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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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때문에 불편을 겪고 때로는 오해를 사는 일도 종종 있게 된다. 별일도 아닌 것 가지고 "네가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니다"하고 서로 다투는 일을 보는 것 또한 보기 좋은 일은 아니다.  역시 인간 사회에서는 소통이 잘 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대화가 안 통해요


아리조나에 온지 한 10년이 거의 되어 갈 무렵, 어느 여성이 나성에서 아리조나로 이주해 왔다. 나성에서 활발하게 일을 했던 모양인데 이게 웬일인가. 만날때마다 아리조나 사람들을 험담하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대화가 안 통한다는 것이다. 


"여기 사람들 왜 이렇게 대화가 안 되요?  정말 열이 납니다."

"왜, 또 무슨 경험을 했기에 이렇게 열이 나서 그러세요."

"이런데서 어떻게 살고 계셨어요?"

"좋은 점도 많이 있습니다.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자연의 모습이 좋고, 사람들의 순수한 면을 보면 다 적응이 되지요."

"정말, 여기 사람들 '아리조나 촌것들' 이에요. 말은 하는데 이건 대화는 아니에요. 무엇을 보고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막무가내로 아리조나 한인들을 폄홰 하는 것은 어쩐지 듣기가 거북했다.

"미세스 양, 나도 시카고에서 온지 꽤 되었으니 이제는 아리조나 사람인데 너무 그렇게 깎아 내리지 맙시다. 사람 사는 곳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들은 다 비슷한데 구태여 '아리조나 촌것들' 하면서 내 앞에서는 함부로 말하지 맙시다."


그 이후 다시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대화의 답답함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소통이 문제라니까


사람이 사람을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대화가 잘 되는 사람을 만나고 온 날은 온종일 아니, 한동안 기분좋은 날들이 계속 된다.  그래서 소통이 잘 되는 사람들과 자연히 모이게 되고 소통의 자유로움 때문에 친구도 비슷하게, 사랑하는 사람도 비슷하게 만나게 되는 이유다. 


어제 만난 젊은 사람들과의 대화가 귀 기우릴만한 얘기가 있다.  그 젊은 부부는 미국에서 산 10여년 동안 어렵지만 대학도 다 마치고 직장에서는 미국사람들 뿐이니 자연스레 영어를 주로하는 생활권에서 살게 되었다. 그래도 한인들이 그리워 한인교회를 찾아갔다가 결국은 상처를 받고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다. "한인들은 인정이 많아 따뜻한 반면, 너무 사사로운 개인적인 얘기들을 캐 묻는다"는것이다. 대화의 부족현상, 대화의 매너를 모르는 탓이다.


한국을 떠날 때 이미 모국어에 길 들여진 혀를 굴리면서 학교로, 직장으로, 주말에는 중.고등부 담당으로 전투를 벌이며 살아 온지 벌써 42년, 그동안 배우고 겪어 본 것을 나누고 싶다. 큰 무례는 아닐 듯 싶어 한 자 적어 본다. 


첫째, 미국에 살고 있으면서 아직도 시대에 떨어진 상식하고는 먼 얘기를 들을 때면 거북해진다. 대화가 끊어진다. 금송아지가 몇 마리였고, 지금쯤이면 장,차관자리 쯤은 꽤 찼을거라는 등 듣기 민망한 얘기들이다. 말이 없어도 그 사람의 언행을 보면 어떻게 살아 온 사람인지 다 나타난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더 겸손하고 아름답다. 필요없는 허풍,  남의 사생활을 너무 참견하는 태도, 대화하고 싶은 명단에서 빠지는 요소들이다. 


둘째,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고 모르는 사람인데도 다 아는 척 말한다. 말 많기로 소문난 어느 여성은 말할 재료가 다 떨어지면 근거도 없는 남의 얘기를 만들어서 퍼뜨린다니 한인사회의 빈곤한 대화의 매너가 한인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그 짧은 혀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까.  


셋째, 남을 향한 배려와 존경심은 어디에 다 버리고 왔는지 모르겠다. 신뢰와 배려와 존경심을 보이는 사람일수록 대화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을 익혔으면 좋겠다. 대화의 매너부터 잘 고쳐지고 나면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3. 21.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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