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booked.net

booked.net

booked.net
michelle.jpg



사람은 역시 나이를 먹어야 철이 드는가 봅니다. 나이를 먹었는데도 철이 들지 않는다면 깨우침을 받아 들이지 못하니 인간이라고 말하기에는 어렵습니다. 가는 세월 붙잡지 못하고 세월의 나이테가 가득 찬 사람이 추억을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철이 들었기에 지나온 추억을 더듬어 보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추억을 얘기한다는 말은 들어 보지를 못했습니다. 어르신들이 젊은이들을 향해 부르는 노랫말이 있지요. "너 늙어 봤냐? 나는 젊어도 봤다." 정곡을 찌르는 표현입니다. 




오늘이 추석(秋夕)이라고 모국에서는 구정과 함께 가장 큰 명절로 지켜지는 날입니다.  

특히 금년에는 18년 만에 볼 수 있는 수퍼 문(Super Moon)이라고 해서 기회를 놓지지 않고 보는 시간까지도 알려 주었는데 기다리던 시간은 잠깐사이에 휘리릭 날라가고 18년 만에 볼 수 있다는 큼지막한 달 구경 조차도 기회를 놓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시간을 놓치고 기회를 잃는다는 것이 어디 추석 달 뿐이겠습니까? 살다보면 시간도 놓치고 기회도 다 놓치고서는 세월아 벌써지나갔나요 하고 외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어머니의 총감독하에 여자들의 손길은 모두 다음날 올릴 추석상을 준비하기 위해 생선전, 고기전, 호박전, 잡채, 토란국, 갈비찜, 식혜, 또 온갖 나물들, 취나물, 고사리, 도라지 등 종류도 많은 음식들을 준비합니다. 그리도 많은 맛있는 음식들을 미국에 와서는 구경해 본 적이없습니다. 가족들이 그렇게 다모여서 말도 많고 음식도 많아 풍요로운 그 푸근한 추석이 몹시도 그립습니다. 더 크면 안입는다고 10살 때 어머니의 소원대로 마지막으로 만들어 주신 나의 한복이 그립습니다.   



경주의 아름더움에 흠뻑 빠진 적이 있읍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은 모두 경주에 모인 듯 깊은 인상이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초청으로 로스엔젤레스 시(市)의 고위 공무원들, 경찰국장, 한인 시의원, 그리고 커뮤니티 대표등 29명이 한국의 발전된 모습과 삼성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초대되었는데 주최 측의 배려로 유일하게 아리조나에서 홀로 참석했습니다. 그 많은 유적들 그리고 천마총까지 1500년의 세월이 그 자리에 있었건만 자세하게 다 볼 수 없는 안타까운 여행이었지만 유일하게도 능의 내부를 공개한 천마총은 잊을 수 없는 유적이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홀로 산책을 했습니다. 드넓은 초원에서 촘촘한 별들을 바라보면서 "저 별은 나의 별, 저별은 너의 별"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저 파란잔디로 덮인 초원을 마음껒 뛰어보지 못해 아쉬웠던 밤이 그립습니다.



옛 추억에 잠기다 보니 나의 신앙생활이 제대로 되어있는가 점검을 해 봅니다.

존경하는 목사님의 교회 창립으로 고민에 찬 뒷모습 만 보아도 어떻게 도와 드릴 수 있을까 고심하던 때가 있었지요. 청소년 교육에 열정을 가지신 목사님은 "중, 고등부 아이들 좀 맡아 주세요. 이중언어 교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회사 일 만으로도 벅찼지만 목사님의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지요. 50명이 조금 넘는 중,고등부 아이들에게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신앙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집에서 평상시 45분 거리의 교회 새벽기도회를 참석하겠다고. 눈이라도 덮인 날이면 1시간을 훌쩍 넘게 걸리는 시간입니다. 가끔씩 그시절의 결심을 떠 올려 봅니다. 눈길을 마다하고 다니던 새벽 기도회. 강산이 네 번도 넘게 변한 시카고 그 시절의 사명으로 뭉쳤던 따뜻한 신앙이 다시 피어 오르는 날이 올지 장담을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평생 수많은사람을 접해본 나로서는 늘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송국에서, 주부생활 잡지기자로, 고급 공무원을 받들어야하는 공무원으로 뛰어다니면서도, 문학인들과의 만남을 통해서도, 좋은 만남이라고 생각하는 인연은 따로있었습니다. 늘 속이 가득찬 사람, 안에가지고 있는 순수한 삶의 뒤에는 겸손함이 베어있는 사람들. 수십 년이 흐른 뒤에도 변함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아련한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그리움을 찾아헤메기도 합니다. 윤형주와 송창식이 불렀던 '하얀손수건'이라는 노래에 다시 빠지고 있습니다. "헤어지자 보내온 그녀의 편지 속에/ 곱게 접어 함께 부친 하얀손수건/ -중략- 우리시대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노래입니다. 하얀손수건의 그 시절이 그리워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간들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9월 28일 2015년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

602-361-320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849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요통 4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6-01-02
848 [미셸김 원장 칼럼] 사람이 그리운 계절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2-25
847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요통 3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2-25
846 [미셸김 원장 칼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2-16
845 [이범용 아리조나 역사이야기] 나바호 족의 '멀고도 먼 길' - 노전사 피살후 복수에 나선 나바호들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2-16
844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요통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2-16
843 [미셸김 원장 칼럼] 마음속에 흐르는 빗줄기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2-16
842 [미셸김 원장 칼럼] 가는 세월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2-14
841 [이범용 아리조나 역사이야기] 나바호 족의 '멀고도 먼 길' - 나바호 원정에 1천여 병력을 동원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2-14
840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요통 1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2-14
839 [미셸김 원장 칼럼] 무엇을 감사할까?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26
838 [이범용 아리조나 역사이야기] 나바호 족의 '멀고도 먼 길' - 약탈을 일삼는 나바호족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26
837 [이선희 궁금한 부동산 이야기] 집 사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26
836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관형찰색(觀形察色) 3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26
835 [미셸김 원장 칼럼] 미국 연방연금제도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19
834 [이범용 아리조나 역사이야기] 나바호 족의 '멀고도 먼 길' - 8천여부족 '죽음의 땅 레돈도'로 강제 이주 (3)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19
833 [이선희 궁금한 부동산 이야기] 11월 한 달간 메트로 피닉스 지역 부동산 시장 현황은?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19
832 [송종찬 원장 한방칼럼] 관형찰색(觀形察色)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19
831 [미셸김 원장 칼럼] 대화의 즐거움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12
830 [이범용 아리조나 역사이야기] 나바호 족의 '멀고도 먼 길' - 8천여부족 '죽음의 땅 레돈도'로 강제 이주 (2) file 아리조나타임즈 2015-11-12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PC방, 학교,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