민과 다수의 사제들이 살해되고 선교원과 정착촌, 광산과 목장, 농장은 폭도들의 무자비한 약탈과 방화로 황폐화되는 지옥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뉴스페인 수비대가 폭도들이 휩쓸고 간 투박 (Tubac) 마을을 평정한  후 피마인을 포함한 아파치 등 토착민들의 공격에 대응하는 수비대가 자리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바람처럼 흘렀다. 투박 수비대의 대장 '디 안자 디 보우티스타 (de Anza de Bautista)'와 병사들은 리오 콜로라도를 건너 캘리포니아를 관통하는 '엘 까미노 리얼' 즉 '황제의 길'을 개척했다.
 

'나는 모른다'는 부족의 대답이 '피마'족이 되다
뉴스페인 탐험가들은 처음 아리조나의 남쪽과 소노라 일대를 품은 멕시코를 지나는 강변에서 스스로를 '아키멜 오오담 (Akimel O'odham)' 즉 '강변에 사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부족을 만났다. 그러나 이들은 탐험가들이 묻는 말에 "Pi Mac"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들 부족에게 이 말의 본 뜻은 '나는 모른다'는  말이었다. 이후 탐험가들은 '피막'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물가의 사람들'을 '피마 (Pima)'인이라고  불렀다. 피마인들은 군락을 이루고 마을 가운데에 넓직한 주방을 차리고 주방은 마을 공동으로 사용했다. 또한 또 해가리개를 설치한 후 그 주변에 초막집을 마련한 후 모여살았다. 
주로 물이 흘러드는 강변에 옥수수, 콩같은 곡물을 재배하여 주식으로 하고 호박같은 야채를 가꾸며 조상들처럼 그런대로 해와 달과 바람을 벗삼아 평화롭게 살았다. 때로는 너른 들판을 뛰어다니며 토끼같은 작은 짐승이나 나는 새를 사냥도 하고 흐르는 강물에 그물을 던져 물고기도 잡으며 오손도손 자식을 키우고 가족을 이루어 조상이 내려준 땅에서 살았다. 
이러한 피마인과 달리 탐험가들은 사막이나 황무지에서 사는 '토호노 오담 (Tohono O'odham) 부족을 파파고 (Papago) 인디안 즉 '사막에서 사는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사막이나 황무지에서 나무 열매나 나무뿌리를 주식으로 삼고 주로 사냥으로 연명했다. 
성정이 거칠어 키노 신부가 이들의 영토를 사목차 지났다는 소식에 온 정착촌이 놀랄만큼 이들은 상대하기 두려운 부족이었다. 또한 소노라  북서쪽 그랜 데시에르토 디 알타(Gran Desierto de Altar) 황무지에 사는 부족은 '모래 언덕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Hia C-O'odhm)'이라고 불렀다. 폭동의 주범 루이스 디 살릭은 이처럼 '해와 달과 바람을 품고 강가에 살아온 피마 자유인의 후손'이었다. 

 

말과 총, 전염병으로 조상의 땅을 찬탈
여유롭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물가의 사람들의 땅과 사막에 사는 사람들의 파파고 인디안들의 땅을 어느새 이방인 뉴스페인 정착민이 지배했다. 이후 자연을 의지하여 자유롭게 살아가던 토착민들의 생활은 근본부터 흔들려 이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일찌기 본적이 없던 괴이스럽게 큰 개를 타고 불이 번쩍이고 천둥소리를 내는 막대를 든 사람들은 무작정 산에 널린 바위를 깨뜨리고 산을 헤집은 뒤 이곳은 자신들의 땅이라고 선언했다. 저항하는 동족은 무자비하게 처형했다. 그리고 검은 옷을 입은 사제들은 한 손에 성경을 들고 자신들의 영혼을 구제한다며 이들의 자유로운 일상을 하나부터 열까지 규제했다.  
이렇게 또 시간이 흘렀다. 외지인들과 함께 전파되기 시작한 역병은 무수한 토착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역병이 한번 지나면 마을이 사라질 정도로 사람이 죽어갔다. 급기야는 인구가 줄어드는 사태에 이르렀다. 
천연두같은 역병은 아즈텍 제국의 정복자 코르테스 (Cortes)와 함께 면역력이 전혀 없는 북미 대륙에 나타났다. 스페인 황실의 허락도 없이 코르테스가 아즈텍 제국을 침략하자 스페인 제국은 팬필로 디 나르바에즈 (Panfilo de Narvaez)를 보내 코르테스를 체포하려했다. 이때 나르바에즈를 따라 참전한 흑인 병사 하나가 천연두 감염자였다. 이후 천연두는 뉴멕시코를 중심으로 서서히 북상하는 이방인 스페인 정착민과 함께 퍼져나갔다. 아즈텍 제국 멸망시에도 많은 아즈텍 주민들이 천연두로 희생되었다한다. 1531년에는 코르테스의 부하 구즈만 (Guzman)이 캘리포니아 만을 탐험하며 천연두를 피마인들의 북쪽 땅에 전파시켰다한다. 또한 1545년에는 뉴스페인의 트락사크란 (TLaxcan)에 타이포이드가 발병하여 약 15만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천연두는 1576년, 1595년, 1607년 계속해서 면역력이 없는 멕시코 백성을 죽음으로 몰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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