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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별 후 제노아 거쳐 카디즈 항으로
두 사람이 탄 마차는 트렌트, 브레시카, 미란을 거쳐 5월 2일 제노아에 도착했다. 키노 신부가 도착한 지 2일 후 보헤미아에서 7명의 사제가, 그리고 나폴리에서 2명의 사제가 도착했다. 그리고 일행은 오스트리아에서 오는 6명의 사제를 기다렸다. 대서양 연안 카디즈 항구로 출발하기 앞서 키노 신부는 후원자인 칼다로의 디 피에트로 루카에게 "시간이 없어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해 섭섭합니다"고 쓰고 이어 "만약 이생에서 다시 보지못한다면 이후 더 나은 세상 천국에서 만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1678년 5월  카디즈 행 배를 타기위해 검은 망토를 입은 19명의 예수회 사제는 제노아 항구로 향했다. 19명의 사제중 한 명인 아담 거스틀 신부는 제노아에서 카디즈항으로 가는 배에는 "보르지아, 칼바네스, 보란고, 젤리스, 맹커, 스트로바하, 틸프, 크라인, 노이만, 코르쉬파머, 키노, 그리고 포르라디스키 수사, 후온 더, 안톤이었다"라는 이름을 남겼다.
이 배에는 사제 이외에 군인, 상인 등 200여명이 타고 있었다. 사제들의 운임은 식사를 포함하여 1인당 60임페리얼.
선장 프란시스코 컬럼부스는 사제들에게 깨끗한 침실과 한 사람마다 한장의 매트레스와 하루 세끼 식사를 제공했다. 식사는 한끼당 과일을 포함하여 4내지 6코스의 요리가 나왔다. 음료수로는 레모네이드나 초코레이트 음료. 식사에 대해 불평하는 사제는 아무도 없었다.
 

항해중 정체불명 배에 놀라 전투 준비
항해중 사제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폭풍이나 거친 파도만이 아니었다. 당시 지중해 해상에는 알제리 해적 즉 투르크 해적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미료르카를 지날 무렵, 검은 물체 2개가 시야에 들어오더니 점점 다가왔다. 선장은 즉시 선원을 비롯한 모든 승객에게 전투를 준비시켰다. 키노 신부는 이후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우리 사제들은 선장의 명령에 따라 소지품을 모두 선장실로 옮겼다. 침실의 매트레스를 방어용으로 높게 쌓고 각자 알맞은 무기를 들고 적과 싸울 각오로 전투에 임했다."
그러나 얼마후 정체불명의 함선은 뱃고동소리만 낸 후 조용히 지나쳤다. 그러나 얼마후 다시 비상이 걸렸다. 또다른 괴물체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괴물체는 대영제국의 깃발을 단 지중해 감시선으로 밝혀졌다.
항해중 선상에서 사제들은 6, 7명이 공동으로 승객들을 위해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는 강론, 고해성사, 성체성사로 이어졌다. 특히 키노 신부는 석양무렵 신자들과 함께 찬미의 성가를 즐겨 불렀다. 그리고 험한 뱃길에서 무사히 항해할 수 있도록 성모님께 기구했다.
선장을 비롯한 뱃사람들이나 승객들은 고해성사에 무심했다. 그러나 젊은 사제들의 열성적인 강론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키노 신부는 6월 15일자 일기에서 "한밤 젊은 선원이 찾아왔다. 그는  고해성사를 마친 후 영성체를 영했다"고 기록했다.
어느날 칼바네스 신부는 저녁식사 후 미사에서 열정적인 강론을 했다. 이후 평소보다 많은 70여명의 승객과 선원이 고해성사 후 성체를 영했다.
6월25일 아침 아로아 또는 알리칸테라고 부르는 항구에 기항했다. 항구에는 알리칸테 예수회 대학에서 사제 2명이 나와 먼 이국땅으로 떠나는 사제들을 맞았다. 키노 신부를 비롯한 사제들은 알리칸테 대학 숙소로 안내받았다.
현지 예수회 간부들은 카디즈 항까지 육로가 빠르냐 선편이 빠르냐로  갑론을박을 벌였다. 그러나 뉴 멕시코 베라 크르즈로 떠나는 상선대는 7월 2일 출항예정이었으나 기상관계로 7월 10일로 연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제들은 선편으로 카디즈  항까지 가기로했다.
7월 2일 키노 신부와 사제들은 초코레이트 음료수를 마신 후 그간 8일간의 환대에 대한 답례로 43 임페리얼을 팁으로 침상에 놓았다. 

 

"승선 예정 상선대는 이미 출항했다"
키노 신부와  동료사제들이 승선한 카피타나호는 역풍탓인지 상선대가 출항예정인 7월 10일에 맞추어 카디즈 항에 도착하지 못했다. 13일 밤 카피타나호는 항해사의 착오로 정상 뱃길을 벗어났다. 키잡이는 스페인 영내에 있는 아프리카 산을 보고 남쪽으로 배를 몰았다. 배는 케우타 근방 아프리카 해협으로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 뱃길을 수정하고 해협을 빠져나와 카디즈 항까지 서둘렀으나 이미 상선대는 출항한 후였다.
바다를 꽉 메운 채 뉴 스페인으로 향하는 44척의 상선대를 키노 신부를 비롯한 사제들은 갑판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며 바라보아야 했다.
그러나 먼 이방인 땅으로 향하는 사제들에게 악운은 계속 되었다. 마침 카디즈 항에는 역병이 창궐하여 검역은 무척 엄격했다. 폭풍으로 카피타나호는 제때  접안할 수가 없었다.
19일 밤 드디어 스페인측 검역관이 카피타나에 승선했다. 노련한 선장은 검역관에게 용돈을 찔러주었다. 이 덕으로 사제들은 즉시 상륙할 수 있었다. 카디즈 예수회에서는 페드로 에스피나 신부가 부두에 나와 일행을 맞았다.
에스피나 신부는 뉴스페인 행 다음 상선이 출항할 때까지 키노 신부 일행을 뒷바라지 해야하므로 무척 난감해했다.
에스피나 신부는 일행을 예수회 대학 기숙사에 위탁했다. 그리고 선박 회사를 상대로 이미 지불한 배삯 22,500 호오린 (*호오린은 은화의 단위로 1호오린은 영국 돈 2실링)을 돌려받으러 뛰어나갔다.
일주일 후 키노 신부와 몇몇 사제는 배편을 알아보기 위해 세빌에 있었다. 그러나 떠나는 배편을 찾을 수 없었다.
해가 바뀌어 다음해 3월 하순, 키노와 게스틀 등 몇몇 사제는 다시 카디즈로 돌아왔다. 부지런히 뉴 스페인으로 떠나는 선편을 알아보았다. 드디어 7월7일 서인도로 출항예정인 나자레노 호를 찾아냈다. 무료하게 출항을 기다리던 23명의 사제들은 이 소식에 환호했다. (*서인도로 향하는 사제 4명이 합류하여 모두 23명이 되었다.)

 

일년 후 출항한 배 암초에 걸려  좌초
7월7일 드디어 나자레노 호는 너른 돛대에 바람을 한껏 안고 카디즈 항을 빠져나와 대서양 푸른 바다로 나아갔다. 23명의 사제중 18명의 사제는 필립핀에, 나머지 5명의 사제는 뉴 스페인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나자레노 호에는 승객과 승객들의 짐으로 가득했다. 마침 항구에는 뉴스페인 총독으로 부임하는 돈 안토니오 드 라 체르다가 승선할 예정이었다. 그의 장도를 축하하기 위해 쏘아댄 축포로 항구에는 화약냄새가 가득했다. 그간 사제들을 돌보던 예수회 신부는 사제들의 승선을 준비하면서 넉넉하게 부식을 제공하지 못했다.
한편 선박회사는 총독 접대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여 사제들은 3일간 마른 빵과 물로만 버텼다.
동행중인 래트게이 신부는 이후 "우리는 낯선 여관방을 떠도는 여행객처럼 매일 허리띠를 조였다"고 불평했다.
10일 사제들의 강력한 항의로 어느정도 식사는 개선되고 사제들은 "인생은 다시 즐거워졌다"고 회상했다.
7일 출항 예정이던 나자레노 호는 11일 드디어 돛대에  바람을 한껏 안고 카디즈 항을 빠져나와 푸른 대서양으로 향했다. 카디즈 항 이 들어선 만의 입구에는 '커다란 암초'가 있었다. 키잡이는 암초를 피하기 위해 크게 배를 틀었다. 순간 돌풍에 밀린 나자레노 호는 모래톱에 튀어나온 바위에 얹히면서 배의 바닥이 깨졌다. 그리고 거센 바닷물이 객실까지 밀려들었다. 놀란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갑판으로 몰려들었다.
사제와 승객들은 "주님, 불쌍한 저희들을 구하소서"라고 외치면서 상갑판으로 오르는 사다리에 매달렸다. 어느 사제는 "오! 지극히 자비하신 성모님, 왜 저희를 이런 곤경에 처하게 하십니까?"하고 울부짖었다. 선장은 성모님의 초상화를  가슴에 품고 연신 연안을 향해 조난 신호탄을 쏘았다. 곧이어 구명선이 달려왔다. 그리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제와 승객들을 구했다.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승객들과 짐은 바다에 둥둥 떠다니고 사제들의 검은 망토와 근엄의 상징인 모자는 바다속으로 사라졌거나 물에  흠씬 젖어버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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