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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타 신부 살해  토착민, 약탈하고 불질러
키노 신부가 돌로레스로 되돌아간 후 사에타 신부는 노독이 풀릴 사이도 없이 선교원 건물신축에 나섰다. 10월의 피메리아 알타 날씨는 아직도 따가웠다. 사에타 신부는 비오듯 땀을 흘려가며 작업장을 마련하고 모은 흙을 반죽한 후 흙벽돌을 찍었다. 몇몇 토착민 젊은이들이 작업을 도왔다. 이렇게 해서 일주일만에 근 500여장의 흙벽돌을 마련했다. 그리고 선교원이 들어설 터를 다듬고 선교원을 지었다. 사에타 신부는 인근 선교원을 찾아다니며 선교원 건립에 필요한 자재를 구걸했다. 그리고 항상 배가 고픈 토착민에게 나누어줄 양식을 구했다. 당시 새로 들어설 선교원을 돕는 것은 기존 선교원의 당연한 의무였다. 당시 변방의 유능한 사제는 배고픈 토착민을  얼마나 잘 구호하는가로 가름할 정도로 토착민들은 항상 배가 고팠다. 부임 한지 근 반 년동안 사에타 신부는 토착민과 더불어 생활하며 이들의 가까운 이웃이 되었다.
1695년 4월 1일 사에타 신부는 선교원을 돌보는 토착민으로부터 북쪽으로 52마일 거리의 투부타마 지방에서 토착민들이 선교원과 스페인 정착민을 상대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러나 사에타 신부는 "아마도 배가 고픈 호콤 부족들이 약탈을 부리는구나"하고 귓결로 흘려들었다. 키노 신부에게 보낼 편지를 마무리하며 말미에  사에타 신부는 "카보르카까지 소떼를 몰고왔던 마아틴과 어린 페르난도가 호콤부족에게 살해당했다"라는 슬픈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걱정스런 뜻을 전했다. 사에타 신부는 다시 편지 겉봉에 "신부님께서는 제가 있는 이곳에도 자비의 눈길을 거두지 말아주십시오"라고 썼다. 
4월 1일 사에타 신부가 우려했던 투부타마 선교원을 약탈한 40여명의 폭도들은 2일 새벽녘 사에타 신부가 선교중인 카보르카에 도착하자 즉시 선교원에 난입했다. 카보르카까지 몰려오며 정착촌을 습격하며 피맛을 본 폭도들은 이미 이성을 잃은 난폭자가 되어 선교원에 난입했다.
사에타 신부는 몰려든 폭도들을 거실에서 맞아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나 사에타 신부는 배웅을 받고 문을 나서던 폭도들이 날린 화살을 맞고 어이없게 24세의 젊은 나이에 순교했다. 카보르카에서 선교를 시작한 지 고작 6개월여만이다. 하느님 곁으로 갔다.

 

사건소식 27시간만에 키노 신부에게 전달
키노 신부는 카보르카 선교원이 약탈당하고 젊은 사에타 신부가 순교했다는 끔찍한 소식을 사건발생 27시간 후인 4월 3일 9시경 밤새 달려온 신자로부터 전해들었다. 카보르카에서 키노 신부가 거주하는 돌로레스까지는 100여마일.
카보르카의 선교원이 검은 연기를 내뿜고 마침내 젊은 사에타 신부가 순교한 것을 확인한 독실한 토착민 신자들은 즉시 이 사실을 키노 신부에게 전하려 돌로레스로 달렸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지 2시간 후인 11시경, 키노 신부는 사에타 신부가 살해되기 전 "제가 있는 이곳에도 자비의 눈길을 거두지 말아주십시오"라고 사에타 신부가 편지 겉봉에 거칠게 쓴 편지를 전령으로부터 받아들고 눈물을 떨구었다.

 

스페인 수비대 대규모 토벌군 조직
키노 신부는 즉시 엘 보스나의 추장 펠리프에게 카보르카로 달려가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서둘러 꾸꾸르페 선교원의 카푸스 신부와 함께 산후앙에 주둔중인 이동수비대의 히론자 (*Domingo Jironza Petriz de Cruzate)장군에게 달려갔다. 히론자 장군은 1640년 스페인의 아라공 지방 후에스카에서 태어났다. 스페인과 폴투칼에서 무인으로 전공을 쌓은 히론자는 1680년 4월 10일 더 많은 모험을 찾아 사병 50여명을 이끌고 1680년 대서양 너머 뉴스페인에 도착했다. 도착후 리비에라 총독에 의해 메트지틀란의 시장직을 수행한 히론자는 그의 능력을 인정한 총독의 호의로 1683년과 1689년 두 차레에 걸쳐 근 6년간 뉴멕시코 총독직을 수행하며 많은 전공을 쌓았다. 뉴멕시코 총독직을 마친 히론자는 1691년 소노라 변방 이동수비대를 조직하고 소노라 일대의 아파치와 호콤, 그리고 야노스 등 토착민으로부터 정착민 보호에 나섰다. 키노 신부가 히론자 장군을 찾았을 때  산후앙 인근 유력인사들도 히론자 장군에게 토착민 폭도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호소중이었다.
당시 히론자 장군은 포데페, 엘투포 지역 선교원의 사제들이 규합한 보조병과 연합하여 폭도진압을 의논중이었다.
히론자 장군은 조카이며 참모인 만히 (*1670~ 1727: Juan Mateo Manje) 대위가 지휘하는 병사와 인근 선교원의 사제들이 규합한 병사들과 진압군을 편성, 폭도진압에 나섰다. 만히 대위는 삼촌인 히론자 장군의 부름을 받고 1690년 뉴 스페인을 찾았다. 이미 순교한 사에타 신부와 대서양을 함께 건너온 캄포스 신부는 피메리아 알타 지역에 파송되었던 바이에르 신부와 종군 사제가 되어 이 작전에 참가했다.
히론자 장군이 이끄는 대규모 진압군은 폭동의 진원지 투부타마로 향했다. 대규모 진압군이 투부타마로 향했다는 소식에 폭도를 포함한 주민들은 마을을 버리고 인근 산속으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진압군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마을에는 거동이 불편해서 미처 달아나지 못한 노파와 배고파 쓰레기를 뒤지는 강아지 몇마리뿐, 마을은 유령도시같은 정적뿐이었다. 그러나 가련한 노파도 "양민은 절대 해치지말라"는 히론자의 명령을 어긴 테포카 전사가 쏜 화살에 희생되었다.

 

진압군을 피해 산속으로 달아나 텅빈 마을
투부타마에서 작전을 펼치지 못한 진압군은 폭도들을 찾아 강줄기를 타고 피투퀸 마을을 지나 사에타 신부가 순교한 카보르카로 향했다. 거친 황무지의 땅 피메리아 알타의 4월은 행군하기에는 알맞은 날씨였다.
히론자의 부대는 마침 키노 신부의 부탁으로 카보르카의 상황을 살피고 돌아가는 펠리프 추장을 만났다. 펠리프 추장은 카보르카 마을의 상황을 점검하고 방화로 일부 훼손된 사에타 신부의 유해를 수습한 후 노새 등에 싣고 돌로레스 선교원으로 가던 중이었다.
펠리프 추장은 히론자 장군에게 살해된 통역 핀토르와 목동 호세, 그리고 프란시스코는 토착민 풍습에 따라 화장한 후 정중히 매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펠리프 추장은 사에타 신부의 유해가 실린 노새 앞에 경건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추어 사에타 신부의 유해를 캄포스 신부에게 인계했다. 다시 유해를 인계받은 솔리스 중위는 인근 아리스페 선교원에 안치했다. 솔리스 중위는 사에타 신부의 유해를 안치할 때 유해를 감싼  부드러운 천을 통해 사에타 신부의 유해가 살아있는 피부처럼 혈관까지 보이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히론자 장군에게 보고했다.
히론자의 진압군이 카보르카 마을에 이르렀을 때 이곳 마을도 유령 마을이 되어있었다. 진압군은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채 허둥대는 여인 1명과 소녀 2명을 생포했다. 카보르카 지형에 익숙한 만히 대위는 세리 부족 호위병 몇명을 데리고 인근 지역 수색에 나섰다. 만히는 마침 머스퀴트 숲에 숨어있는 토착민 전사 1명과 소년 2명을 발견했다. 토착민 전사는 총을 쏘기전 재빨리 달아나고 대신 주춤거리던 소년 1명이 총상을 입고 생포되었다. 총상을 입은 소년은 이후 바이에른 신부로부터 영세를 받은 직 후 사망했다. 나머지 소년은 히론자 장군의 발목을 잡고 목숨을 구걸하여 생명을 건졌다. 히론자 장군은 마을을  수색한 후 생포한 몇명의 포로로부터 카보르카의 선교원을 약탈하고 사에타 신부와 목동을 살해한 폭도들은 투부타마와 피트퀸, 그리고 오퀴토아 지역에서 몰려온 토착민 소행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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