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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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사랑으로 산다. 사랑 때문에 웃고, 사랑 때문에 울고, ... 사랑하기 때문에 죽고,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고. 예수님의 죄인을 위한 사랑, 부모님의 자식을 향한 사랑. 연인과의 사랑, 부부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동료와의 끈질긴 사랑. 이 세상에 사랑이라는 말 만큼 공통으로 쓰는 말이 또 있을지 궁금하다.


1955년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 중에 "모정(慕情)"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주제곡 "사랑은 아름다워라(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라는 영화 보다 더 유명세를 탄 노래였다. 이혼을 하기 위해 별거중인 미국인 저널리스트 역의 윌리암 홀든(William Holden)과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고 홍콩에 사는 유라시안 여의사 역으로 제니퍼 죤스 (Jennifer Jones)가 주연한 이 영화는 애틋한 내용도 배경도 너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사랑은 역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힘이 있다.  


지난 4월에 템피 시인(詩人)협회에서 기성 시인들의 연례 시(詩) 낭독의 밤이 있었다. 아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캐서린 해먼드(Catherine Hammond) 교수가 인도하는 이 모임을 보고는 많은 생각에 잠겼다. 한국과 너무 큰 차이가 나는 시 낭독회. 형식도 없고 전혀 꾸밈도 없고, 자연스럽게 나와서 이미 일년 전에 선택된 자기들의 시 작품을 낭독했다. 몇달 전, 아리조나 시인 모임에 갔을 때에도 너무나 비슷한 분위기에 조그만 충격을 받았다고 할까.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문학의 밤이나 시 낭독의 밤은 내로라 하는 쟁쟁한 문이(文人)들이 참석해서 인지 분위기도 엄숙하지만 나처럼 어린 초짜 문인(?)이 참석하기에는 상당히 주눅이 들 만한 분위기였다. 이번에 참석해 본 두 곳의 상황은 나도 이제 흰머리 휘날리며 참석해서인지 더구나 외국시인들의 모임인데도 두려움 같은 것도 없었다. 이루어 놓은 업적은 없어도 역시 지긋한 나이를 먹었으니 인생의 나이테 만큼 더 자신이 생겼나 보다. 저들 역시 나름 대로의 예리한 시상(詩想)과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조그마한 일도 시(詩)로 만들어 가는 그들의 잔잔한 마음 또한 우리네와 다름이 없어 보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인 에드가 앨런 포(Edgar A. Poe 1809-1849)의 시 가운데에 "애나벨 리"라는 시가 있다.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의 시라는 평을 받고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학창시절 시집(詩集) 정도는 늘 핸드백 속이나 책갈피 속에 넣고 다니던 습성이 있었기에 애송하는 시집 한 권씩은 늘 가지고 다녔다. "애나벨 리"라는 시도 그 시집 속에 들어 있었다.  

"천국에서 우리의 반만치도 행복하지 못한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시기한 것이었다/ 그렇다! - 그것이 이유였다/ 바람이 밤에 구름으로부터 불어 와/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죽인" 중략-


이 시인이 남긴 마지막 말은 "주님, 나의 가여운 영혼을 도우소서."(Lord, help my poor soul.)라는 짧은 외마디 기도였다고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인도 마지막 떠나는 날에는 가여운 영혼을 도와 달라는 절규와도 같은 기도가 나왔으니 인생의 가는 길은 누구나 다 허망한 길 밖에 없는가 보다.  


2006년 11월에 그때 그때 생각날 때마다 써 놓은 영문시 중에서 3점을 뉴욕에 있는 국제시인협회에 보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중의 한편인 "통일로 가는 길"이라는 시(詩)가 편집장의 선택으로 뽑혔다고 금메달처럼 노란색의 메달과 편지가 2007년4월에 도착 했다. 사실은 "진정한 사랑"이라는 시가 더 마음에 들었는데 흔한 사랑을 노래했기 때문인가 보다.


지구상의 어디에 반쪽으로 갈라져서 통일을 꿈꾸는 나라가 있는가. 주제가 신선해서 뽑아 주었나? 무엇보다 그해 6월21일에 라스 베가스에서 세계 각 지역에서 모이는 시인 컨퍼런스에 와서 나의 시를 낭독해 달라는 초청장도 함께 왔다. 이런 운명은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 반드시 무릎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지시를 12년을 끌다가 드디어 수술날자를 6월27일에 하기로 약속을 해 놓은 후 였다. 마음 같아서는 다리가 끊어지는 한이 있어도 달려가고 싶었다. 의사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악의 상태라니 피할 길은 없었다.  


그래 '사랑은 아름다워라' 노래라도 들으면서 자신을 달래 보자 오늘 밤은.



06. 24. 2014

아리조나 한국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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