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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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대사상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1817-1862)가 1854년에 쓴 책이 '월든 (Walden)'이다.  소로우의 문학비평서는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와 인권운동 의 기수 마틴 루터 킹 등 후대의 위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하바드 대학을 나온 소로우는 물질문명을 거부하고 그 어떤 속박도 받지 않기 위해 1845년 7월 자연을 벗삼은 단순한 삶의 실천장소로 월든 호숫가의 숲 속으로 들어 갔다. 그는 2년 2개월을 숲속의 자신이 손수 지은 오두막 집에서 자급자족의 삶을 살면서 그 때의 생활이 담겨져 있는 책 '월든'이 세상에 나왔다.


월든호수 이야기는 법정스님 책을 읽어보면 여러곳에서 만날 수 있다.  소로우의 삶처럼 강원도 산골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홀홀히 살았던 스님도 소로우의 월든호수를 보고싶어 두번이나 방문했다고 한다. 법정스님의 삶, 소로우의 삶, 모두 자연과 벗하며 통나무 집에서 사는 모습은 열마디의 말이 필요없이 우리들의 가슴에 고요한 삶을 심어주고 가볍게 사는 인생을 가르쳐 준다.


매사추세츠 콩코드에 있는 월든호수를 보고 싶다.  아름다운 호수 전경과 맑은 공기 거기에 지금은 황홀함에 가까운 낙엽으로 물든 나무들이 호수를 비추고 있을 터.  그렇지않아도 삭막한 곳에 그늘진 곳 하나없는 피닉스에 산다는 것은 나에게 참으로 힘든 일 중의 하나다. 그나마 건강상의 이유 하나 만으로 겨우 버티어 가지만 금년의 여름생활은 너무 지쳤는가 보다. 통역,번역 업무 때문에 요청이 들어오면 타주 출장으로 업무상 긴장해야 하고 빈틈없이 일해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늘 굳어져 있는 자신을 보면서 어디론가 느림의 생활을 찾기위해 헤메는 사람이 되고는 한다.  


한적한 곳을 찾아 산을 봐야하고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로 산책로가 있어야 하고 파도가 없으면 호수라도 있어야 하고 산책로 중간중간에는 의자들도 있어야 반가운 사람들 만나면 앉아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그래 이런 정도는 되어야 사람사는 곳이 아닐까. 월든 호숫가라면 당장이라도 뛰어 가고 싶다. 낙엽으로 물든 호숫가에서 삶의 때를 털어내야 만 새로운 활력이 솟아날 것 같은 바로 그 때 인데 아무데서도 월든의 호숫가는 찾아 볼 길이 없다.


볼 것과 보지 않을 것, 듣는 것도 분별해서 들어야 하고, 책도 가려서 읽고, 말도 가려서 해야 시간을 아끼는데 보탬이 된다고 믿는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모래를 한 웅큼 쥐었을 때 손가락 사이로 흩어져 술술 빠져 나가는 모래와 같다.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라는 책을 쓴 그륀 신부는 '그 흩어지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충고한다. 지나 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한  삶이 결국 이런것 뿐이었나 뭉퉁뭉퉁 가슴이 텅 비는 느낌이 밀려온다.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최선이 아니고 바보가 남겨 놓은 더 모자라는 흔적 뿐이다.  

 

많은 세월들을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다 못하고 성경말씀에 참는자에게 복이 있다 하였으니 꾹꾹 참으며 살아왔다. 어떤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은 나는 다 하고 살아야 돼. 그렇지 않고는 나는 못 살아!"하면서 하고 싶은 말 다 쏟아 붓는 사람을 보면서 '참 시원 하겠구나' 하고 부러워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못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세상이 아닌가. 묻어 두었던 그리움의 조각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내 가슴에 방망이 질을 한다.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서 있을 줄 아는 분별력 있는 사람이 귀해 졌다. 은퇴한 어느 노기자(老記者)는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정확히 아는 이를 만나는 게 동쪽으로 가서 귀인 (貴人)을 만나는 것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19세기의 미국시인 롱펠로우도 이미 그런 사회를 경험했던것이 그의 시(詩)에 묻어 나온다. "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결코  화려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으면서/ 소박 한 삶의 모습으로/오늘 제 삶의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그런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 하나/ 고이 간직하고  싶다." 


그리움으로 가득 찬 내 삶의 소리, 그 소리가 왜 오늘 밤에는 그것도 연륜을 만들어 가는 바보의 고독한 밤이라고 가르쳐 줄까.  


10월12일 2015년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

Kccaz@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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