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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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오는 검은 망토의 키노 신부
뱃전에 기대어 다가오는 해안가 풍경을 키노 신부 (Eusebio Francisco Kino: 1645.8.10 - 1711.3.15)는 지그시 바라보았다. 짙은 해무가 깔린 해안가에는 바람에 긴 몸을 흔들던 야자수가 흙벽돌 건물이 늘어선 낯선 풍경이 점차 가까이 다가섰다. 키노 신부는 얕은 바람에 이는 잔 파도에 흔들리는 갑판에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았다. 마침내 자신을 먼 이국 땅으로 보내주신 주님의 뜻을 기리며 일생을 함께 할 어린 양들을 진심으로 돌보겠다고 기도드렸다.
잠시후 키노 신부가 타고 온 갈레온 함선은 멕시코 만에 자리한 '참 십자가'라는 의미의 베라 크루즈 (Vera Cruz) 항구에닻을 내렸다.
1681년 5월 3일, 1663년 수호성인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성인에게 목숨을 걸고 약속한 지 18년만에, 그리고 고향의 가족과 이별한 지 3년 반 만에 먼 이국땅에 첫발을 디뎠다. 순간 키노 신부는 " 이 땅이 나의 육신이 묻힐 곳이구나"하고 실감했다. 이처럼 키노 신부가 첫발을 디디면서 태초이래 하늘과 바람속에서 초원을 달리며 살아온 원주민의 땅 아리조나에 유럽의 가축과 과수, 그리고 곡물이 전파되었다.
또한 캘리포니아는 이제껏 알려진대로 섬이 아닌 대륙의 일부임을 밝혀내어 이후 탐험대는 육로로 콜로라도 강을 건너 지상 최고의 낙원이라는 캘리포니아 땅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아리조나 투박 수비대장 디 안자 보티스타는 안개 자욱한 샌프란시스코 만에 스페인 황제의 깃발을 꽂을 수 있었다. 황제의 깃발이 샌프란시스코 만의 안개속에서 펄럭이기까지는 컬럼부스가 중남미에 닻을 내린 후 근 2백5십여 년이 흐른 후였다.

 

동방의 나라 중국에서 선교를 꿈꾸던 소년
에우제비오 키노는 1645년 신성 로마제국이 다스리던 알프스 산 언저리 이탈리아 트렌트 지방의 작은 마을 세그노 (Segno)에서 태어났다. 그의 선조들은 1500년대 말 이곳에 흘러들어 건장한 몸으로 땅을 갈며 살아왔다. 그의 정확한 생년월일은 남아있지 않다. 다만 1645년 8월 10일 '아버지 프란치스코 치누스(Chinus)와 어머니 도나 마거리타의 아들 에우제비오는 교구사제 돈 아놀두스 테이의 주재로 대부모와 친지 몇 사람이 입회한 가운데 영세를 받았다. '라는 기록이 교구에 전해진다.
어린 치누스 *키노(Kino) 신부는 뉴 스페인에 도착한 후 이름을 치누스에서 키노(Kino)로 기록했다.
어린 키노는 고향 세그노에서 부모를 도와 농사일을 돌보며 소년기를 보냈다. 그곳에서 기초 교육과정을 마친 키노는 로욜라의 군대에 들어가 이국땅에서 전교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독일 인스부르크 근방에 있는 힐라 예수회 대학에 들어갔다.
1663년 18세가 되었을 때 키노는 병명을 알 수없는 열병으로 생사를 넘나들게 되었다. 그의 주치의사도 "이제 키노의 생명은 끝났다"고 할 정도였다. 마침 키노의 병상을 지키던 신부는 키노의 장차 희망이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성인처럼 인도나 중국땅에서의 전교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신부는 혼미한 상태에서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키노에게 "만약 생명을 다시 주신다면 동방의 땅에서 하비에르 성인처럼 전교하겠다고 하비에르 성인의 이름을 걸고 하느님께 약속하라"고 권했다.
키노가 하느님께 약속의 기도를 바친 후 키노는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했다.
키노는 1665년 그의 이름에 수호성인 프란시스코를 넣고 예수회에 정식으로 입회한 후 하비에르 성인의 뒤를 따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하비에르 성인을 따라 사제의 길에 들어서다
1667년 11월 영적수련 과정과 일반학업 과정을 마친 키노는 잉골스타트 대학에서 3년간 철학 과정에 들어갔다. 그리고 2달 후 자신의 전 재산을 예수회에 바쳤다. 1670년 철학과정을 마친 키노신부는 할라대학으로 돌아와 4년간 학생들을 지도했다. 그후 키노 신부는 인겔스타트 대학에서 종교학을 공부했다.
당시 인골스타트 대학에는 저명한 지도제작자 겸 지리학자인 아담 아이헨러인 교수가 재직중이었다.
키노는 마침 아담교수와 친교를 맺으며 지도제작법을 배우면서 그가 제작한 최신 세계지도를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아담교수는 그 후 보투스 아미한 신부와 함께 전교차 중국으로 가던 중 사망했다.) 그리고 지도상에 나타난 중국 대륙을 보며 다시한번  중국땅에서 선교하기를  다짐했다.
마침 바바리아 공작 부자가 잉골스타트를 둘러싼 견고한 성채를 살피러왔다가 잉골스타트 대학을 방문했다. 바바리아 공작 부자는 키노 신부가 주관한 수학토론회를 참관했다. 그리고 키노 신부의 학식을 높이 평가하고 교수직을 제안했다. 이같은 제의는 키노 신부에게는 대단한 영광이었다.
그러나 동양선교에 뜻을 둔 키노 신부는 이 제의를 정중히 사양했다. 1670년 키노신부는 25세가 되었다. 어렵고 긴 철학과정도 모두 마쳤다. 키노신부는 7년전 하느님과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로마 예수회 총본부 올리바 총장에게 인도를 포함한 동양에 선교사로 파송하여 달라고 청원했다.
키노 신부는 청원서에 7년전 사경을 헤맬 때 하느님과 맺은 서약을 언급하며 간절하게 파송을 호소했다. 그러나 키노 신부가 유럽에서 학문적으로 대성하기를 바라는 총장은 그의 청원을 거절했다.
키노신부는 그 후 1672년 1월 31일, 1673년6월18일, 1675년2월25일, 1676년 4월 7일, 1678년 3월 17일 모두 7차례의 청원 끝에 올리바 총장은 마침내 파송을 허락했다.
키노신부는 동양문물의 중심지라는 중국으로 가기를 원했다. 중국은 본래 하비에르 성인이 선교하던 곳이었다. 키노의 인척 중 마아틴 마아티 신부가 중국에서 선교중이었다.

 

"주님은 뉴스페인 선교를 원했다"
대학 재학 중에도 키노는 기숙사 창문을 통해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 끝에 있는 중국땅을 동경했다. 올리바 총장은 중국이나 뉴스페인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그러나 인골스타트 대학에서는 키노 신부 외에도 티놀 출신 안토니오 코르쉬파머 신부도 해외파송이 허락되었다. 두 사제중 한 사제는 중국 그리고 나머지는 뉴 스페인에 가게되었다. 두 사제는 중국과 뉴스페인을 쓴 종이 중에서 하나를 뽑아 선교지를 택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님은 키노 신부가 뉴스페인으로 가서 어린 양을 돌보기를 원하셨다.
뉴 스페인을 포함해 필리핀 등 해외에서 사목할 사제들은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모인 다음 선편을 이용하여 대서양 연안 카디즈(Cadiz) 항으로 이동한 후 뉴스페인 행 선편으로 갈아탈 예정이었다.
1678년 3월 30일 키노와 코르쉬파머 신부는 외팅켄을 떠나 뮤니히로 향했다. 이곳에서 두 사제는 6일간 머물면서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했다. 그리고 키노 신부는 고향을 방문, 친지들과 이생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아쉬운 작별을 눈물로 나누었다. 그리고 마차를 몰고 인스부르크의 힐라로 향했다.
이어 두 사제가 모는 마차는 키노 신부가 어린 시절 오르내리던 발디논 계곡을 지났다. 달리는 마차속에서 키노 신부는 스치는 풍광이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줄기 눈물을 떨구었다. 
마차는 알프스의 평화로운 산기슭을 지나 드디어 뜨거운 태양의 나라 이탈리아에 들어섰다. 살로노에는 코르쉬파머 신부의 가족과 친지들이 먼 이방인의 땅으로 떠나는 사제가 된 아들과 이별의 인사를 나누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어쩌면 이승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눈물의 바다를 함께 건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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